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정일주 기자]이동통신사의 지인기반 다단계 휴대폰 판매가 화제다. 정부는 규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지만 일선의 모습은 사뭇 다르다. 진입장벽도 낮고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생각 덕분이다. 실제 다단계 판매를 하고 있는 가입자를 만나보니 용돈벌이일 뿐 전업으로 삼기는 어렵다고 못 박았다.

1일 실제 다단계 휴대폰 판매를 하고 있는 판매자 A씨를 만났다. 30대 초반의 A씨는 “취직 준비를 하며 휴대폰 구매가 필요한 지인들 위주로 영업하기 위해 시작했다”며 “사실상 작은 용돈 벌이 수준이지 전업으로 삼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휴대폰을 판매할 수 있는 지인들의 수는 한정돼 있다. 이 때문에 온라인 휴대폰 다단계 판매도 인터넷 커뮤니티나 카페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딜러판매’가 바로 그것이다. 혹은 전화로 판매하는 텔레마케팅도 있다. A씨는 필요한 지인들에게만 판매할 생각이기 때문에 온라인 판매를 하고 있진 않지만 큰 수익을 노릴 경우 온라인 판매를 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 최근 LG유플러스 다단계 판매업체의 회원 수는 10만 명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온라인 판매를 유도한 사실이 통신사에 발각될 경우 리베이트 전액환수에 벌금까지 받게 된다”며 “이 때문에 소위 ‘폐쇄몰’이라는 비공개 카페나 모임을 만들어 페이백을 주며 판매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말했다.
 
게다가 휴대폰 판매가 이뤄지면 수익에 따라 수수료도 다단계 업체에 내야 해 실질적으로 A씨가 손에 쥐는 금액은 얼마 되지 않는다. 지난달 A씨는 친구의 어머니와 형부에게 휴대폰을 팔아 간신히 5만 원 가량의 리베이트를 벌었다. 한 달 생활비로는 턱도 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 낮은 진입장벽에 다단계 인기...큰 욕심은 버려야
 
지인의 권유로 다단계 판매를 시작하게 됐다는 B씨는 "(다단계 판매는) 진입장벽인 낮다. 움직이는 대리점이기 때문에 비싼 건물 임대료를 주고 매장을 운영하지 않아도 된다. 자신 외의 직원도 크게 필요치 않다"고 말했다.
 
이 때문인지 최근 A나 B씨와 같은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최근 LG유플러스 다단계 판매업체의 회원 수는 10만 명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한 휴대폰 다단계 업체 관계자는 “초기 자본이 필요 없기 때문에 창업가나 전업 주부, 대학생들이 많이 하고 있다”전했다.
 
단 휴대폰 다단계 업체에 회원 가입을 하면서 동시에 휴대폰을 개통해야 판매점 승인 코드를 받을 수 있다. 즉 휴대폰을 구매해야만 판매자로 가입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후 단말 판매 실적이 누적돼 일정 수준을 넘으면 대리점 승인 코드도 받을 수 있다.
 
A씨는 “휴대폰 다단계 판매로 큰돈을 벌수 있을 거란 환상을 품지만 않으면 나쁘지 않은 것 같다”며 “직접 판매하는 입장에서 바라보니 단통법 시행 후에도 통신 시장의 거품은 아직 심한데 주변 사람들에겐 싸게 팔 수 있어 나름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B씨 역시 "본업은 미장원을 경영 하는 것이지만 손님들을 상대로 틈틈히 영업할 수 있어 유리하다"며 "욕심만 부리지 않는다면 보험 영업 보다는 훨씬 간단하고 반응도 좋다"고 밝혔다. 그는 "큰 돈은 아니지만 소액리라도 매달 안정적인 부수입을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 같은 자영업자들에게는 매력적인 아이템"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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