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효정 기자] 층간소음 문제를 공학적으로 접근, 소음 자체를 제어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공작기계 정밀가공에서 진동을 줄이는 기술을 층간소음에 적용하여, 마감재나 건축 방식으로 층간소음을 줄이는 기존의 방식과는 다른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해 주목받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한국기계연구원 초정밀시스템연구실 김동훈 박사팀은 ‘층간소음 저감을 위한 능동제어 선행기술 연구’를 통해 아파트 및 건물 층간소음을 시제작 실험장치 기준으로 최대 30% 줄이는 데 성공했다. 이 수치는 기존 층간소음 저감 기술 대비 최소 3배 이상의 효과다. 

기존에는 바닥 마감재 소재를 개발하거나, 건축 시에 층 사이 빈 공간을 채우는 등의 수동적인 방식으로 층간소음을 줄이려는 노력을 해왔다. 이 경우 소음 저감효과는 크지 않은 편이다. 또한 소음저감 마감소재를 두껍게 하면 바닥이 단단하지 않아 좌식 생활에 불편함이 있고, 층간 채움 방식은 건물 하중 증가로 인해 안전성에 문제가 있거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기계연 김동훈 박사팀은 발생하는 진동 그 자체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기존에 연구해오던 공작기계 정밀 방진가공 시의 진동 저감 기술을 층간소음 저감에 접목시켰다. 공작기계 정밀가공 능동보정기술은 흡수밀도나 진동주파수 제어 등을 통해 절삭가공 시에 발생하는 진동을 가공속도를 낮추지 않고도 자율보정하는 기술이다.

▲ 층간소음 능동저감기술 시험장치

■발소리 등 저주파 진동 발생하면 저감장치 작동...비용 5분의1, 소음 30%  감소

발소리 등 층간소음은 대부분 저주파영역의 진동에 의한 소리다. 연구팀은 바닥 마감재와 슬라브 사이의 빈 공간에 센서를 부착해, 저주파 진동이 발생하면 센서가 진동크기를 감지해 자기력을 이용한 유연 진동저감 장치를 작동하도록 했다. 유체를 통한 진동 주파수 제어로 아래층으로 전달되는 진동을 낮추는 ‘스프링’ 역할을 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실험 결과, 소음을 최대 30% 감소시켰으며, 신축 아파트 기준으로 기존 저감기술과 같은 효과를 가정할 때 비용이 1/5 수준밖에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김동훈 박사는 “본 기술이 층간소음으로 일어나는 사회문제 해결의 열쇠가 되길 바란다.”며, “시제작 실험장치 테스트를 통해 공학적 해결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상용화를 위해 향후 다양한 환경 조건에 대응하는 최적화 연구가 후속으로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층간소음을 능동적으로 제어하는 이 기술은 층간소음 저감뿐만 아니라 고속정밀기계, 항공우주, 풍력발전, 대형부품/디스플레이 및 반도체 정밀검사 장비 분야 등 다양한 스마트 방진·진동저감 분야에 활용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작년에 국내특허가 출원됐고 국외특허도 올해 2월, PCT 출원이 완료됐다. 개발된 관련 요소 기술은 메카트로닉스 분야의 최고 권위 저널인 ‘IEEE/ASME 트랜잭션스 온 메카트로닉스’에 게재확정을 받은 상태로 3월 게재예정이다.

이 기술은 기계연 자체사업인 ‘기계기술 기반 국민행복 기술개발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기계연은 연구원 보유기술을 활용, 국민행복을 증진시키기 위해 자체사업을 운영해오고 있다. 환경, 안전, 의료 등 국민 생활의 편익을 높이고,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3년부터 10개 과제를 지원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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