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삼성전자 ’T옴니아’만이 고군분투했던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 최근 들어 글로벌 휴대폰 제조업체들이 잇달아 가세하면서 판을 키워 나가고 있다.

구글폰으로 유명한 대만 HTC가 지난 26일 대대적인 신제품 발표회를 갖고 스마트폰을 국내시장에 런칭한 데 이어, 세계 1위 휴대폰 제조업체인 노키아, 4위 소니에릭슨도 국내 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주력 제품으로 스마트폰을 선택했다.

이에 앞서 세계 3위 휴대폰업체로 올라선 LG전자도 이번 주부터 풀터치스크린 스마트폰 ‘인사이트(INCITE)’를 SK텔레콤·KTF를 통해 국내 출시했으며, 세계 2위 업체 삼성전자 역시 올해는 작년 11월 출시한 T옴니아를 전략 제품으로 밀고 간다고 밝히고 있지만, 해외시장에는 올해 10종 이상의 스마트폰을 출시할 계획이어서, ’필요시 언제든’ 신모델을 투입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올해 국내 후대폰 시장은 글로벌 선두 업체들의 스마트폰 경쟁이 불가피해지며 세계 휴대폰 시장의 축소판이 될 전망이다.

◇세계 휴대폰 업체, 한국 스마트폰 시장에 집결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세계 휴대폰 시장의 약 11%가 스마트폰이다. 하지만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 

해외 업체들이 위피탑재 의무화 해제에 따라 국내 시장에 진출하면서 주력제품을 스마트폰으로 선택한 것도 아직 제대로 판이 펼쳐지지 않은 한국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먼저 포문을 연 것은 구글폰으로 유명한 대만의 HTC. HTC는 26일 성대한 신제품 발표회를 열고 스마트폰 터치다이아몬드를 한국 시장에 런칭했다.

SK텔레콤을 통해 판매될 이 제품은 다이아몬드를 형상화한 고급스러운 뒷면 디자인에 두께도 기존 삼성 스마트폰의 약 80% 정도로 슬림하다. 기존 스마트폰의 UI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독자적인 3D 터치 인터페이스인, 터치플로3D도 특징이다. 작년 6월 유럽에서 처음 출시된 이후 전 세계적으로 300만대 이상 판매된 히트작이다.

세계1위 휴대폰 업체 노키아는 3월 중 SK텔레콤과 KTF를 통해 스마트폰 ’6210 내비게이터’폰을 내놓을 예정이다. 세계 1위 휴대폰 업체로서 지난 2003년 국내에서 철수한 뒤 6년 만에 다시 도전장을 던지면서 스마트폰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최근 국내 영업소를 오픈하고 한국법인 설립을 준비 중인 소니에릭슨도 3월 SK텔레콤을 통해 엑스페리아 X1을 출시한다. 이 제품은 MS의 윈도 모바일 OS에 터치스크린 방식의 스마트폰이다. 쿼티 키보드를 장착한 점도 특징이다.

다만 국내에도 많은 마니아 층을 형성하고 있는 애플의 아이폰은 아직도 출시여부가 불분명한 상황. 애플의 가격 정책이 국내 통신사와 맞지 않아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아이폰 출시와 관련해서는 노코멘트"라는 입장을 밝혔다.

◇LG전자 60만원대 스마트폰 ’인사이트’로 승부

이같은 상황에서 세계 3위 휴대폰 업체 LG전자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60만원대 스마트폰 인사이트를 이번 주 출시하며 국내 스마트폰 시장 공략의 포문을 열었다.

이 제품은 MS 윈도 모바일 6.1 운영체제(OS)를 탑재해 PC와 동일하게 인터넷, 이메일 및 각종 오피스 프로그램들을 이용할 수 있고, 각종 스마트폰 전용 프로그램들도 PC에서 내려받아 설치할 수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인사이트의 출시로 국내 휴대폰 시장에서 스마트폰의 대중화가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꼭 필요한 기능들로만 구성된 실용성 중심의 스마트폰으로 사용 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LG전자는 올 한해 세계 시장에 심비안, 리모, 안드로이드 등 다양한 플랫폼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10종 이상 선보일 예정이다. LG전자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는 상반기에 인사이트를 주력 제품으로 가져갈 것"이라며 "하반기에 인사이트보다 업그레이 된 스마트폰을 1종 이상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T옴니아 ’순항’ 지속

삼성전자가 지난해 11월25일 SK텔레콤을 통해 국내 시장에 선보인 T옴니아는 출시 3개월여만에 판매량 5만대를 넘어섰다. T옴니아는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의 대중화를 위해 개발한 야심작으로, MS 윈도 모바일 6.1과 고성능 CPU, 3.3인치 풀터치스크린, 위성DMB 등을 장착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T옴니아는 출시 직후 일 1000대 가량 판매됐으며, 지금도 매일 700~800대가 팔리는 등 꾸준히 인기를 모으고 있다"며 "100만원대의 높은 가격을 감안하면 대단한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탑재한 휴대폰 3종을 비롯해서 10종 이상의 스마트폰을 세계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국내 시장은 현재도 순항을 지속 중인 T옴니아를 전략 제품으로 밀고 간다는 방침이다.

◇45% 이상, "스마트폰 사겠다"

국내 소비자들의 스마트폰에 대한 관심도 상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동통신 전문 리서치회사인 마케팅인사이트가 지난해 9월 실시한 제8차 이동통신 기획조사(표본규모 7만6000명)에 따르면 6개월 내 휴대폰 교체 의향자의 45%가 향후 스마트폰을 이용하겠다는 의향을 보였다. 이는 조사 당시 국내 스마트폰 보급이 매우 미미한 수준이었음을 감안하면, 크게 높은 수치라는 분석이다. 

특히 조사 시점 이후, T옴니아 판매가 확대됐고, 3월을 기점으로 다양한 스마트폰이 출시될 예정이어서 잠재 구매자의 선택을 받을 경우 시장이 빠르게 확대될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송영록 기자 syr@it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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