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정일주 기자]뱅크월렛카카오가 출시된 지 4개월 가까이 지났지만 이용자 수는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관련업계는 뱅크월렛카카오가 유사한 송금 서비스에 비해 불편하고 결제부분도 가맹점 경쟁력이 없기 때문이라 지적했다. 이에 뱅크월렛카카오 측은 수수료 이점을 무기로 가맹점을 확보하고 있으며 차차 단점을 보완해 나가 다양한 은행업무를 볼 수 있는 전자지갑 서비스로 차별화하겠다는 계획을 보였다. 

이와 관련해 본지에서는 다음카카오, SK텔레콤, LG유플러스, 비씨카드 등 다양한 핀테크 진출 업체를 초청해 [핀테크인사이트2015] '손에 잡히는 핀테크' 세미나를 개최한다. 오는 25일 여의도 사학연금회관 대강당에서 오전 9시 반부터 오후 6시 반까지 진행된다. 행사 사전 등록자 3명에게는 당일 추첨을 통해 삼성페이를 탑재한 갤럭시S6를 증정할 계획이다.

작년 11월 11일 다음카카오는 금융결제원 및 은행과 손잡고 뱅크월렛카카오를 출시했다. 뱅크월렛카카오는 사용자의 은행 계좌를 직결해 예치금을 가상화폐인 뱅크머니로 바꿔 카카오톡 친구간 송금 및 온오프라인 결제에 쓸 수 있는 서비스다.
 
18일 닐슨코리아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출시 직후 117만 1,394명이었던 뱅크월렛카카오의 작년 11월 순 방문자수는 12월이 되자 61만 7,127명으로 반토막이 났다. 이어 올해 1월 43만 1,376명으로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다가 지난 2월 111만 1,319명으로 회복세를 보였으나 출시 첫 달에 미치지 못하는 수치였다.
 
▲ 18일 닐슨코리아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출시 직후 117만 1,394명이었던 뱅크월렛카카오의 작년 11월 순 방문자수는 12월이 되자 61만 7,127명으로 반토막이 났다
 
뱅크월렛카카오의 뱅크머니 이용도도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뱅크월렛카카오 이용자들의 일반적인 뱅크머니 충전금액은 2, 3만원으로 추정된다. 금융결제원 측은 이용자들이 분실 우려와 동시에 고액을 송금하거나 결제하지 않기 때문으로 파악했다. 뱅크월렛카카오 일일 충전한도는 50만원이다.
 
■ ‘뱅카’ 불편함 너무 많아, 폰뱅킹 송금 대체 어렵다
 
뱅크월렛카카오의 이런 답보 상태에 핀테크 업계 관계자들은 서비스가 불편하고 경쟁력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홍병철 레드해링 대표는 기존 금융 서비스에 비해 10배 이상 편리해야 이용자들이 쓸 마음이 들 것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우선 뱅크월렛카카오의 단점으로 지적되는 것 중 하나는 송금 시 돈을 받는 카카오톡 친구도 뱅크월렛카카오를 가입해야 한다는 점이다. 카카오톡 친구에게 송금할 때 상대방이 뱅크월렛카카오를 가입하지 않은 상태의 경우 보내진 뱅크머니는 3일 이내에 환불된다. 반면 펌뱅킹 방식의 옐로페이와 토스의 경우 송금 대상자가 해당 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돈을 은행계좌로 받을 수 있다.
 
이어 일일충전한도와 일일 뱅크머니 수신한도 50만원도 단점으로 꼽혔다. 소액만 송금 및 수신이 가능해 활용도가 떨어지고 친구로부터 받은 뱅크머니는 다음날 12시 이후부터 자신의 은행계좌로 입금할 수 있다. 즉 급하게 돈이 필요해 친구로부터 뱅크월렛카카오로 송금을 받더라도 바로 받아 쓸 수 없는 것이다.
 
한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뱅크월렛카카오는 송금 서비스를 중점적으로 내세웠으나 실질적으로 쓰기 너무 어렵다”며 “이벤트를 할 때만 이용자가 늘고 이후엔 다 떨어져 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 뱅크월렛카카오 가맹점 중 온라인은 카카오 선물하기, 카카오픽, 알라딘(PC), I스타일(PC) 4곳이다. 매장결제는 편의점 CU 서울지역만 가능하다.
 
뱅크머니 결제 가맹점 부족도 뱅크월렛카카오 활성화의 장애물로 나타났다. 뱅크월렛카카오 가맹점 중 온라인은 카카오 선물하기, 카카오픽, 알라딘(PC), I스타일(PC) 4곳이다. 매장결제는 편의점 CU 서울지역만 가능하다.
 
클라우드월렛 김종환 이사도 “뱅카가 무척 편리한 것은 사실이나 뱅크머니를 쓸 수 있는 가맹점도 적고 이자도 없어 이용자들이 뱅크머니라는 예치금을 그대로 저장해두거나 단시간 묶여있는 것을 묵인할 이유가 없다”며 “반면 알리바바의 알리페이는 예치금을 위어바오를 통해 은행보다 고금리의 이자를 제공해주고 예금 안전까지 보장해주고 있어 뱅크월렛카카오의 뱅크머니도 가진 단점을 상쇄할 만한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단점 차차 극복, 은행업무까지 보는 전자지갑 목표
 
금융결제원 측은 지적된 단점을 인지하고 있으며 차차 개선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부족하다고 지적된 오프라인 가맹점도 바코드 결제 시스템을 4월 중 도입해 CU, 세븐일레븐, GS25등 전국 편의점 매장의 소액결제를 지원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발급한 간편 형 뱅크머니로도 쓸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는 생각이다.
 
뱅크월렛카카오는 은행 서비스기 때문에 카드사의 신용/체크카드 서비스보다 수수료가 낮다. 금융결제원은 이를 장점으로 향후 가맹점 모집에 나서겠다고 전했다. 금융결제원 정대성 실장은 “뱅크머니로 결제하는 것이 업체가 내는 수수료 중 가장 싼 것으로 보면 된다”며 “뱅크머니는 1%대의 가맹점 수수료를 가져간다”고 소개했다. 이 까닭에 편의점 업체의 호응도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뱅크머니 충전·송금 한도나 이체가능일 제한 부분에 대해서도 금융결제원은 설명을 이어나갔다. 이는 소비자 보호 때문이라는 것이다. 정대성 실장은 “핀테크의 가장 큰 핵심은 보안이다”라며 “간편하면 간편할수록 해커들에게 타깃이 될 수 있고 문제가 터지면 일어날 상황들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에 우선은 제한하면서 서비스를 정착시키려는 중이다”라고 답했다. 정 실장은 펌뱅킹 기반의 서비스들이 기능이나 편의성 면에서는 부족할 수 있으나 은행들이 사업 주체인 만큼 안정성 면에서는 확실하다고 덧붙였다.
 
▲ 뱅크월렛카카오는 사용자의 은행 계좌를 직결해 예치금을 가상화폐인 뱅크머니로 바꿔 카카오톡 친구간 송금 및 온오프라인 결제에 쓸 수 있는 서비스다.
 
이어 금융결제원 측은 토스의 경우 송금대상자의 휴대폰 번호가 바뀌었으면 돈을 회수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뱅크월렛카카오가 받은 뱅크머니를 곧바로 이체하지 못하는 이유는 잘못된 거래를 방지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금융결제원은 뱅크월렛카카오의 뱅크머니 한도, 이체기간, 결제 인프라 등을 더 늘리는 작업을 차례차례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융결제원 측은 “뱅크월렛카카오는 각 은행계좌에 연결된 별도 계좌에 뱅크머니를 저장하고 이를 은행이 관리해 알리페이처럼 MMF등으로 고이율의 이자를 제공하긴 어렵다”며 “대신 송금업무 뿐만 아니라 적금이나 펀딩 등 다양한 은행서비스가 뱅카 지갑에 하나 둘씩 추가해 뱅크월렛카카오를 열면 모바일에 적합한 은행업무를 볼 수 있게 하는 것을 부각할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향후 해당 기능이 추가된 뱅크월렛카카오가 단순한 결제·송금 서비스가 아닌 국민 전자지갑으로 주목 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손에 잡히는 핀테크' 세미나http://www.ittoday.co.kr/event/event54_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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