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성상훈 기자] 화웨이가 빠른 속도로 국내 이동통신 시장에서 점유율을 넓히고 있다. 에릭슨LG, 노키아 등 경쟁사 걷어내기에 나서는 한편, 영업 담당 키맨 확보에 나섰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 서울ㆍ경기 지역 네트워크망에 설치되어 있던 기존 에릭슨LG 무선 기지국 장비들이 모두 화웨이 장비로 교체됐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이통3사의 네트워크 장비는 삼성전자와 노키아가 각각 약 40%, 30%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나머지 30%를 에릭슨LG와 화웨이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LG유플러스내 에릭슨LG 장비 비중은 약 20% 정도였지만 모두 화웨이 장비로 교체되면서 사실상 완전히 밀려났다.

화웨이는 지난 2013년 말 LG유플러스에 장비를 공급하기 시작할때부터 공격적인 마케팅을 퍼부었다. 화웨이는 장비 교체시 발생하는 환경 설정, 마이그레이션, 유지보수에 필요한 인력까지 전방위적으로 지원하면서 이른바 '1+4' 전략을 펼쳐왔다.

LG유플러스가 가장 최근 테스트한 화웨이 무선시스템 및 무선라디오헤드(RRH) 일체형 장비 '이지 매크로(Easy Macro)'

기술 인력도 국내 항시 상주되어 있었기 때문에 장비 이슈 발생시 본사에서 사람이 건너오기까지 한달 가까이 걸리는 에릭슨LG에게는 치명적이었다. 여기에 가격까지 후려치다 보니 속수무책으로 밀려날 수 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화웨이 전략의 기본은 '첫 단추만 먼저 끼우자'에 가깝다. 절반 가까이 가격을 떨궈서 영업을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일단 비집고 들어간 다음 유지보수에 대한 비용 부분은 영업 일선에서 컨트롤한다.

화웨이는 SK텔레콤과 KT의 광전송 기간망까지 파고들기 위해 알카텔루슨트, 에릭슨LG 등 경쟁사들의 담당 영업 고위 임원을 스카우트하고 있다. 알카텔루슨트의 경우 SK텔레콤 담당 영업팀 거의 전체가 화웨이로 이직하기도 했다. 지난해 초 70여명이었던 화웨이코리아 인력은 현재 200여명에 달한다.

화웨이의 일관성 없는 가격정책과 인력 수급 방식이 경쟁이라기보다 시장을 교란하는 행위에 가깝다는 경쟁사들의 질타가 이어지기도 한다.

최근 에릭슨LG가 자사에서 화웨이로 옮긴 모 임원이 LTE-A 기술 유출 혐의로 경찰 수사까지 벌이는 등 양측의 신경전까지 날카롭다. LG유플러스는 이미 백본망까지 화웨이 장비가 공급됐기 때문에 다음 타깃은 SK텔레콤과 KT다. 다만 아무리 가격이 저렴하고 영업력을 높여도 메인 장비까지 파고들기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네트워크 장비업체 한 임원 관계자는 "SK텔레콤과 KT도 어차피 메인은 삼성전자 장비를 쓰고 있는 상황"이라며 "장비 업체들 기준으로 보면 삼성전자 장비가 1순위로 들어가고 나머지에 무슨 장비를 쓸 것이냐의 차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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