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문기 기자] 올해 아이폰과 아이패드는 어떤 모습일까?

물음에 대한 답 중 절반은 이미 나와있다. 지난 2일 애플이 차세대 모바일 운영체제인 iOS9을 공개했다. 아직 다듬고, 깎아야 할 부분이 많기는 하지만 올 하반기 출시될 애플의 모바일 기기가 어떤 플랫폼과 서비스를, 또는 사용자 경험(UX)을 보여줄지를 가늠해볼 수 있다.

애플은 지난 2일 iOS9의 첫번째 베타 버전을 개발자들에게 배포했다. 공개 베타 테스트는 오는 7월부터 시작된다. 적용 대상은 아이폰4S부터, 아이패드2부터 아이팟 터치 5세대 이후에 나온 제품들이 iOS9을 적용시킬 수 있다. 아이폰의 막내가 되버린 아이폰4S에 iOS9 베타1 버전을 적용시켜봤다.

▲ iOS9 베타1을 적용한 아이폰4S(좌)와 현재 이용 중인 iOS8.3 기반 아이폰6 플러스

우선 베타 버전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iOS9의 첫번째 베타 버전이라는 뜻은 그만큼 고칠 것이 많은 버전이라는 의미다. 기기에 적용했을 때 이전 애플리케이션과 호환 문제가 벌어질 수 있고, 네트워크 오류나 전화 불통 현상을 겪을 수도 있다. 심하면 ‘벽돌(?)’이 되기도 한다.

iOS의 경우 그간 개발자가 아니더라도 일반 사용자가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 꽤 있기 때문에 쉽게 베타 버전 적용이 가능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현재 사용하고 있는 기기에 적용하지는 않기를 권한다. 일상 또는 직장 생활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아이폰4S에 적용한 iOS9 베타1의 모습은 전 버전보다 크게 달라진 게 없다. 플랫 디자인이 적용된 iOS7처럼 “우와!” 하는 부분은 없다. 바뀐 부분들을 살펴보려면 그만큼 분주하게 이곳저곳을 뒤져봐야 한다.


<영상> 애플 iOS9 베타1 리뷰. 


기본적으로 iOS9은 전작보다 더 똑똑해졌다. 기존 기능들의 ‘지능화’가 이번 버전의 특징이다. 폰트도 바뀌었다. ‘샌프라인시스코’ 폰트는 레티나 해상도와 작은 화면에서도 가독성이 향상되도록 디자인됐다. 실제로 비교해본 폰트 차이는 그리 크지 않다. 아이폰4S 쪽의 글씨가 조금 더 잘 보이기는 한다.

▲ iOS8.3의 아이폰6 플러스(좌)와 iOS9 샌프란시스코 폰트가 도입된 베타1 아이폰4S

음성인식 비서인 ‘시리’는 상황에 맞는 미리 알림과 사진 및 동영상을 검색할 수도 있고, 사용자의 개인정보 침해 없이 가장 관련성이 높은 정보를 제공한다. 때로는 검색어 입력 전에 특정 상황에 맞는 사용패턴을 기억해놓고 자동으로 앱을 실행해준다거나 연락해야 할 사람을 추천해준다.

▲ 시리는 더 똑똑해졌다. 하단을 울리는 주파수 애니메이션도 변화했다. 우측이 iOS9 베타1이 적용된 아이폰4S.

시리는 이제 억양을 표현할 수 있다. ‘영어(미국)’을 선택하면 미국과 영국, 오스트레일리아 중 하나의 악센트를 고를 수 있다. 성별은 남성, 여성 그대로다. 안타깝게도 한국어는 여성만이 지원된다.

▲ 시리는 성별뿐만 아니라 억양도 선택 가능해졌다.

지도 앱 기능도 향상됐다. 니어바이 기능을 통해 지역을 검색했을 때 그 지역 근처에 있는 음식점이나 쇼핑, 서비스, 대중교통 등의 내용을 한 번에 열람할 수 있다. 올 가을에는 대중교통 정보가 추가된다.

▲ 지도 앱에서는 니어바이 기능을 통해 지역과 관련한 정보들을 열람할 수 있다. 우측이 iOS9 베타1이 적용된 아이폰4S.

아이패드를 위해 화면분할 기능이 추가됐다. 스와이프를 통한 슬라이드 오버 기능은 현재 실행 중인 앱을 중단하지 않으면서 다른 앱을 동시 실행시켜 준다. 가벼운 탭으로는 스플릿 뷰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화면 속 화면 기능은 앱을 사용하면서 페이스타임을 동시에 활용할 수 있다.

아이폰에서 화면분할은 지원하지 않는다. 다만 멀티태스킹 창의 변화가 눈에 띈다. 전 버전에는 상단에 최근 사용 또는 즐겨찾기한 연락처와 중앙부터 사용하고 있는 애플리케이션 현황 등을 평면 형태로 봤다면, iOS9에서는 사용 중인 앱들을 겹쳐 표현한다. 상단에 앱 라벨을 붙여놓은 책을 넘겨 보는 듯하다.

▲ 멀티태스킹 창의 디자인이 변경됐다.

하이라이트 창에서 음성 검색이 가능해졌다. 검색 창 우측 끝에 마이크가 배치됐다. 마이크를 누르면 하단에 입력을 기다리는 주파수가 춤을 춘다. 가상 키보드에서 쉬프트 키는 영어 대/소문자를 표시해주는 스위치로 탈바꿈했다. 대문자만이 표시되면 자판은 이제 소문자로도 바뀐다.

▲ 하이라이트 창에서 음성 검색이 가능해졌다.
▲ 가상 키보드의 쉬프트 키는 영어 대/소문자를 구별해 표시해주는 스위치로 쓰인다.

메모 애플리케이션은 아이클라우드를 이용해 다양한 iOS 기기들과 연동된다. 맥에서도 사용 가능하다. 메모장에서는 공유 버튼이 상단으로 올라가고, 하단에는 카메라 버튼이 추가됐다. 기존 사진을 가져오는 것뿐만 아니라 메모장에서 바로 촬영해 자동 첨부가 가능해졌다.

설정 창에 진입하면 못 보던 검색창이 상단에 배치돼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다양한 기능들이 추가되면서 설정창이 복잡해있던터다. 검색 창을 이용해 필요한 설정 내용을 한 번에 찾아갈 수 있다. ‘알림’에는 정렬 순서뿐만 아니라 앱으로 그룹 짓기가 가능해지기도 했다.

▲ 설정에 검색창이 추가됐다.

배터리는 상위 분류로 빠져나왔다. 배터리 사용 내역을 살펴볼 수 있다. 가장 큰 변화는 저전력 모드의 도입이다. 성능 및 네트워크 활동을 감소시킴으로써 배터리 수명을 연장시켜준다. 활성화 시에는 상단 내비게이션 바에 배터리 표시가 노란색으로 변한다.

아이클라우드에서 ‘아이클라우드 드라이브’ 앱을 홈화면에서 보기를 설정해놓으면 애플리케이션 형태로 아이클라우드 드라이브 활용이 가능하다. 개별적으로 파일들을 확인해볼 수도 있고, 첨부도 가능하다.

▲ 아이클라우드 드라이브를 앱 형태로 지원한다.

이 밖에 보안 기능도 향상됐다. 카메라 앱에서 영상은 1080p 뿐만 아니라 720p 촬영도 선택할 수 있다. 다만, 이 두가지 기능은 아이폰4S에서는 찾지 못했다. 전반적으로 더 길어진 배터리 수명을 보장한다. 업데이트에 필요한 용량도 줄였다.

공개 베타 프로그램은 오는 7월부터 beta.apple.com에서 사용할 수 있다. iOS 9는 가을에 정식 배포된다. 아이폰4S부터, 아이팟 터치 5세대부터, 아이패드2부터 사용 가능하다. 업그레이드는 무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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