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문기 기자] 애플에게는 ‘아이폰’, 삼성전자에게는 ‘갤럭시S’가 있다면, LG전자에게는 ‘G’가 있다.

촌스런 도식이다. 스마트폰을 쓰고 있는 사용자라면 쉽게 떠올릴 수 있는 말이기도 하다. 하지만 LG전자에게 G시리즈는 나름 애착이 가는 브랜드다. 과거 LG전자는 LG전자를 대표할만한 플래그십 모델이 부재했다. 차별화된 기능 위주로 제품 명칭을 정하고 마케팅에 임했다. 제대로된 LG전자의 대표 스마트폰을 만나려면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2012년 LG전자가 내놓는 플래그십 모델에는 출시 전부터 따라다니는 별칭이 있었다. LG회장의 이름을 딴 ‘구본무폰'이라는 별칭이다. LG전자는 디스플레이와 배터리, 카메라 등 당시 뛰어난 부품 경쟁력을 갖췄지만 이를 하나로 결집시키지 못했고, 이러한 배경하에 LG그룹의 전 역량을 결집한 모델을 만들기에 이르렀다. 첫 제품은 ‘옵티머스G’, 향후 LG전자가 '옵티머스'를 버리면서 'G' 시리즈로 명칭을 변경, LG전자를 이끄는 대표적인 스마트폰 브랜드로 부상했다. 

▲ LG전자 G4

최근 출시한 LG ‘G4’는 LG의 전 역량을 모은 4번째 플래그십 모델이다. 명성만큼 꽤 많은 공을 들인 모델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LG의 노하우가 모두 담긴 제품이라 말할 수 있다.

■ 카메라 성능, ’DSLR급’의 진짜 의미
LG전자가 G4를 말할 때 가장 먼저 언급하는 기능은 ‘카메라’다. 카메라 성능에서만큼은 타사에게 뒤지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은 듯 하다. 그래서 등장한 카피가 ‘DSLR급’ 성능이다. 이 말은 성능이 뛰어나다는 말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거북하게 느껴질 수 있다. 스마트폰의 카메라가 아무리 진화했더라도 DSLR에 비할 수 없는 태생적 한계가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보통 사진의 화질을 결정짓는 요소는 렌즈와 센서, 이미지 프로세서 정도다. 화소 수가 많을수록 해상도가 높아지지만 이미지 데이터를 처리하는 프로세서가 노이즈를 제대로 억제하지 못하고 사진의 디테일과 표현 색감을 살리지 못하는 오히려 사진의 품질은 떨어진다. 큰 사이즈의 DSLR과 작은 몸체를 유지해야 하는 스마트폰 간에는 하드웨어 격차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

▲ LG G4 카메라 활용 모습

그렇다면 어떤 자신감으로 LG전자는 G4 카메라에 대해 ‘DSLR급’이라는 표현을 쓴 것일까. 이 말은 ‘DSLR은 아니더라도 DSLR이 출력하는 결과물에 근접하는 사진을 스마트폰에서 구현할 수 있다’ 정도로 바꿔 표현할 수 있다. 하드웨어 성능을 소프트웨어적인 관점에서 풀어내는 셈이다.

이를테면 LG전자의 ‘아웃포커싱’ 기능을 예로 들 수 있다. LG전자는 DSLR 등에서 구현되는 아웃포커싱 효과를 내기 위해서 총 4개의 포커스가 다른 사진을 재빠르게 찍은 후, 4개의 결과물을 합성하는 방식으로 아웃포커싱을 구현한다. 하드웨어의 한계를 소프트웨어적으로 해결했다 할 수 있다. 아이폰 카메라가 iOS와 모바일AP인 A 프로세서의 도움을 받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여기에 LG전자는 한 가지를 더 추가했다. DSLR급에 준하는 사진 결과물을 만들어주는 것뿐만 아니라 DSLR이 가지고 있는 사용자 경험을 ‘전문가 모드’라는 설정으로 추가시켰다. ‘전문가 모드’에서는 화이트밸런스와 감도, 셔터 속도 등을 DSLR과 마찬가지로 조절할 수 있다. 나만의 사진을 찍어볼 수 있다. 어두운 환경에서 찍을 때는 자동 촬영에 의지하지 않고 사용자가 감도와 서텨속도 등을 조절해 더 밝은 사진을 얻을 수 있다.

LG G4는 좀 더 빠른 촬영을 위해 카메라 앱으로의 진입속도를 0.6초로 줄였다. 레이저 오토 포커스도 더 빨리 작동한다. 한 가지 팁이 있다면 후면에 볼륨 하단 버튼을 연속으로 빠르게 두 번 누르면 셔터로 사용할 수 있다.

▲ 전문가 모드를 통해 더 어두운 악조건 속에서도 밝은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셀피를 위해서는 800만 화소 카메라를 전면에 장착시키고 ‘제스처 인터벌샷’을 새롭게 추가시켰다. 이전에는 주먹을 쥐고 피는 동작으로 셀프 촬영이 가능했다면 주먹을 쥐고 펴는 동작을 두 번 연속해 함으로써 2초 간격으로 총 4장의 사진을 연속으로 찍을 수 있게 됐다. 

하드웨어적으로는 F1.8의 조리개를 적용했다. 빛을 더 많이 받아들일 수 있게 됐다. F1.9렌즈 대비 49% 더 많은 빛을 수용할 수 있다. 이미지센서는 1/2.6인치 사이즈로 커졌다. OIS 2.0은 최대 2도까지 흔들림을 잡아준다. 적외선 센서인 ‘IR 센서’와 가시광선 센서인 ‘RGB센서’가 결합된 컬러 스펙트럼 센서가 적용돼 사람의 눈으로 본 장면과 비슷한 화이트 밸런스를 설정해준다.

▲ LG G4 사진 결과물

■ 누가 봐도 알 수 있는 G만의 디자인 완성
LG전자 G4는 ‘G’만의 디자인이 완성됐음을 보여준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후면 버튼을 유지하면서 전면을 3000R 곡률로 휘게 구현했으며, 메탈과 유리, 플라스틱을 넘어 천연가죽을 도입해 차별화에 성공했다. 베젤을 줄여 전체 크기 대비 화면 비율을 높였고, 플로팅 매스 기술을 진화시킨 슬림 아크 디자인이 적용됐다. 하나하나 따져보면 모두 LG전자가 그간 집중했던 디자인 철학이 반영됐음을 알 수 있다.

LG전자가 최근 주목하고 있는 스마트폰 콘셉트는 ‘아날로그’다. 사용자들에게 친숙한 이미지를 주기 위해 외부뿐만 아니라 내부 GUI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어쩌면 ‘천연가죽’이라는 소재는 LG전자가 그간의 콘셉트를 제대로 알려줄 수 있는 수단이었을 수도 있다.

G4에 적용된 가죽은 ‘풀 그레인’이라 불리는 최상급의 가족이다. 통풍성이 탁월해서 장시간 쾌적함을 느낄 수 있다. 처음 제품을 받아들었을 때 가장 걱정되는 부분은 발열에 따른 부담감이었다. 가죽을 사용했기 때문에 방출된 열이 쉽게 빠지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다. 실제로 사용했을 때는 생각만큼 발열량이 큰 부담이 되지는 않았다.

▲ LG G4 후면

LG전자는 ‘천연가죽’의 단점인 수분과 열에 대한 저항력을 높이기 위해 질 좋은 가죽 재료뿐만 아니라 배지터블 태닝과 엣지 코팅과 같은 강도 높은 후가공 처리를 통해 내구성을 높였다. 스티징 처리를 통해 멀리서도 가죽이 쓰였음을 알 수 있게 해준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천연가죽이 주는 탄력감은 적다는 점이다. 후면을 쓰다듬으면 부드럽다기보다는 탁탁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 LG G4는 후면 탈착식으로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다. 

G4에 적용된 ‘슬림 아크’ 디자인을 말하기 전에 ‘플로팅 매스’ 디자인을 먼저 언급해야 한다. LG전자가 꽤 밀던 디자인 콘셉트였고, 이를 통해 한층 더 진화된 ‘슬림 아크’가 탄생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플로팅 매스’ 디자인은 전면이 떠 있는 것처럼 연출해 실제보다 제품이 더 얇게 보일 수 있도록 한다. LG전자는 모서리각을 강조해 디자인을 더욱 강조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슬림 아크’도 마찬가지다. 좌우측뿐만 아니라 후면에 곡률을 적용해 실제보다 기기를 더 얇게 보이게끔 구현했다. 여기에 전면의 3000R 곡률을 줘 몰입감을 높였다. 그림갑도 높아지는 부가적인 효과까지 더했다.

▲ 전면이 붕 떠 보여 실제보다 더 얇은 두께를 경험케 한다. 

디스플레이는 IPS LCD가 쓰였다. LG전자는 전작보다 성능을 보다 향상시켰다는 의미로 ‘퀀텀 IPS’라는 마케팅 용어를 도입했다. 말 그대로 퀀텀 점프한 디스플레이라는 뜻이다. 전작인 G3에 적용된 디스플레이 대비 색재현율과 휘도, 명암비 등을 높였다. 실제로 화면을 마주하면 3000R 곡률과 탁월한 화질로 몰입감이 높다.

■ 한 눈에 보기, LG UX 4.0
LG전자가 그간 ‘옵티머스’라 불렀던 UX명을 어느 순간 ‘LG UX’라는 이름으로 바꿨다. 버전도 4.0으로 향상됐다. 실제로 써 본 LG G4의 LG UX를 한 마디로 정의하면 ‘한 눈에 보기’라 표현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아이콘 색상이 더 선명해졌다. 아이콘들은 미세하게 모서리가 곡선으로 변형됐다. GUI 애니메이션은 보다 부드러워져 마치 물이 흐르는 듯한 움직임을 연출해준다.

스마트 알림이는 시간과 날씨만 알려주는 게 아니라 그에 따른 맞춤형 알림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날씨가 좋다면 “자전거 타고 출근하기 딱 좋습니다” 등의 메시지를 전달해준다. 날씨관련 문구는 700여 개로 때마다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 스마트폰의 상태도 알려준다. 좌측의 물음표를 누르면, G4에 작동 방법에 대해 알아볼 수도 있다.

▲ 스마트 알림이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기능으로 스마트 게시판은 메인화면에서 좌측으로 밀면 해당 내용을 열람할 수 있다. 위젯을 한 화면에 모아놨다. 지원되는 애플리케이션은 향후 더 늘어날 전망이다.

▲ 스마트게시판

갤러리는 분류 기능이 추가됐다. 촬영 일자나 장소에 따라 사진을 모아놓기도 하고, 앨범으로 정리해주기도 한다. 사용자가 직접 분류할 필요가 없어졌다.

LG G4에 아쉬움 점은 기본적인 하드웨어 성능이다. 성능이 떨어져서라기 보다는 타 제품 대비 아쉬움이 남는다. 퀄컴 스냅드래곤808과 LPDDR3 규격의 메모리, eMMC 저장장치 등 준수한 하드웨어들을 구비해놓고 있기는 하지만, 엑시노스7420과 LPDDR4 메모리, UFS2.0 인터페이스 등을 장착한 갤럭시S6에는 밀린다. 이미 각종 벤치마크 툴을 통해 입증된 바 있다. 물론 체감되는 경험 자체는 그리 크지 않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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