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성상훈 기자] 모바일게임이 제2 부흥기를 맞이하고 있다. 상향 표준화된 하드웨어 스펙으로 퀄리티 높은 그래픽의 모바일 게임 개발이 가능해졌고, 간편해진 모바일 결제 플랫폼으로 유저들은 손쉽게 지갑을 연다. 특히 블레이드, 영웅, 레이븐, 마블퓨처파이트 등 연이어 이어지는 블록버스터 모바일 게임들은 회오리치는 게임 시장속에서 유저들의 눈을 사로잡으며 트렌드를 이끌어가고 있다.

지난해 말 성장 규모가 잠시 주춤할 것으로 예상되기도 했지만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이견을 다는 전문가는 많지 않다. 지난해는 1조3,000억원 규모의 시장을 기록했던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은 올해 완만한 성숙기를 지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모바일게임 시장이 성숙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갖췄다. 국가별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를 보면 한국은 일본과 미국에 이어 3위다. 순위는 세번째에 있지만 사실상 전세계 구글플레이 매출을 3등분하고 있다. 4위인 독일의 경우 일본, 미국, 한국과 비교하면 그 비중은 10%도 채 안되는 수준이라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비교된다.

지난해4월부터 지난4월까지의 국내 모바일OS 점유율 추이

지난해에 비하면 iOS 비중이 커졌지만 한국은 여전히 안드로이드 비중이 높은 국가다. 시장조사기업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기준 안드로이드 비중은 79%를 차지하고 있다.

모바일게임 인앱결제 비율도 최고 수준이다. 한국 유저들은 미국 대비 30%, 중국과 비교해서도 24%나 더 자주 모바일게임 결제를 하는 것으로 조사된바 있다. 한국인의 스마트폰 이용시간도 미국의 1.5배 달할 정도로 스마트폰 자체를 손에서 놓지 않기로 유명하다. 결국 자연스럽게 모바일게임을 자주 접하게 되는 시장 구조를 갖춘 셈이다.

■하드웨어 상향 평준화, 고퀄리티 모바일게임 선도

모바일게임은 지난 2012년 애니팡, 드래곤플라이트 등 히트작들이 연이어 나오면서 게임사들에게 또 하나의 동기부여를 제공했다. 2013년부터는 갤럭시S4, 아이폰5 등이 출시되면서 스마트폰의 스펙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그리고 갤럭시S6 시리즈와 아이폰6 시리즈가 시장에 출시되면서 스마트폰의 스펙은 그야말로 상향 평준화됐다.

지난 2013년 4월 출시된 갤럭시S4는 스냅드래곤600, 갤럭시노트3는 삼성 엑시노스 5250이 탑재됐다. 당시 스냅드래곤600의 GPU 성능은 최대 160지플롭스(GFLOPS: 부동소수점연산횟수)에 가까운 성능을 냈고 최근 출시된 갤럭시S6의 엑시노스 7420(말리 T760 MP8)은 210GFLOPS를 상회한다.

언리얼엔진 모바일게임 시대를 연 블레이드 for kakao

스냅드래곤810은 388GFLOPS를 기록했을 정도로 모바일 GPU의 성능은 시간이 지날수록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플레이스테이션3가 250GFLOPS 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미 스마트폰이 이전세대 콘솔게임의 그래픽 성능을 뛰어넘었다.

PC 게임의 전유물이었던 '언리얼엔진'이 모바일 게임에도 적용되기 시작했고 지난해 '블레이드 for kakao'라는 걸출한 대작을 만들어 내기에 이르렀다. 블레이드는 지난해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수상하면서 모바일게임의 새로운 지평을 썼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iOS용 게임중에도 언리얼엔진4로 개발된 '엔젤스 인 스카이'가 일본 앱스토어에 출시된 뒤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하드코어RPG, 속속 등장모바일게임 새 지평

앞서 언급한 블레이드 외에도 지난해에는 영웅의 군단, 드래곤가드, 신무 등 하드코어RPG가 대거 모바일게임으로 등장했다. 캐주얼게임이 주류였던 모바일게임 시장의 새로운 지평을 열게 된 것이다.

용량이 많은 게임들임에도 불구하고 매출 부문에서도 상위권 자리를 차지하면서 '하드코어 모바일 RPG'가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과거에는 수백메가바이트를 차지하는 고용량 게임은 유저들의 외면을 받기 일쑤였다.

넷마블 대작 모바일RPG 레이븐 with naver(왼쪽)와 마블퓨처파이트

와이파이가 아니라면 요금폭탄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에 쉽사리 다운로드 버튼을 누르지 못했다. 하지만 무제한 요금제가 이통3사 사이에서 보편화되고 LTE-A 시대가 열리면서 다운로드를 고민하는 풍경은 빠르게 사라져갔다.

올해도 레이븐을 필두로 크로노블레이드 등 차기 모바일게임 대작들이 기다리고 있다는 점에서 또 다른 기대를 모으고 있다.

■모바일게임 TV광고 시대, 게임사들 모바일에 '올인'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 상위 랭크 게임들은 거의 모든 게임이 TV광고를 시작한 것도 주목할만한 점이다. 레이븐, 세븐나이츠, 클래시오브클랜 광고는 극장, 공중파, 케이블채널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을 정도다. 특히 클래시오브클랜은 모바일게임 TV광고 전성시대를 연 장본인이기도 하다. 지난 2012년 8월 출시됐음에도 장기적인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유명 연예인이나 걸그룹을 동원한 광고 마케팅은 유저들의 눈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전국민이 스마트폰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시장 상황을 감안할때 '광고시청=다운로드'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게 업계 중론이다.

헐리우드 인기 배우 리암 니슨이 출연한 클래시오브클랜 슈퍼볼 광고(위)는 영화 테이큰을 패러디해 유저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고, 네이버와 넷마블도 배우 차승원을 동원한 레이븐 광고(아래)로 마케팅 공세를 출발했다. 최근에는 배우 유인나가 출연한 레이븐 CF 2탄이 TV 전파를 타고 있다

구글플레이 톱10에 올라있는 게임들의 마케팅 비용을 환산하면 최소 수백억원이 넘는다. 모바일게임 TV 광고가 대형 개발사와 중소 개발사의 양극화를 만들고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모바일게임 자체를 유저들에게 더 친숙하고 자연스럽게 다가가는 계기가 된 것은 사실이다.

결국 게임사들은 또 다시 모바일 게임에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선택이 됐다. 모바일게임이 '제2의 부흥기'를 맞이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엔트리브소프트는 지난해 11월 서관희 신임대표 부임 이후로 모바일게임에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하고 있으며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역시 부진탈피의 일환으로 모바일게임사업에 올인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위메이드의 경우 지난 2013년 윈드러너를 대박낸 이후 모바일게임 사업에서만 1,4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전례를 볼때 모바일게임에 올인하겠다는 결정이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엔씨소프트 역시 지난 2월 넷마블게임즈와 협력 체제를 구축하고 상호 교환 형태로 지분을 인수하면서 모바일게임 역량 강화에 나섰고, 액토즈소프트도 지난 3월 엑토즈게임즈를 물적분할하고 모바일 게임 사업과 신사업을 분리시켰다.

■모바일게임사 실적 '대박' 예상

이미 모바일게임 전문기업으로 발돋움한 게임빌과 컴투스는 다가오는 1분기 실적발표도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게임빌의 경우 시장 예상치를 약간 밑돌 것으로 전망되기도 했지만 컴투스의 경우 전년대비 20배 이상 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원조 글로벌 출시 모바일게임 서머너즈워가 1년째 히트행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2번째 글로벌 출시 게임인 마블퓨처파이트를 내놓은 넷마블도 지난해 4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이후 또 다시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내놓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레이븐은 출시 1주일만에 거의 모든 모바일게임 차트를 휩쓸었고 마블퓨처파이트 역시 인기 무료 게임 앱 1위를 기록하는 등 안정적으로 순위 상승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넷마블과 게임빌, 컴투스는 오는 12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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