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문기 기자] 하반기 상용화를 목표로한 모바일 프로세서가 속속 공개되면서 벌써부터 제조업체들의 전략 스마트폰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64비트 생태계로의 전환을 계기로 더 높은 성능과 전력효율을 보여준 상반기 모바일AP를 뒤로하고 더 완성도 높은 모델들이 출현할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갤럭시노트5에는 차세대 엑시노스가 LG전자의 프리미엄 제품에는 퀄컴 스냅드래곤820이 탑재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주요 중국 업체들도 파트너십을 더욱 강화함에 따라 인텔과 퀄컴, 미디어텍 등의 다양한 신규 모바일 프로세서를 도입할 것”이라며, “상반기 모바일 프로세서를 통해 스마트폰의 부품들이 한층 성능업 되면서 터닝포인트를 맞았다면, 하반기에는 안정된 성능과 효율을 통해 완성도가 더 높아진 모바일AP가 두뇌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담당하는 모바일AP는 단말의 성능을 가늠하는 척도 구실을 해준다.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부품의 수준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대략의 하드웨어 제원을 유추해볼 수 있다. 예를 들어 갤럭시S6는 ‘엑시노스7420’이 LPDDR4 규격 메모리와 UFS2.0 인터페이스를 지원할 수 있음에 따라 해당 부품이 모두 탑재된 바 있다.

▲ LG G4 중국 론칭 현장. LG전자는 G4에 퀄컴 스냅드래곤808을 장착했다.

■ 퀄컴 1위 굳히기, 차세대 아키텍처 도입
글로벌 모바일AP 시장은 퀄컴이 장악하고 있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모바일AP 시장의 52.9%를 퀄컴이 가져갔다. 베이스밴드와 원칩 솔루션 등 LTE시장 속 발빠른 대응으로 수년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퀄컴의 하반기 전략 모델은 ‘스냅드래곤820’이다. 퀄컴의 첫 64비트 커스텀코어인 ‘카이로(Kyro)’가 적용된다. 앞서 퀄컴은 ‘크레이트(Krait)’, 스콜피온(scorpion)라는 아키텍처를 활용한 커스텀 코어를 사용했다. 통상적으로 대부분 ARM의 아키텍처에서 비롯된 커스텀 코어는 ARM 레퍼런스 디자인 대비 상대적으로 더 높은 성능과 전력효율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프리 사이즈 티셔츠를 구입해서 자신의 몸에 맞게 리폼하는 절차를 거쳤다고 볼 수 있다.

퀄컴은 스냅드래곤820을 3D 핀펫 공정에서 생산한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14나노 핀펫 공정 생산이 가능한 삼성전자가 전담할 것으로 추정된다.

스냅드래곤820을 탑재한 스마트폰은 인지 능력이 향상된다. 독자 인지 컴퓨팅 기술인 ‘제로스’ 때문이다. 센싱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해주며, 자동 명령을 내려주는 플랫폼이다. 음성인식과 보안 능력이 올라가고 통신 네트워크 접속도 빠르게 진행된다. 새로운 감각의 ID 지문인식 기술도 적용된다. ‘센스ID’는 초음파를 사용해 완전히 깨끗한 손가락이 아니더라도 지문을 읽어낸다. 유리 및 사파이어 글래스를 통해서도 작동한다.

▲ 퀄컴은 하반기 새로운 아키텍처를 도입한 스냅드래곤820을 내놓는다.

■ 삼성 비메모리 강화, 엑시노스 첨병
올해 갤럭시S6으로 터닝포인트를 맞은 삼성전자도 모바일AP 역량을 한껏 올릴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글로벌 모바일AP 점유율 4.2%로 하락세에 빠져 있는 상태다.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 엑시노스7420을 전면에 내세워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엑시노스7420은 14나노 핀펫 공정 양산의 성공을, 갤럭시S6 탑재로 제품 상용화가 가능함을 증명했다. 발 빠른 미세공정화 성공으로 최근에는 펩리스업체들의 러브콜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하반기 출시될 모바일AP로 주목받는 모델은 ‘엑시노스7420’의 후속작인 ‘엑시노스7422’다. 업계에 따르면 차세대 ARM 말리-T880이 결합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모델로 ‘엑시노스7430’은 ARM의 A72 코어와 A53 코어를 엮은 옥타코어 프로세서일 가능성이 지목된다. 갤럭시노트5를 통해 상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외에 프리미엄 원칩 솔루션 도입, 커스텀 코어 개발 및 상용화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중저가 제품을 대상으로 모바일AP와 베이스밴드를 하나의 칩으로 엮은 원칩을 상용화한 바 있다. 프리미엄 모델의 경우에는 퀄컴칩에 의존했다. 프리미엄 원칩까지 손에 넣는다면, 삼성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반도체 위상을 더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커스텀 코어는 최근 불거졌다. ARM 코어용 개발 툴 지원대상 명단에서 ‘엑시노스M1’이 포착되면서부터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커스텀코어는 내부적으로 ‘몽구스 프로젝트’로 불리고 있다. 삼성전자가 이미 테스트에 돌입했으며, 빠르면 내년 출시할 예정인 ‘갤럭시S7’에 상용화될 가능성도 지목되고 있다.

▲ 삼성전자 엑시노스7 옥타

■ 모바일AP 경쟁 격화, 하반기 점프업
인텔은 올해 아톰 프로세서의 14나노 공정 진입과 함께 라인업을 재정비했다. 엔트리 모델을 대상으로 한 X3와 메인스트림 X5, 프리미엄은 X7로 명명됐다. 코드명 체리트레일로 알려진 저전력 프로세서다.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와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모두 지원한다. 64비트 명령어 체계를 따른다. 8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가 내장됐다.

아톰 X 시리즈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투인원 등 다양한 폼팩터에 적용 가능하다. XMM7360 베이스밴드와 결합해 하향 최대 450Mbps 속도의 LTE를 지원할 수도 있다. 다양한 제조업체들로부터 적용 제품이 출시되고 있으며, 하반기 보다 확대될 전망이다. 원칩 솔루션인 ‘소피아’도 하반기 새로운 모델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미디어텍은 올해 ‘헬리오’라는 모바일AP 브랜드를 론칭하고, X10과 X20 프로세서를 공개했다. 이중 헬리오 X20은 하반기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장착될 예정이다. 유력한 업체로는 샤오미가 거론되고 있다.

헬리오 X20은 데카코어 프로세서다. 이중 클러스터 빅리틀 방식의 이기종 CPU 설계가 도입됐다. 트라이 클러스터 방향으로 배열된다. A72과 A57, A53 코어가 각각 2, 4, 4개 엮여있다. GPU는 말리-T880이 붙는다.

▲ 미디어텍 데카코어 프로세서 '헬리오 X20'

화웨이는 차세대 스마트폰인 ‘어센드 메이트8’과 ‘어센드 D8’에 기린950을 탑재할 것으로 예측된다. 기린950은 A72코어와 A53 코어를 활용한 옥타코어 프로세서로 알려졌다. 당초 올해 4분기 상용화될 계획인 모델이다.

한편, 애플은 아이폰6S와 아이패드 에어3 등에 차세대 모바일AP A9를 적용한다. 애플은 그간 ARM의 라이선스를 활용해 자체적으로 칩을 설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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