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정일주 기자]KT가 클립(Clip)이라는 모바일 전자지갑 앱을 새로 내놓았다. 직접 써보니 타사 서비스에는 없었던 가맹점별 카드 할인혜택 정보가 장점인 서비스였다.

다만 부정확한 할인혜택 정보와 기존 서비스에 비해 부족한 기능과 쿠폰 혜택, 사용 시 느릿함 등은 단점으로 나타났다.

19일 기자는 직접 KT서 내놓은 클립 앱을 사용해 봤다. 클립은 이용자의 신용/체크카드와 멤버십카드 등을 등록하고 이를 기반으로 주변 상점의 최대 할인혜택을 자동으로 알려주는 모바일 O2O(온오프라인 연결) 서비스다.

▲ 18일 KT는 광화문 올레스퀘어서 클립 출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능에 대해 설명했다

■ 타 앱에선 볼 수 없는 할인혜택 정보

이용자가 클립 앱을 스마트폰서 실행하면 가장 먼저 ‘주변클립’ 메뉴가 나타난다. 여기서는 근거리에 위치한 편의점이나 카페, 음식점 등 다양한 가맹점들을 확인할 수 있다.

클립은 단순히 가맹점 위치정보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가맹점서 최대로 받을 수 있는 할인혜택도 함께 보여준다. 일례로 클립에 따르면 주변 GS25 편의점서 소비자들이 최대 할인받을 수 있는 비율은 32.8%, 실제 기자가 할인 받을 수 있는 비율은 0%로 나타났다.

KT는 이 기능을 위해 국내서 발행된 신용·체크카드 2,500종의 할인 정보를 클립에 담았다.

주변클립 메뉴서 특정 가맹점을 선택하면 가맹점에 대한 상세한 정보도 볼 수 있다. 이 가맹점서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는 카드목록과 할인 멤버십 카드, 적립 멤버십 카드, 쿠폰, 기프티쇼 등을 확인 가능하다. 만일 이 가맹점의 상품을 할인하는 카드나 쿠폰 등을 지니고 있다면 함께 표시되는 형태다.

▲ 클립 앱이 가져가는 스마트폰 권한과 첫화면 모습

주변클립 메뉴 내 클립 모양의 버튼을 누르면 마이클립을 설정할 수 있다. 마이클립은 이벤트 중인 매장을 이용자가 클리핑(찜) 해 두면 근처 방문 시 푸쉬알람으로 상기시켜주는 기능이다. 이날 기준으로 클리핑할 수 있는 이벤트는 ‘인천공항 이용 꿀팁’과 ‘비씨콕하고 뚜레쥬르 상품권 챙기고’ 두 가지였다.

앱 하단의 카드 모양 아이콘을 선택하면 멤버십 카드와 신용/체크카드를 등록할 수 있는 카드 메뉴를 볼 수 있다. 이용자는 클립이 제공하는 모바일 멤버십 카드를 바로 발급/등록하거나 직접 카드종류를 검색해 저장해도 된다. 카드번호 입력은 요구하지 않았다.

■ 타 서비스 대비 부족한 기능, 최적화 아쉬워

클립도 시럽(월렛), 얍과 같은 다른 전자지갑 서비스처럼 지역매장서 쓸 수 있는 할인쿠폰도 제공했다. 단 쿠폰을 제공하는 가맹점 수가 타사의 유사서비스에 비해 많지 않았다. 특히 클립이 ‘핫플레이스’로 규정해놓은 지역서 받을 수 있는 쿠폰 수는 시럽, 얍에 비해 현저히 적었다.

이날 기준 가로수길 주변의 매장서 제공하는 클립 쿠폰은 24개였다. 반면 얍과 시럽은 50개가 넘었다. 홍대/신촌 지역도 클립은 24개, 시럽은 90여개, 얍은 그 이상의 쿠폰을 보여줬다.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의 경우 다양한 매장쿠폰을 볼 수 있는 타 앱과 달리 클립은 가맹점이 한 곳도 없었다.

▲ 클립은 아직 지역 매장 할인 쿠폰이 많이 준비 돼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클립 앱의 가장 큰 특징인 할인혜택 정보도 정확하지 않았다. 실제 GS25서 결제시 5%할인이 적용되는 신한 ‘나라사랑카드’를 클립에 등록했지만 주변클립에 이 혜택은 반영되지 않았다. 클립에 등록된 카드 혜택정보를 확인해도 이와 같은 설명은 없었다.

클립은 다양한 가맹점 혜택을 제공하는 타 통신사의 멤버십 카드도 정식 지원하지 않았다. 카드 번호를 직접 입력해 등록할 수는 있지만 이 경우 카드 혜택정보를 불러 올수 없었다. 즉 타 통신사 멤버십 카드 할인혜택이 주변클립 할인 계산에 적용되지 않는 것이다.

KT가 18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클립의 장점이라 내세웠던 ‘매장단위 서비스 구성’도 이미 얍 앱서 구현 돼 있었다. 매장단위 서비스구성이란 결제카드, 멤버십, 할인쿠폰 등을 매장 페이지서 한눈에 볼 수 있게 모아둔 것이다. 얍은 클립이 지원하지 않는 스탬프, 유료할인쿠폰까지 포함해 매장단위로 혜택 정보를 제공 중이다.

▲ 클립과 얍 앱은 모두 매장 단위 서비스로 구성돼 있다

앱의 움직임도 굼떴다. 헥사코어 프로세서 엑시노스5260과 2GB램을 탑재한 갤럭시줌2 기준으로 얍과 시럽 앱은 부드럽게 메뉴 전환이 이뤄졌다. 반면 클립은 잦은 로딩과 끊김 현상이 나타났다. 클립 앱 내에 포함된 ‘NFC태그’ 메뉴는 굳이 왜 있는지 영문을 알 수 없는 기능이었으며 사용자 환경도 통일감이 없었다.

무엇보다 클립은 아직 결제기능이 없다. 저장된 보유 카드목록은 이용자가 받을 수 있는 가맹점별 최대할인율을 계산하는 데에만 쓰인다. 휴대폰 소액결제, 직불결제, 카드결제 등 다양한 결제방식을 지원하는 시럽, 얍과 비교해 기능이 부족함에도 클립은 스마트폰 메모리를 크게 차지했다. 시럽의 램 사용량은 10MB로 가벼웠던 반면 얍은 80MB, 클립은 100MB까지 치솟았다.

KT측은 “오는 10월에 BC카드 결제기능을 적용할 예정으로 다른 카드사들도 참여를 원하면 충분히 추가도입이 가능하다"며 "앱의 부족한 부분은 출시한지 얼마 안된만큼 차차 보완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 시럽의 램 사용량은 10MB로 가벼웠던 반면 얍은 80MB, 클립은 100MB까지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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