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이기성 기자] 금융권 망분리 의무화 시행연도인 올해, 시간이 갈수록 VDI(가상화 데스크톱)와 올플래시 스토리지 시장에 대한 업계의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 2013년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금융전산 망분리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제1금융권은 올해까지 본점과 영업점, 제2금융권은 내년까지 전 지점 망분리를 완료해야 한다. 이는 잇따른 금융정보유출 사고로 공공기관에만 의무화됐던 내부 업무망과 인터넷망을 분리하는 ‘망분리’가 금융사에도 의무화된 것이다.

VDI 망분리는 물리적 PC에서 가상 환경을 생성한 뒤, 해당 가상 환경에 업무망이나 인터넷망을 분리해 올리는 방법을 뜻한다. 이렇게 되면 업무용 네트워크와 인터넷용 네트워크가 나눠지기 때문에 높은 보안성을 갖게 된다.

▲ 가상화 데스크톱 'VDI' 활용 사례(사진=Shared IT, 다우기술)
금융 당국에 발표에 따라 시중은행들은 지난해까지 전산센터를 중심으로 VDI 기반 망분리 작업에 집중해왔다. 허나 이제는 본점과 영업점, 각 지점들에 대한 망분리 작업에 돌입해야 할 시기가 찾아온 것이다.

시중은행 가운데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수출입은행 등은 이미 망분리 작업을 완료했고 외환은행, 농협, IBK기업은행, 우리은행 등은 본격적인 망분리 작업에 돌입했다. 또한 증권업계와 보험업계에서도 본점과 영업점의 망분리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업계에서는 금융권의 움직임에 따라 올해 2분기부터 내년까지 망분리에 주요한 VDI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시트릭스, VM웨어, 베르데, 틸론 등이 금융권을 대상으로 물밑 싸움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시트릭스, 베르데, 틸론은 각각 외환은행, 부산은행, 기업은행에 VDI 기반 망분리 사업을 진행해 성과를 이룬 바 있다.

▲ EMC 익스트림IO, 퓨어스토리지 FA-300, 샌디스크 인피니플래시 IF100, 오라클 FS1 등 올플래시스토리지(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한편, 이렇게 VDI 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자연스럽게 수혜를 입은 업계도 있다. VDI는 그동안 망분리 프로젝트의 가장 좋은 대안으로 각광을 받아왔다. 그러나 서버와 스토리지 간의 데이터 송수신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속도와 성능이 현격하게 떨어져 VDI가 제기능을 못할 수도 있다.

따라서 데이터 저장은 물론 데이터 접근 속도가 빨라야 하는 VDI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고성능 스토리지가 필연적으로 요구되는데 여기에 기존 스토리지보다 최소 10배 이상 빠른 입출력 속도를 보이는 올플래시 스토리지가 해결사로 급부상한 것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EMC, 한국IBM, 오라클, 퓨어스토리지코리아, 바이올린메모리, 샌디스크 등 스토리지 업체들은 VDI 및 서버 가상화 시장을 주력으로 올 플래시 스토리지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내년 사이 VDI 수요가 급증할 금융권에 업체간의 경쟁이 뜨거워지는 형국이다.

지난해 국내 올플래시 스토리지 시장규모는 약 259억원 규모로 전체 스토리지 시장의 5% 규모다. 아직은 시장 규모가 크지 않지만 성장률만 보면 전년대비 100% 성장했다. 올해는 이보다 20% 이상 성장한 309억원으로 예상되며, 앞으로는 매년 20~30% 늘어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스토리지 업계 관계자는 "올해 금융권의 VDI 수요와 더불어 핀테크 빅데이터 분석 수요까지 겹쳐 올플래시 시장 최대 수요처가 될 것"이라며 ”대부분의 금융권이 VDI를 이용하여 망분리를 진행하는 것을 감안할 때, 스토리지 업체 간의 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 분명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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