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봄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삼성 LG를 포함, 세계 톱4 휴대폰 업체가 모두 참여해 ’한국 속의 글로벌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비록 선두 그룹은 아니지만, 구글폰으로 유명한 대만의 HTC도 이미 스마트폰 터치 다이아몬드를 런칭하고 3월 초부터 판매에 들어가는 등 참여 업체의 증가와 이통사들의 서비스 경쟁으로 스마트폰 시장은 이른 봄부터 달아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 이동통신 리서치회사의 조사에서도 6개월 내 휴대폰 교체 의향자의 45%가 스마트폰을 이용하겠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시장의 반응도 고무적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장 확대에 우호적인 상황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스마트폰 시장의 빠른 확산을 가로막을 불안요소들을 들어, 섯불리 ’순항’을 점칠 수는 없다는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걸림돌 하나, "유행 지난 모델에, 인위적 시장 부양의 한계’

올해 선보이는 스마트폰들은 하나 같이 ’철 지난’ 제품이다. 물론 세계 시장에서 검증 받은 제품이긴 하지만 얼리어댑터가 즐비한 한국 시장에서 ’참신성이 떨어지는’ 스마트폰들이 얼마나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지는 의문이다.

소니에릭슨의 ’엑스페리아 X1’은 지난해 9월 출시된 ’오래 된’ 제품이고, 노키아의 ’6210 내비게이터’도 작년 10월 출시된 제품이다.

지난 26일 선보인 HTC의 ’터치다이아몬드’는 출시된지 8개월이 지났고, 2월 초 스폐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WMC )2009´에서 올 2분기중 출시될 후속 모델 ’터치 다이아몬드2’가 공개돼 ’김이 빠진’ 상황이다.

물론 삼성과 LG 제품도 해외사장에서 수개월 전 판매했던 제품이다.

현재 일고 있는 국내 스마트폰 시장 활성화 움직임이 이통사들의 ’인위적 붐업’에 의한 것이라는 점도 휴대폰 업체들에게 의욕 못지않은 불안감을 주는 요인이다.

한 휴대폰 업계 관계자는 "이동통신 서비스 업체들이 외산 스마트폰을 경쟁적으로 도입하면서 국내 업체와의 경쟁을 유도하는 등 ’제조사 길들이기’에 나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아직 너무 작다. 거대 글로벌 기업 외에는 어느 정도 시장 상황을 본 후 스마트폰 시장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 관계자도 "해외에 비해 국내 시장에 스마트폰 출시가 적은 이유는 아직도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걸림돌 둘, "어렵고, 데이터요금도 비싸다"

삼성전자 T옴니아는 출시된지 3개월여 만에 5만대의 판매고를 올리고 있지만 중고 휴대폰 시장에 매물로 나오는 양도 상당하다. 휴대폰 전문 커뮤니티인 세티즌의 중고품 쇼핑몰에서만 지난달 말 이후 4주만에 130여대가 매물로 등록됐다. 하루평균 5대가 올라온 셈.

그 이유를 살펴보면, "사용법이 어려워 피곤한 휴대폰"으로 압축된다.

데이터 요금도 문제다. 스마트폰에 특화된 데이터요금제가 없기 때문에 마음 편히 이용하기 어렵다는 것. 이에 대해 SK텔레콤 신창석 상무는 "현재 요금제에 사용자가 많은 불편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요금제를 마련하고 있다"며 "상반기 중 스마트폰용 새 요금제를 내놓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2009년 국내 휴대폰 시장은 다양한 스마트폰의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해다. 과연 스마트폰이 국내 시장에서도 당당히 자리잡을 수 있을 지, 지금처럼 마니아 층만 쓰는 어렵고 복잡한 폰 신세를 벗어나지 못할지 올해가 운명을 가르는 해가 될 전망이다.

송영록 기자 syr@it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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