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정일주 기자]4G LTE시대에 접어든지 5년째지만 여전히 2G 휴대폰을 고집하는 사람들도 500만 명 가까이 남아있다. 이들이 스마트폰과 빠른 통신망을 이용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지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10일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서 15년간 운수업을 한 이모씨는 “011번호로 수십 년을 써온 상태라 번호가 바뀌면 거래처가 끊길까봐 기존 번호를 포기하기 힘들다”고 입을 열었다.
 
010통합번호 정책은 2004년부터 시작됐다. 011, 017, 019 등의 01X 번호를 부여받은 2G사용자들이 3G나 LTE 통신 서비스에 가입하기 위해선 010번호를 새롭게 받아야 한다. 기존 01X 번호를 오랫동안 사용해온 사업자는 거래처와 오랫동안 쌓아온 신뢰도가 번호에 그대로 묻어있다는 입장이다.
 
▲ 다양한 이유로 인해 아직 2G통신 세대에 머물러있는 국내 가입자 수는 약 550만명에 가깝다<사진 = 미래창조과학부>
 
이와 유사한 이유 때문에 2G에 머무른 사람들이 적지 않다. 011번호를 이용 중인 한 남성은 “15년을 넘게 이 번호를 써왔는데 사업하면서 이점을 보는 경우가 있다”며 “오래된 번호를 사용할수록 그만큼 오랫동안 문제없이 일을 해왔다는 증거로 사용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인 세대가 스마트폰을 어려워하는 부분도 한몫했다. 2G폰을 사용 중인 60대 남성은 “나이 환갑에 스마트폰 사용법을 배우자니 너무 어렵고 복잡해서 도무지 바꿀 엄두가 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게다가 2G이용자들에겐 회선을 오래 사용해 생긴 무료통화 혜택이나 LTE요금제 대비 상대적으로 저렴한 기본요금도 중요한 유지 요소 중 하나였다.
 
방송인 김구라도 2G폰 이용자로 알려졌다. 그가 내세운 2G 사용 이유는 스마트폰에 뺏기는 시간을 다른 쪽에 활용하기 위해서였다. 국민MC 유재석도 2012년 7월이 되서야 2G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넘어간 바 있다.
 
이와같이 다양한 이유로 인해 아직 2G통신 세대에 머물러있는 국내 가입자 수는 약 550만명에 가깝다. 지난 4월 미래창조과학부가 공개한 무선 통신서비스 통계 현황에 따르면 SKT 2G 이용자는 279만 명, LG유플러스는 215만 명이다. 2G서비스를 종료한 KT를 제외하고 MVNO사업자까지 포함하면 전체 무선통신 가입자 수의 8%를 차지하는 수치다.
 
하지만 LG유플러스는 올해, SKT는 오는 2018년 2G서비스를 종료할 계획이다. 이에 따른 통신시장 지각변동이 예상되지만 아직까지 이용자들은 스스로 2G를 떠나지 않겠다는 모습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의 한 2G 이용자는 “지금 쓰는 번호에 애착이 강하다”며 “폐지 전까지 절대 직접 번호를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 강조하기도 했다.
▲ 방송인 김구라가 내세운 2G 사용 이유는 스마트폰에 뺏기는 시간을 다른 쪽에 활용하기 위해서였다<사진 = TVN>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