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문기 기자]삼성전자가 ARM과 GPU 장기계약을 체결, 하반기 모바일 GPU 경쟁이 한층 달아오를 전망이다. 애플을 등에 업은 이매지네이션과 모바일AP 전세계 1위인 퀄컴의 아드레노에 대항해 삼성전자와 미디어텍까지 섭렵한 ARM 말리 시리즈가 어떤 능력을 보여줄 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3일(현지시간) ARM은 탁월한 비주얼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차세대 장치를 만들 수 있도록 삼성전자와 그래픽 기술에 대한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에 따라 삼성전자는 ARM의 차세대 GPU인 말리-T820과 T830, T860뿐만 아니라 T880까지 섭렵할 수 있게 됐다.

 

손재철 삼성전자 시스템LSI SoC 개발실 연구위원 상무는 “화질은 하이엔드 모바일 기기의 중요한 부분”이라며, “고도의 확장성 및 에너지 효율적인 ARM 말리 시리즈는 우리가 보다 다양한 장치를 커버하는데 필요한 유연성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ARM 또한 이번 장기계약을 통해 삼성전자가 다양한 시장의 변화하는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가격과 성능 등을 해결하고 혁신적인 제품을 만드는 일을 계속할 수 있을 것이라 자신했다. 삼성전자는 이미 주요 소비자 제품에 ARM의 말리 기술을 이용하고 있기도 하다.

마크 디킨슨 ARM 미디어프로세싱그룹 제너럴 매니저는 “계약으로 인해 GPU 분야에서 ARM의 리더십은 삼성으로하여금 소비자에게 풍부하고 흥미로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ARM 말리 진화 (자료=ARM)

■ 패블릿 강세, VR기기 등장
스마트폰 시장에서 전반적으로 5인치 이상의 패블릿이 각광받음에 따라 그래픽 성능을 가늠하는 GPU도 수면 위로 부상했다. 하이엔드 스마트폰의 경우 풀HD 해상도를 넘어 2K QHD까지 진화했으며, 내년 4K UHD까지 바라보고 있다.

올해는 패블릿이 정점을 찍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라베이스는 지난해 12월 시장 결산 보고서를 통해 애플이 대화면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를 출시하면서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대형화 트렌드가 정점에 이르렀다고 강조했다.

지난 5월 시장조사업체 칸타월드패널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미국에서 판매된 스마트폰 중 21%가 패블릿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분기에는 6%에 불과했지만 3배 이상 점유율이 상승했다.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가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미국의 아이폰 사용자 중 18%가 대화면 아이폰을 이용하고 있다.

화면이 커짐에 따라 디스플레이를 통해 구현되는 성능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성능 저하없이 꾸준하게 고사양 게임을 즐기고자 하는 욕구와, 더 선명한 화질로 동영상을 감상하고자 하는 니즈, 높은 품질의 카메라 촬영 결과물을 원하는 사용자들이 늘고 있다.

최근에는 모바일 가상현실 기기가 등장하면서 더 높은 GPU 성능을 요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갤럭시노트4를 결합해 사용할 수 있는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 ‘기어VR’을 공개했다. 올해는 갤럭시S6용으로도 제작됐다. 오큘러스와의 합작품으로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를 활용해 기어VR를 통해 가상현실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거리를 두고 바라보게 되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과는 달리 기어VR를 바로 눈 앞에서 디스플레이가 표시된다. 그만큼 프레임에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 화면이 버벅거리거나 빠르게 이동하지 못한다면 눈의 피로도를 가중시키고, 심하면 어지러움을 동반할 수 있다. 빠르고 정확한 렌더링과 지연속도를 최대한 낮추기 위해서 GPU의 진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 삼성전자가 갤럭시 스마트폰과 연동해 쓰는 가상현실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 기기 '기어VR'를 내놨다.

■ 하반기 플래그십 스마트폰 격돌 
하반기 각 제조업체의 대표적인 하이엔드 스마트폰에 최신의 GPU가 장착된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5와 애플 아이폰6S, LG전자 슈퍼폰과 샤오미, 화웨이 등 중국업체들의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갤럭시노트5에 탑재될 예정인 모바일AP는 엑시노스7422 또는 엑시노스7430이다. 두 프로세서 모두 ARM의 말리-T880이 장착될 것으로 기대된다.

ARM 말리-T880은 기존 말리-T760보다 그래픽 성능은 1.8배, 소비전력은 40% 절감할 수 있다. 말리-T760은 갤럭시노트4와 갤럭시S6, 갤럭시S6 엣지에 적용된 바 있다. 10비트 YUV도 지원한다. 120프레임의 4K 동영상도 감상할 수 있다.

이 외에 중보급형 시장을 대상으로한 말리-T830, T820뿐만 아니라 하이엔드 모델에 쓰일 말리-T860도 공개된 상태다. 말리-T860의 경우 기존 말리-T628 대비 효율성이 45% 개선됐다. 쉐이더코어는 16개까지 가능하다. 4K 해상도를 지원하며, 최신 GPU API 사용도 가능하다.

애플은 아이폰6S와 아이폰6S 플러스에 이매지네이션의 차세대 ‘파워VR 7’ 시리즈를 장착할 것으로 기대된다. 애플은 A 프로세서에 꾸준히 이매지네이션의 GPU를 사용해 왔다.

하이엔드 모델을 대상으로 한 파워VR GT7900은 전작의 아키텍처를 그대로 계승하면서 성능을 약 60% 끌어올리고 병렬연산 능력을 3배 가량 향상시켰다. 1TFLOPS 그래픽과 FP16모드에서 컴퓨팅을 제공하는 16개의 클러스터와 512ALU코어를 포함하고 있다. 고성능 XT버전 라인업에 속한다. 또 다른 모델들로는 GT7200부터 7400, 7600, 7800이 있다.

퀄컴의 차세대 모바일AP인 스냅드래곤820은 LG전자가 하반기 출시할 것으로 기대되는 슈퍼폰 장착이 유력하다. 앞서 G플렉스2와 G4 등을 통해 끈끈한 관계를 과시했다.

퀄컴의 차세대 아드레노에 대해 밝혀진 바 없으나 전작인 아드레노430보다 성능과 전력효율이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스냅드래곤810에 장착된 아드레노430은 스냅드래곤805에 결합된 아드레노420 대비 그래픽 성능은 최대 30%, GPGPU 성능은 100% 향상됐다. 성능 대비 전력 소모량은 20%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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