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이경탁 기자] 아마존이 한국서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축해, 내년 초부터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아마존의 클라우드 사업을 책임지는 아마존웹서비스(AWS)는 5일 한국 공식 블로그를 통해 내년 초 한국에 새로운 리전(복수의 IDC)을 개설해, 국내 고객들이 아마존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웹 서비스 및 소프트웨어 서비스 등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마존은 현재 전 세계 클라우드 인프라 서비스를 선도하고 있다. 시너지 리서치 그룹에 따르면 아마존은 지난해 기준으로 전 세계 클라우드 시장의 30%를 점유하고 있다. HP도 최근 아마존의 압도적인 우위에 눌려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철수했다.

▲ 아마존이 한국 클라우드 시장 공략에 나선다

지난 3분기 아마존의 클라우드부문 사업 매출은 20억 9천만 달러(한화 약 2조3천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하며 아마존의 핵심 사업으로 자리잡았다.

AWS는 “한국에도 이미 많은 수의 AWS 고객들이 있다”며 ▲엔터프라이즈(삼성전자, SK플래닛, SM엔터테인먼트) ▲게임 개발사(넥슨, 게임빌,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스타트업(데브시스터즈, IGAWorks, 비트패핑컴퍼니) 등의 고객사 목록을 공개했다. 이어 “이미 주요 고객 뿐만 아니라 많은 기업들이 서비스 요청을 해왔다”고 밝혔다. 

또한, AWS는 고객들이 리전을 통해 SaaS(클라우드 기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앱을 만들고 이를 국내 뿐만 아니라 전 세계 고객에게 서비스할 기회를 얻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서 지난 9월 ‘클라우드컴퓨팅 발전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클라우드 발전법)’이 본격 시행되면서 클라우드 활성화가 논의되고 있는 이때,  AWS는 이번 리전 개설로 국내 클라우드 사업자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부 관계자는 “아마존의 국내 클라우드 인프라 서비스 진출과 관련해 아직 구체적으로 말하기 힘든 상황이지만 AWS가 시장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는 것은 업계 관계자라면 누구나 느끼고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 AWS는 KT와 SK브로드밴드, 롯데정보통신의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임대해 클라우드 서비스를 할 계획이다.(사진=위키피디아)

AWS는 KT와 SK브로드밴드, 롯데정보통신의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임대해 클라우드 서비스 설비를 구축하는 작업을 완료할 예정이다. 현재 아마존은 KT 목동 IDC, SK브로드밴드 일산 IDC, 롯데정보통신 용인 IDC에 입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은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하는 국내 통신사들에게 경쟁업체인 동시에 자사 IDC에 입주하는 고객사가 되어 불편한 동거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실제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아마존이 ‘T클라우드비즈’ 서비스를 하는 SKT의 경쟁사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SK브로드밴드의 고객이기도 해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공개하기 어려운 부분이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다른 통신사 관계자는 “AWS의 클라우드 시장 진출 계기로 시장이 커지는 긍정적인 부분도 있겠지만 국내 업체들이 AWS와 비교하여 높은 기술력과 서비스, 적정한 가격을 갖추지 못한다면 앞으로 경쟁하기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선 한국IDC 수석 연구원은 “AWS가 클라우드 서비스 인프라를 한국에 직접 구축한다는 것은 국내 업체들로서는 긴장해야할 상황이다”며 “AWS의 한국 진출 계기로 국내 클라우드 시장 파이가 커져서 국내 업체들도 같이 혜택을 볼 수 있느냐는 좀 더 지켜봐야 할 상황이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