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이기성 기자] 정부가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을 위해 파격적으로 규제를 완화한 가운데 한국형 인터넷전문은행 1호는 어디가 될 것인지를 놓고 물밑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18일 금융개혁회의 논의를 거쳐 ‘인터넷전문은행 도입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발표에는 은행-산업자본 분리 규제와 최저자본금 기준을 완화해 IT기업 등 혁신적 경영기업을 참여시킨다는 내용이 담겼다. 국회 심의 과정에서 각종 규제 완화에 대해 진통이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금융위는 우선 연내에 1~2곳의 인터넷전문은행 예비 인가를 내줄 계획이다.

정부의 발표 직후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업체 및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1호 인터넷전문은행을 노리는 기업들이 속속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현재 ‘다음카카오’와 ‘키움증권’을 인터넷전문은행 1호 타이틀에 가장 근접한 기업으로 보고 있다.

 
■ 적극적인 ICT기업 ‘다음카카오’

다음카카오는 정부의 발표가 있던 날, 곧바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들은 이미 카카오톡이라는 강력한 플랫폼을 활용해 ‘뱅크월렛카카오’와 ‘카카오페이’ 등의 금융서비스를 정상궤도에 올린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인터넷전문은행까지 연착륙하리라는 업계의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음카카오는 현재 LG CNS의 솔루션을 활용해 핀테크 결제서비스인 카카오페이를 선보이고 있다. 이에 관련 업계에서는 다음카카오가 LG CNS와 협력체제를 강화해 인터넷전문은행 추진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LG CNS는 기본적인 금융서비스는 물론 모바일과 인터넷뱅킹이 통합된 플랫폼을 개발했다. 또한 은행, 보험, 신용카드, 캐피탈 관련 솔루션과 간편결제, 소액대출, 크라우드펀딩 등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에 필요한 플랫폼을 총망라한 사업자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다음카카오가 LG CNS의 플랫폼을 활용할 경우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시기를 앞당길 수 있고, 초기 인프라 구축 비용도 아낄 수 있다. LG CNS의 입장에서는 이 사업이 성공을 거둘 경우 플랫폼 기업으로서 입지가 더욱 탄탄해지는 계기가 될 수 있어 나쁠 것이 없다는 판단이다.

■ 증권가 대세로 떠오른 ‘키움증권’

 
한편, 키움증권은 인터넷전문은행을 놓고 자의 반, 타의 반 가장 유력한 금융사로 떠오른 기업이다. 그 이유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온라인 주식 거래 고객을 확보하고 있고, 홈트레이딩시스템(HTS) 주식위탁매매 점유율 1위를 10년째 유지하고 있는 증권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금융전문가들은 키움증권이 인터넷전문은행에 진출할 경우 기존 고객만 유치하더라도 업계에서 가장 앞서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일각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을 추진해온 금융위원회 역시 기존 은행은 배제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금융시장에서 동종의 서비스를 가진 증권사에서 시범 사업자가 나올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또 하나 키움증권이 유력시 되는 이유는 키움증권의 대주주가 ICT기업 ‘다우기술’이기 때문이다. 키움증권은 다우기술과 연합한 컨소시엄을 활용해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행보는 지난해 말 키움증권이 다우기술과 260억 규모의 IT 아웃소싱 서비스 계약을 맺으면서 수면위로 떠올랐다.

금융당국이 23년 만에 예금•대출•결제 등 모든 은행업무에 핀테크를 접목•활용하는 새로운 형태의 업무를 하는 인터넷전문은행을 신규로 인가한다는 소식에 오랜만에 금융권에 활기가 돌고 있는 가운데 한국형 인터넷전문은행 첫 사업자는 올 연말 무렵 결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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