[아이티투데이 이경탁 기자] 올 한해 국내외 네트워크 업계의 주요 트렌드 및 이슈는 크게 ‘국가 재난망 사업 진행 본격화’, ‘경쟁사간 인수합병’, ‘클라우드 기반의 네트워크 기술 진화’로 함축된다. 업계에 따르면 2015년 국내 네트워크 업계는 국내외 기업 대부분 실적 하락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내년에는 국내 네트워크 시장이 침체기를 벗어나기를 바라며 올 한해 네트워크 시장의 이슈를 되짚어 본다.

‘국가재난안전통신망’ 사업 진행 본격화

지난 10월 국민안전처(장관 박인용)가 주관하는 ‘국가재난안전통신망(이하 재난망)’ 시범사업 사업에 KT(대표 황창규)와 SK텔레콤(대표 장동현)가 우선협상대상으로 선정됐다. 재난망은 정부가 주관하는 사업으로 국방, 경찰청, 소방방재청, 지방자치단체 등 국가 재난 관련 기관의 무선 통신망을 하나로 통합해 재난 발생 시 빠른 지휘통제가 이루어지도록 추진하는 통합 네트워크 시스템이다.

재난망 시범사업 장소는 2018년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평창, 강릉, 정선 등 강원도 지역이며 KT와 SKT는 지난 11월 정부와 재난망 최종계약을 체결하고 210일(약 7개월)동안 재난망 구축을 본격 시작했다. 국가재난망 구축에는 총 사업비는 1조1000억원이 투자되며 이번 시범사업에는 약 430억원의 예산이 책정됐다.

▲ KT와 SKT는 지난 11월 정부와 재난망 최종계약을 체결하고 210일(약 7개월)동안 재난망 구축에 본격 나섰다. (사진=KT)

오성목 KT 네트워크부문 부사장은 “KT는 재난재해 상황에도 끊김 없는 통신 서비스 제공을 위해 다양한 솔루션들을 개발해왔다”며 “국민기업으로서 비상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국가재난안전통신망의 첫발인 본 시범사업을 완벽히 수행하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장기 SK텔레콤 국가안전망 태스크포스(TF)장은 “재난망 사업의 성공적인 완수를 위해 글로벌 네크워크 장비 제조사인 노키아 및 국내 중소기업과 함께 차기 재난망 핵심기술을 공동개발하기로 했으며 이를 통해 재난망 제조사간 호환성 확보는 물론 국내 우수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내 통신사 3사 중 유일하게 시범사업 수주에 실패한 LGU+(대표 이상철)는 이번 재난망 시범사업 수주 실패와 상관없이 내년 재난망 본 사업 수주를 위한 준비를 계속한다는 계획이다.

경쟁사간 인수합병 및 제휴로 네트워크 업계 지각 변동

올 한해 ‘노키아-알카텔루슨트’, ‘SK브로드밴드-CJ헬로비전’, ‘시스코-에릭슨’ 등 기업간 인수 합병 및 제휴 이슈도 눈에 띄었다.

노키아는 지난 4월 알카텔-루슨트를 156억 유로(한화 약 20조 2000억원)에 인수해 오는 2016년 상반기까지 합병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노키아는 이번 알카텔-루슨트의 합병으로 전 세계 통신장비시장 업계 2위로 올라서며 규모의 경제를 앞세워 장비 가격을 낮추고 양사의 기술경쟁력으로 에릭슨, 화웨이 등의 경쟁사들을 견제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에릭슨은 노키아-알카텔루슨트 합병의 대안으로 지난 11월 시스코와 손을 잡았다. 기술 개발, 제품 판매 등의 협력과 함께 ‘프랜드 파트너쉽’을 맺어 약 5만6000건 이상의 특허도 공유한다. 에릭슨과 시스코는 양사간 제휴를 통해 IT와 통신 인프라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5G시대를 대비하며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등 미래 네트워크 구축에 필요한 사업 기회를 함께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정상구 한국알카텔-루슨트 상무는 “노키아와 알카텔-루슨트의 합병은 양사가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내는 굉장히 바람직한 사례가 될 것이다”며 시스코와 에릭슨이 서로 제휴를 맺었지만 노키아-알카텔과 달리 양사의 장비가 오버랩되는 부분이 있다. 앞으로 이 부분을 어떻게 해결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  올 한해 ‘노키아-알카텔루슨트’, ‘SK브로드밴드-CJ헬로비전’, ‘시스코-에릭슨’ 등 기업간 인수 합병 및 제휴 이슈도 눈에 띄었다.

국내에서는 단연 SKT의 CJ헬로비전 인수가 화제였다. SKT는 지난 1일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양희)에 CJ헬로비전 인수합병에 대한 인가 신청을 하고 다음날 2일 CJ 헬로비전 인수 및 SK브로드밴드 합병 설명회를 열었다.

SKT는 SK브로드밴드-CJ헬로비전 통합법인에 네트워크 고도화 및 콘텐츠 활성화를 위해 5조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할 예정이다. SKT는 CJ헬로비전을 통해 ‘UHD 확대 등 케이블 망 고도화’와 ‘쌍방향 지능형 네트워크’를 구현할 계획이다. SKT의 CJ헬로비전 인수는 유선 시장에서 지배력을 가진 KT를 견제하겠다는 계산도 들어있다.

장동현 SKT 대표는 “CJ헬로비전 인수를 통한 콘텐츠, 네트워크에 대한 투자로 SK텔레콤의 콘텐츠 경쟁력을 키우고 국내 IT 산업의 발전을 주도할 것이다”고 최근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밝힌바 있다.

클라우드 기반의 SDN/NFV 네트워크 기술 진화

네트워크 업계는 국내기업, 외국계 글로벌 기업을 막론하고 클라우드 기반의 차세대 네트워크 기술로 부상하고 있는 오픈소스 형태의 SDN(소프트웨어 정의 네트워크)/NFV(네트워크 기능 가상화)를 주목하고 있다.

SDN은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을 통한 ‘오픈플로우(OpenFlow)’ 표준 프로토콜로 스위치/라우터를 네트워크 장비에서 분리된 중앙에 있는 소프트웨어로 통합 관리하는 네트워크 아키텍쳐다. NFV는 스위치나 라우터, 방화벽 등의 기능들을 x86서버 기반위에 가상화시키는 기술이다.

▲ 네트워크 업계는 클라우드 기반의 차세대 네트워크 기술로 부상하고 있는 오픈소스 형태의 SDN(소프트웨어 정의 네트워크)/NFV(네트워크 기능 가상화)를 주목하고 있다.

국내외 기업들은 곧 다가올 5G시대를 대비해 SDN/NFV 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인텔은 현재 SKT, 시스코, 에릭슨, 버라이존 등과 협력해 SDN/NFV를 기반으로 한 차세대 네트워크 인프라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화웨이도 LGU+와 협력해 국내 SDN/NFV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김두수 인텔코리아 전무는 “미래 네트워크 인프라의 핵심은 SDN과 NFV다. 2020년이면 5G 시대가 상용화될 것으로 보이며 인텔 기술이 클라우드 방식 네트워크와 5G를 위한 핵심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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