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이경탁 기자] 휴가철을 맞은 A씨는 한 호텔의 웹사이트에서 자신이 원하는 조건에 딱 맞는 추천 상품을 발견해 모바일에서 바로 예약한 후 여행지로 향했다. 호텔에 도착한 A씨는 프론트 데스크에 들르지 않고 스마트폰으로 원하는 룸을 선택해 체크인한 후 전자센서가 달린 손목밴드로 본인 룸의 문을 열었다. 스마트폰으로 룸서비스를 주문하니 몇 분 뒤 로봇집사가 음식을 배달해 와 A씨는 룸에서 즐겁게 식사를 했다.

이는 먼 미래의 모습이 아니다. 최근 글로벌 호텔 체인들이 호텔영업 전반에 IT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어 현재 여러 호텔에서 제공하고 있는 IT 활용 서비스들을 모은 것이다.  디지털 시대를 맞아 기업들은 급속도로 변화하는 산업 및 IT 트렌드에 따라 고객 경험을 계속해서 향상시켜야 하는 도전 과제를 안고 있다.

어도비와 이컨설턴시가 공동으로 조사한 2015 모바일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22%가 고객¬경험을 올해 가장 획기적인 기회 요소라고 응답하면서 고객 경험이 2015년부터 향후 몇 년간 기업이 주목해야 하는 핵심 요소로 인식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IDC가 발표한 2015 아태지역 소셜 및 마케팅 부문 주요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고객 경험은 2015년 고객 관련 투자 우선순위의 최상단에 자리잡을 것이며 이에 따라 인력, 프로세스, 기술에 대한 투자를 이끌 것이라 예측했다.

특히 호텔을 비롯한 숙박 산업은 서비스 질과 고객 경험이 성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 오늘 날 호텔은 IT 기술 도입을 통해 예약부터 체크아웃까지 고객의 호텔 이용 전반에 걸친 일련의 고객 경험을 향상시키고 편리하고 세심한 서비스를 제공하여 고객 만족도 및 충성도 향상을 꾀하고 있다.

▲ 최근 글로벌 호텔 체인들이 호텔영업 전반에 IT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사진=어도비)

이제 호텔은 웹사이트나 앱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간편하게 예약할 수 있어야 한다. 호텔 예약사이트 호텔스닷컴이 중국인 여행객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5 중국 해외 여행 모니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여행 계획 및 예약을 위해 모바일 기기, 데스크탑, 노트북 등을 사용한 사람의 비율은 전년도 53%에서 80%로 증가했다. 전체 중국인 해외 여행객들 중 스마트폰 앱을 사용해 여행을 계획하고 예약한 여행객 수는 전년도에는 17%에 불과했으나 2014년에는 전체 여행객 가운데 절반을 차지했다.  이는 전 세계 여행산업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우커를 사로잡기 위해서는 웹사이트 및 모바일을 통한 예약 서비스 제공이 필수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모바일 기기가 다양화되고 고객 경험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이 시점에, 이제는 인터넷 및 앱 예약 서비스의 단순 제공이 아닌 그 이상의 디지털 마케팅 전략 및 서비스가 요구된다. 이에 보다 최적화된 콘텐츠를 제공하는 한편 IT 기술을 통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개인 맞춤형 웹 경험을 제공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어도비의 <2015 베스트 오브 더 베스트 아태지역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경우 상위 20%웹사이트의 스마트폰 트래픽 점유율이 크게 늘어난 59.5%를 기록해 아태지역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이며 스마트폰 방문자를 위한 모바일 최적화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임을 시사했다.

워커힐, 쉐라톤, 웨스턴 등의 유명 호텔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스타우드 호텔은 총 12개의 웹사이트와 9 개의 모바일 사이트 및 앱을 운영하고 있다. 스타우드 호텔은 어도비 마케팅 클라우드가 제공하는 6개 솔루션 중 어도비 애널리틱스와 어도비 타겟을 사용하여 데이터를 분석하고 웹사이트 운영에 활용하고 있다. 이 같이 디지털 마케팅을 돕는 솔루션을 사용하면 호텔은 고객의 온라인 행동을 보다 정확히 이해할 수 있으며 더 나은 고객 경험 제공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스타우드 호텔은 이를 통해 전년 대비 15% 상승한 홈페이지 페이지뷰를 기록했다. 스타우드 호텔 외에도 인터콘티넨탈, 매리어트, 하얏트, MGM 호텔 등이 디지털 마케팅 솔루션을 사용하여 최적화된 웹 고객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1인 1폰 시대가 열리면서, 모바일을 통한 서비스의 중요성도 커졌다. 호텔에서 제공하는 고객 경험 중 가장 중요한 영역인 프론트 데스크 직원의 역할을 다양한 모바일 서비스가 보완 및 대체하고 있다. 힐튼호텔은 이를 이른바 ‘디지털 로비’라고 부른다. 디지털 로비는 고객에게 보다 흥미롭고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호텔 직원들의 업무에 대한 부담도 덜어준다.

이제는 모바일을 통해 오래 걸리고 번거로웠던 체크인, 체크아웃을 보다 편리하고 빠르게 완료할 수 있게 되었다. 호텔업 마케팅 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호텔 직원 중 67%가 모바일 체크인이 보급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힐튼호텔은 2014년부터 앱을 통한 체크인·체크아웃과 방을 선택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고객은 또한 편의용품을 요청하거나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고 체크아웃 과정을 거치치 않고 이메일로 바로 영수증을 받을 수 있다. 로비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호텔 어느 곳에서나 무선으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과거에는 호텔 지배인이나 직원이 단골 고객의 습관이나 취향을 기억해 각자에 맞춘 섬세한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제 비콘 등 IT기술과 디지털 마케팅 솔루션을 활용, 고객 데이터를 분석하고 세분화해 보다 정확하고 효과적인 맞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이는 고객의 불만은 최소화, 만족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매리어트(Marriot) 호텔은 위치 기반 서비스를 처음 도입한 호텔 중 하나로, 14개의 호텔에 비콘을 설치하였다. 호텔은 이 비콘으로 고객의 휴대폰에 위치에 기반한 혜택 등을 제공할 수 있다. 또한 어도비 마케팅 클라우드와 같은 디지털 마케팅 솔루션을 이용하면 비콘으로부터 얻는 고객의 위치 데이터를 분석하여 더욱 정밀한 고객 맞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래디슨 호텔(Radisson Hotels)은 호텔에 대한 만족도 보고서에서 고객들이 불만을 가지는 주요 문제 중 하나가 ‘잡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에 그들은 고객이 숙박하는 전반적 품질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사전 호텔 객실 관리를 통해 이를 차단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손님이 잠재적으로 수면에서 깨어나는 경우 관리자가 자동으로 통보 할 수 있도록 주변 소음 수준을 감지하는 모니터링 객실 센서를 도입했다. 이를 통해 모양, 온도, 소리, 빛 수준 및 습도의 수준을 감지 할 수 있으며, 호텔에서 이러한 활동을 모니터링해 호텔 손님이 불평하기 전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 Quietyme사의 이 기술은 기존에는 주로 병원에서 이용되고 있었다.

최첨단 로봇기술 또한 호텔에 활용되고 있다. 호텔에 로봇을 도입하면 직원의 일부 업무를 맡길 수 있고 기계만이 가능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다. 또한 고객의 흥미를 유도해 호텔의 마케팅 또는 고객 만족도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얻어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한다.

스타우드 계열의 알로프트 호텔에는 구글의 지원을 받아 제작된 로봇집사가 있다. 이 로봇집사는 룸서비스나 필요한 물품 배달해 주며, 고객이 금액을 지불하면 춤을 춰 즐거움을 준다.

일본 나가사키현의 대형 테마파크인 하우스텐보스에 있는 오픈한 헨나 호텔은 최근 자주 언급되는 이색호텔이다. 이 호텔에서 일하는 직원 가운데 보안팀을 제외하면 모두 로봇이다. 이를 통해 인건비 절감으로 숙박비를 1박에 약 10만원 낮춰, 관광객들은 약 7만 원에서 16만 원 사이의 저렴한 숙박료를 지불하고 호텔에 머무를 수 있다. 헨나 호텔은 숙박객의 체크인, 체크아웃, 방 청소 및 짐 운반까지 모두 로봇이 담당한다. 프런트 로봇은 미녀로봇과 공룡로봇으로 구분된다. 게다가 일본어뿐만 아니라 영어 대응까지 다양한 국가의 투숙객 응대가 가능하다.

디지털이 호텔에 가져온 가장 큰 혁신 중 하나는 객실 열쇠를 없앤 키리스 출입 시스템이다. 과거에는 방을 드나들 때마다 열쇠나 카드키를 챙겨야 하는 번거로움과 분실의 소지가 있었다. 이제 모바일 폰만 있으면 간편하고 자유롭게 방을 드나들 수 있게 됐다. 이러한 기술은 다양한 호텔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고객 안내 서비스, 고객 만족도 조사 등 보다 나은 고객 경험을 선사하고자 하는 디지털 마케팅에도 활용 가능하다. 이를 통해 호텔의 서비스 및 시설 개선에도 활용 가능할 뿐 아니라 고객을 유입시키고 참여를 유도하는 마케팅 전략을 세우는 데도 유리할 것이다. 

스타우드 호텔의 계열사 중 하나인 W 서울 워커힐 호텔은 한국 호텔 최초로 ‘스타우드 프리퍼드 게스트 키리스(SPG Keyless)’ 서비스를 시작했다. SPG 키리스는 고객의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 기기에 설치된 SPG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프론트 데스크에서 ID 확인 후 객실에서 바로 스마트폰 터치로 객실 문을 열 수 있다. 또한 호텔 예약 및 사전 모바일 체크인도 가능하다. 키리스 서비스는 스타우드의 3가지 호텔 브랜드인 알로프트(Aloft), 엘레먼트(Element), 더블유(W)에서 주로 시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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