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정일주 기자]배달의민족이 주문결제 수수료 0%를 선언하고 TV광고, 할인 이벤트 등 공격적인 마케팅까지 펼치고 있다. 업계는 배달의민족 행보가 배달앱 시장에 자금력을 앞세운 마케팅 전쟁 신호탄이 된 것으로 해석한다.
 
경쟁업체들은 기존의 행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대응을 이어나가겠다는 담담한 태도를 보였지만 내부적으로는 맞대응 카드에 고심하고 있다. 이미 쿠팡이 초래한 소셜커머스 시장 경쟁에서 보듯 자금력과 마케팅력을 갖춘 선두업체의 '치고 나가기'에 밀릴 수도. 그렇다고 두고 볼 수도 없는 처지가 되고 있다.
 
4일 배달앱 업계 관계자는 “배달의민족이 자금력을 바탕으로 최강의 공격적 마케팅을 시작했다”며 “매출의 30%를 차지하는 수수료를 포기하고 TV광고와 할인에는 적극적으로 나서며 시장 판도를 흔들고 있다"고 말했다.
 
▲ 지난 달 28일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1년간 평균 9.5%였던 수수료가 지난달 기준 6.47%까지 낮아졌고 이제는 수수료를 0%까지 낮춘다고 밝혔다.
 
이는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앱 내 주문 결제 시 받아왔던 ‘바로결제 수수료’를 선언한 이후 업계의 시선이다.
 
지난 달 28일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1년간 평균 9.5%였던 수수료가 지난달 기준 6.47%까지 낮아졌고 이를 0%까지 낮춘다고 밝혔다.
 
당시 김 대표는 "바로결제 수수료 0%는 지난 1년간의 고민 끝에 결정한 새로운 도전"이라며 "유사업종에서 시도되지 않았던 혁신이며 당장의 매출 보다는 고객을 늘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바로결제 수수료 0%는 이달 1일부터 적용됐다. 외부결제 수수료도 3.55에서 3.0%로 인하됐다.
 
수수료 인하 뿐 만이 아니다. 최근 배달의민족은 야구와 치킨 등을 주제로한 새 TV광고를 재개했다. 지난 3일엔 프랜차이즈 업체들과 협력해 요일마다 각기 다른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프로모션 ‘배민 할인한데이’도 시작했다. 배민 할인한데이는 매주 화, 수, 목, 일요일마다 각각 다른 프랜차이즈 매장의 배달음식을 최대 5,000원을 할인해주는 행사다.
 
업계는 다소 성급한 전망이지만 반도체, 소셜커머스처럼 3각 경쟁구도가 무너질 때까지 경쟁하는 치킨게임 성격의 생존 마케팅으로 이어질 지 주목한다.
 
배달앱 업계 관계자는 “확실히 배달의민족이 지상파 채널까지 TV광고를 하는 등 파트너인 배달업소와 소비자들에게 이전보다 더 공격적인 자세로 나서고 있다”며 “다른 업체들도 뒤처지지 않으려면 결국 출혈경쟁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 예상했다.
 
■ 요기요‧배달통, 노선변경 없어...직진
 
▲ 배달의민족이 주문결제 수수료 0%를 선언하고 TV광고, 할인 이벤트 등 공격적인 마케팅까지 펼치고 있다<사진 = 우아한형제들>
정작 동종업계인 요기요와 배달통은 시큰둥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요기요 관계자는 “배달의민족 발표 이후 딱히 변한 건 없다”며 할인 마케팅은 이전부터 줄곧 해왔고 수수료는 배달의민족과 상품구조가 달라 인하가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배달의민족은 월정액 광고와 모바일 결제(바로결제) 수수료 두가지 상품으로 수익을 내왔고 요기요는 결제 수수료만 받고 있다.
 
대신 요기요는 결제수수료가 없는 월정액 상품을 새롭게 내놓는다고 소개했다. 배달의민족의 월정액 광고처럼 한달에 일정금액만 지불하면 그 외의 수수료는 없는 상품이다. 요기요 측은 이 상품이 배달의민족의 0% 수수료와는 상관없이 본래부터 준비해오던 것이라 못 박았다.
 
배달통도 마찬가지다. 배달통 관계자는 “배달통은 이미 작년에 두 번 결제 수수료를 인하해 최저 수수료를 받는 등 등 선도적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더 수수료를 내리기보다 소상공인들에게 진정 도움이 되는 활동들을 지속적으로 해나갈 것이고 마케팅도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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