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성상훈 기자] "올플래시 스토리지는 연내 글로벌 시장 점유율 50%, 국내는 80%이상 달성할 것." 유상모 한국EMC통합마케팅 이사의 자신감 넘치는 발언이다.

시장조사기업 IDC 기준, 지난해 EMC 올플래시 스토리지 글로벌 점유율은 23%로 1위다. 퓨어스토리지가 18.3%로 2위, IBM이 16.7%로 3위를 지키며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국내 점유율은 정확히 집계되지는 않았지만 EMC가 약 4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대표적인 EMC 올플래시 스토리지 제품인 익스트림IO는 2013년 말 출시된 뒤 불과 1년 반만에 역대 가장 빠른 속도로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국내만해도 지난해 하반기 레퍼런스 40개 수준이었지만 지난 2월 기준 거의 100여개에 달할 정도로 늘어났다. EMC의 자신감은 두 분기 만에 60여개에 레퍼런스를 확보할 정도로 급성장한 그동안의 실적을 근간에 두고 있다.

2014 하반기 기준 가트너 올플래시 매직 쿼드런트. 글로벌 시장 톱 자리는 EMC-IBM-퓨어스토리지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익스트림IO가 빠른 속도로 시장에 파고든 것은 특유의 일관성과 편리함 때문이다. 클라우드 운영체제(OS)로 각광받는 오픈스택과의 연결성 백업을 쉽게 해준다거나, 다양한 솔루션과 자연스럽게 결합되는 능력이 경쟁사 대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초기에 데스크톱가상화(VDI)시장을 토대로 OLTP 등 티어0 시장에서 많은 레퍼런스를 구축했다고 EMC는 자평했다.

■"올플래시, 미드레인지 시장 경쟁 치열"

내달 EMC도 4세대 익스트림IO 출시를 준비중이다. 지난해 5월 EMC가 인수한 플래시 스토리지 스타트업 DSSD의 플랫폼을 통합한 신제품도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EMC는 DSSD 플랫폼 통합으로 기존 EMC가 보유한 하이브리드 플래시, 서버 플래시, 올플래시 뿐만 아니라 랙 단위에서도 플래시 스토리지를 공급하는 '올플래시 에브리웨어' 전략을 내걸고있다.

EMC 익스트림IO

그러나 시장에서는 EMC가 아무리 빠른 속도로 시장에 파고들었어도 연내 80%에 가까울정도로 독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고 있다. 사실상 무리수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경쟁사들의 행보를 보면 그동안 올플래시가 주류를 이뤘던 하이엔드 시장이 아닌 미드레인지 시장으로 싸움터가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EMC 역시 올해 하이엔드가 아닌 미드레인지 시장 공략 의지를 표명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심지어 박스당 2500만원 미만인 엔트리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그러나 미드레인지 시장 공략을 둘러싼 벤더들의 자신감은 그 어느때보다 충만하다. 그만큼 올플래시가 갖고 있던 '가격' 이라는 단점은 눈에 띄게 빠른 속도로 허물어지고 있다. 따라서 최근 신제품을 출시한 HP와 익스트림IO 신제품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가세하는 하반기 부터는 국내 올플래시 스토리지 시장은 그 어느때보다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바이올린메모리도 지난 2월부터 올플래시 신제품 7300FSP, 7700FSP를 글로벌 출하하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티어1 시장으로 무대를 옮겼다. GB당 가격을 75% 이상 내렸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스토리지 교체 시기가 다다른 고객군들에게 적극적으로 어필할 예정이다.

샌디스크는 아예 티어2, 티어3 시장을 겨냥한 올플래시 제품을 내놨다. GB당 1달러라는 파격적인 가격을 내세우면서 경쟁사들의 경쟁 불꽃에 바람을 넣고 있는 상황이다. EMC의 경우 GB당 5달러 미만대다.

HP 역시 올플래시 영역이 허물어지고 있는 것에는 이견을 달지 않는다. 올플래시 시장에서 HP가 차지하는 비중은 EMC나 퓨어스토리지, IBM에 비해서는 작은편이다. 그러나 미드레인지로 넘어가면 그 어느 벤더에도 뒤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에 차있다. 그만큼 파격적인 가격을 고객사에 제시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경근 한국HP 스토리지 총괄 이사는 "국내 고객사들은 올플래시가 여전히 '하이엔드' 라는 개념을 갖고 있지만 미국, 유럽은 하이엔드 시장에서 20% 이상씩 줄어드는 추세"라며 "국내도 시간이 걸릴뿐 곧 미드레인지로 넘어갈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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