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눈을 가진 디카’라는 거창한 구호를 앞세운 한국후지필름의 ‘파인픽스 F200EXR’

지난해 디지털일안반사식(DSLR) 카메라 열풍에 기세가 눌렸던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가 DSLR에 버금가는 기능으로 무장, DSLR 카메라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경기불황으로 인해 올해 디지털카메라 시장 성장세는 예년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하이엔드급 콤팩트 디카와 DSLR 카메라 간 주도권 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전문가들은 2009년 디지털카메라 시장과 관련해, 콤팩트 디카는 전년과 비슷한 200만~250만대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DSLR시장은 지난해에 비해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계속되는 경기침체와 엔화 환율 상승으로 인해 일본 업체가 대부분인 디지털카메라의 가격이 올라가고 있는 상황이다.

그 때문에 여전히 카메라에 관심이 있는 소비자들은 고가의 DSLR에 비해 가격 부담이 적으면서 그에 못지않은 성능을 지닌 하이엔드급 콤팩트 디카로 관심을 옮기고 있다. 콤팩트 카메라의 신제품 가격은 DSLR의 30~50% 수준이면서 무게가 가벼워 휴대가 편리한 장점이 있다.

이같은 소비자 요구에 발맞춰 디지털카메라 제조업체들도 높은 성능의 콤팩트 디카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올림푸스한국인 25일 창립 90주년을 기념해 총 14종의 신제품을 출시했다. 그 중 13종이 콤팩트 디카다. SP-590UZ는 세계 최초로 광학 26배 줌을 장착한 하이엔드급 콤팩트 디카이다. 1.7배 텔레컨버터를 사용할 경우 44배 줌을, 디지털 줌과 함께 사용할 경우 무려 130배의 줌 기능을 제공한다. 그 외에 ISO 64~6400의 고감도를 지원해 어두운 곳에서의 촬영도 문제없다. 화소는 1200만이며, DSLR을 능가하는 초당 10의 연속 촬영 성능도 보여준다. 함께 소개된 다른 콤팩트 디카도 대부분 1200만 화소에 뷰티모드 등 다양한 인물촬영 기능이 돋보인다.

DSLR시장의 강자인 캐논코리아도 19일 DSLR급 콤팩트 디카를 무려 7종이나 선보였다. 이들 제품은 캐논의 4세대 영상처리 엔진 ’디직4’를 탑재해 콤팩트 디카임에도 DSLR 수준의 고화질 이미지를 얻을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캐논은 이같은 콤팩트 디카에 대해, ’DSLR의 심장을 이식했다’는 표현까지 사용하며 DSLR 기능을 제공하는 콤팩트 디카임을 강조하고 있다. 7종의 콤팩트 디카는 자동으로 거리, 밝기 등을 고려해 최적의 촬영 조건을 제공하는 ’스마트 오토’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한국후지필름은 내달 ’인간의 눈을 가진 디카’라는 거창한 구호를 앞세운 ’파인픽스 F200EXR’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 제품은 사용자가 구도만 잡으면 인물과, 풍경, 주야 등 다양한 촬영환경을 고려해 최적의 촬영환경을 찾아주는 게 특징이다. 고해상도는 기본이며, 필름 카메라 색감까지 낼 수 있는 ’필름 시뮬레이션 모드’로 고가의 DSLR과 렌즈가 제공해온 특유의 색감도 제공한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니콘이미징코리아는 이달 초에 고감도 촬영과 광각 26㎜ 촬영이 가능한 하이엔드급 콤팩트 디카인 쿨픽스 S620등 7종을 선보였다. 이들 카메라 역시 사용자들이 셔터만 누르면 환경에 맞춰 초점, 밝기 등을 자동으로 보정해주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삼성디지털이미징의 WB500

삼성디지털이미징도 이달 초 광각 24㎜ 광학 10배 줌 렌즈를 탑재한 하이엔드급 콤팩트 디카인 ’WB500’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작고 가벼운 콤팩트 디카의 특징을 유지하면서 마치 망원렌즈를 사용하는 것과 같은 효과도 누릴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회사측은 신제품 WB500에 대해 "한 손에 쏙 들어오는 콤팩트 디카의 크기에 DSLR 못지 않은 성능과 디자인까지 갖춰 휴대성과 성능, 모두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요구사항을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삼성디지털이미징 전략마케팅팀 황충현 상무는 "항상 휴대할 수 있는 크기에 고품질의 사진을 얻을 수 있는 하이엔드급 콤팩트 디지털카메라가 소비자들에게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침체로 좁아진 시장을 둘러싼 하이엔드급 콤팩트 디지털카메라가 기존 DSLR이 구축해 놓은 시장을 얼마나 공략할 수 있을 지, 그리고 이로 인해 업체간 시장 입지가 어떻게 변화될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송영록 기자 syr@ittoday.co.kr

◇주요 하이엔드 디카 특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