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페이(대만)=김문기 기자] 대만의 주요 관광지 타이페이101 빌딩 근처를 돌다보면 눈길을 끄는 스쿠터 매장을 만나볼 수 있다. 올 초 열린 CES2015에서 첫 등장한 전기 스쿠터인 ‘고고로’ 오프라인 매장이다.

단순한 스쿠터 매장일 수도 있겠으나 ‘고고로’의 이력을 보면 다르게 느껴진다. 고고로는 스마트폰으로 유명한 HTC의 전 임원들이 설립했다. HTC에서 최고혁신책임자(CIO)인 호레이스 루크가 CEO 자리에 앉았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HTC에서도 CTO를 맡았던 매트 테일러가 임명됐다. 이 후부터는 스쿠터라기보다는 잘빠진 디바이스를 보는 듯 시선이 바뀐다.

▲ 대만 타이페이에 위치한 고고로 오프라인 매장.

매장 내부는 착실하게 구성됐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경사면 위에 올려둔 고고로 스쿠터와 그 앞에 세워진 ‘아이폰’을 먼저 보게 된다. 고고로는 스마트폰과 연동해 사용하는 스쿠터다. 고고로 앞에 ‘스마트’라는 수식어가 붙을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스마트폰에서는 고고로 배터리 사용량과 가까운 ‘고스테이션’의 위치 등을 확인할 수 있다.

▲ 전기 스마트스쿠터 고고로

인터테인먼트 창은 아날로그가 아닌 디지털 환경으로 구축돼 있다. 좌우측으로 방향등 표시가 배치됐으며 좌측부터 배터리 사용량과 속도 시간 등을 확인할 수 있게끔 배열됐다.

▲ 디지털 환경의 인포테인먼트창

좌우측으로는 고고로가 일렬로 세워져 있다. 낮에는 텅텅 비어있던 이 곳이 마감시간에 임박해서인지 모두 들어와 있다. 고고로는 손님들이 직접 스쿠터를 운전해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TEST’라는 마크가 찍혀 있는 모델들이 모두 체험 제품이다. 꽤 많은 손님들이 찾기 때문인지 낮이나 초저녁에는 매장 내 체험 모델을 찾아볼 수 없다. 운행을 마친 스쿠터는 매장 외부에 따로 주차돼 있기도 하다.

▲ 전기 스마트스쿠터 고고로

고고로의 가장 큰 특징은 전기를 연료로 사용한다는 점이다. 전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친환경적이다. 운전석을 열면 앞쪽에 두 개의 배터리가 장착돼 있다. 손잡이를 잡고 땡기면 쑥 하고 뽑힌다. 파나소닉의 리튬 이온 전지다. 스마트폰으로 따지면 탈착식 배터리가 장착된 셈이다.

고고로가 제안하는 배터리 충전 방식은 고스테이션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완충된 배터리가 다수 꽂혀있는 고스테이션은 도시 곳곳에 배치된다. 이 곳에서 운전자는 스쿠터에 장착된 용량이 떨어진 자신의 배터리와 고스테이션에 꽂혀있는 완충된 배터리를 교체한다. 배터리 자체를 교체하기 때문에 충전까지는 1분도 채 안되는 셈이다. 대신 운전자는 고스테이션 사용료를 정액제 형식으로 지불해야 한다.

▲ 전기 스마트스쿠터 고고로의 구조

고고로가 밝힌 운행시간은 완충시 약 160Km 수준이다. 배터리 절약을 위해서 회생 제동 시스템을 갖췄다. 경사구간에서는 과도한 스로틀링을 방지하는 경고 시스템도 보유하고 있다. 최고 시속 95Km 속도로 달릴 수 있다. 경제속도는 시속 약 40Km다.

▲ 전면판을 손쉽게 교체할 수 있다. 다양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

고고로의 또 하나의 특징은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직원이 직접 커스터마이징 하는 모습을 직접 보여주기도 한다. 전용 도구를 이용해 전면판을 1초만에 분리할 수 있다. 원하는 전면판을 가져와 끼워 넣으면 끝이다. 옷을 갈아입듯이 활용할 수 있다.

▲ 스쿠터 왕국 대만, 어디서나 흔하게 볼 수 있다.

가격은 아직 미정이다. 곧 본격적으로 판매가 시작될 것으로 추정된다. 스쿠터 왕국인 대만답게 미래 교통수단의 혁신을 보여줄지 자못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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