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정일주 기자] 모바일 부동산 앱 ‘다방’을 서비스하고 있는 스타트업 스테이션3는 후발 주자였음에도 차별화된 기술과 서비스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올해 스테이션3는 유치한 투자 금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하면서도 이용자들에게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위치정보 기반 서비스를 강화한다. 스테이션3는 이후 낙후된 부동산 시장의 인식과 상황을 개혁하는 최고의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10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스테이션3 사무실을 찾았다. 신논현역 3번 출구에서 3분도 채 안 돼 도착한 사무실은 스타트업 특유의 자유로움과 깔끔함이 공존하고 있었다. 사무실에서 만난 박성민 스테이션3 경영이사는 새로운 사무실로 이사 온지 한 달이 안됐다며 웃었다.
 
곧 회의실로 들어가 한유순 스테이션3 창업자 겸 대표와 인사를 나눌 수 있었다. 새 사무실이 깔끔하고 교통편이 좋다고 말을 건네자 한유순 대표는 “사실 스테이션3(역삼)라는 명칭이 바로 역삼동에서 시작한 초심을 잃지 말자는 의미였기 때문에 이곳으로 이사를 올지 말지 무척 고민했었다”며 “그렇지만 막상 이사오고 나니 교통편이 등 지리적 요건 면에서 직원들이 무척 좋아하고 있어 만족하고 있다”고 밝혔다.
 
▲ 한유순 스테이션3 대표가 다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스테이션3가 이렇듯 사무실을 새롭게 옮길 수 있었던 것은 미디어윌로부터 투자받은 덕택이다. 미디어윌은 벼룩시장, 부동산써브, 알바천국, 모스버거, 피치밸리등 8개 미디어와 15개 계열사를 운영 중인 중견기업이다. 미디어윌이 30억원이라는 큰 규모의 투자를 진행한 것은 스테이션3가 서비스하고 있는 ‘다방’앱의 가능성을 봤기 때문이라고 전해진다.
 
■ 불편함 극복 시도가 영향력 있는 모바일 부동산 서비스로 성장
 
2013년 12월 iOS 앱으로 첫 출시 된 다방은 모바일 부동산 서비스 앱이다. 원룸, 투룸, 오피스텔 매물을 중심으로 대학생과 직장인 등 싱글 가구가 방을 쉽게 구할 수 있게 돕자는 의도로 만들어졌다. 위치정보기반으로 다방 이용자들은 주변 부동산 매물, 지역 부동산 매물 등을 지도로 볼 수 있다. 방을 팔고 싶은 사람들도 간단하게 스마트폰을 이용해 사진을 찍어 매물을 등록할 수 있으며 개인 이용자들은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한유순 대표는 “공동 창업자이자 개발자인 문희홍 이사가 실제 방을 구하러 다니다가 불편함을 느꼈고 이에 직접 편리한 서비스를 만들어보자 해서 다방 개발에 착수하게 됐다”고 서비스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말했다.
 
불편함을 느껴 무턱대고 시작했지만 모바일 부동산 서비스라는 시장은 험난하기 그지없었다. 특히 스테이션3 창업 멤버 중 부동산에 대해 약간의 지식이라도 갖춘 사람이 없어 서비스나 부동산에 대한 접근을 어떻게 해야 할지 잘 알지 못해 고생 했다. 차근차근 유명 인터넷 부동산 사이트와 부동산 카페를 접촉해 양해를 구한 뒤 해당 사이트에 올라온 매물을 다방에 수급하는 것으로 발걸음을 뗐다. 그다음은 오프라인 부동산 사무실을 직접 찾아가 인사하는 것이었다.
 
▲ 스테이션3가 개발한 모바일 부동산 앱 다방
 
 
박성민 이사는 “공인중개사 분들을 뵈러 갈 때 자양강장음료를 들고 갔었는데 그분들이 받지 않고 바로 돌려줄 만큼 시장 반응은 냉담했다”며 “부동산을 우습게 아는 거냐, 누가 방을 구하는데 스마트폰으로 깨작거리느냐는 말을 들으며 문전박대도 많이 당했다”고 회상했다.
 
그런데 조금씩 모바일 부동산 서비스, 다방에 대한 공인중개사들의 인식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바로 다방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부터다. 모바일 흐름에 맞춰 스마트폰을 잘 활용하는 젊은 층을 대상으로 원룸, 투룸, 오피스텔에 초점을 맞춘 것이 주효했다고 한유순 대표는 설명했다. 한 대표는 “원룸, 투룸 등을 찾는 사람도 젊은 층이지만 이 매물들을 공인중개사도 젊은 분들이 많아 잘 맞아 떨어졌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후에는 부동산에서 긍정적인 시선으로 스테이션3를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 한유순 대표의 평이다. 한 대표는 “우리는 격식을 차리는 회사가 아니라 자유로운 복장으로 공인중개사분들을 찾는데 ‘너희는 물건을 팔러온 것 같지 않다’라며 공인중개사분들이 좋아하고 있다”며 “그런 친근함으로 편하게 지내다 보니 오히려 광고료를 깎아달라는 서슴없는 부탁에 힘든 부분도 있다”고 웃었다.
 
다방의 부동산 광고료는 서울 지역 기준 한 달 부가세 포함 11만원이다. 언뜻 보면 비싸 보이지만 한 번 광고료를 내면 50개의 매물을 등록할 권한을 갖게 된다. 방 매물 하나가 판매되면 또 다른 매물을 추가 비용 없이 등록할 수 있는 구조다. 박성민 이사는 “다방 광고료는 경쟁사 대비 1/3에서 1/5가량 저렴한 편이다”라고 덧붙였다.
 
다방은 작년 7월 iOS 및 안드로이드 앱 이용자수가 100만을 넘겼다. 올해 초엔 안드로이드 이용자만 100만을 넘기며 최근 안드로이드 150만 iOS 60만, 웹 130만 명의 이용자수를 확보한 상태다. 이용자들은 20대 초반부터 30대 중후반까지 몰려있는 경향이 있었지만 요새는 부모님들이 다방을 보고 자식들의 방을 구해주는 경우도 있다.
 
이런 다방의 성장세는 여타 많은 업체들에게 영향을 끼쳤다. 스테이션3가 다방 서비스를 시작한 2년 사이에 기존에 만연했던 부동산 앱들 대신 다방과 유사한 서비스가 많이 등장했다. 출시 초기부터 지도기반으로 정보를 제공해왔던 다방과 달리 직방을 비롯한 타사 서비스들은 리스트 방식으로 매물정보를 보여주고 있었다. 한유순 대표는 이를 시장 커가는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경쟁회사 중 다방의 앱 소스나 개인정보보호정책 이용약관 등을 그대로 복사해 붙여 넣은 업체들도 있었다. 한 대표는 “타 회사의 위치기반서비스 이용약관에 스테이션3 이메일과 주소가 그대로 적혀있는 경우도 있었다”며 “이런 것들이 힘들기도 했다”고 말했다.
 
■ 직원을 책임지는 기업, 아름다운 경영 정신
 
스테이션3는 어떤 기업이냐는 물음에 한유순 대표는 직원을 책임질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소개했다. 그가 말하는 책임이란 직원들의 역량을 발휘하는 환경을 제공하고 불편하지 않도록 지원할 수 있는 기업을 뜻했다. 실제 스테이션3의 야근 횟수는 0에 가깝다고 박성민 이사는 설명했다. 한 대표는 창업하기 전 IT게임회사에 근무했다. 그곳에서 숱한 야근을 경험했고 국내서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야근이란 개념의 정당성에 의문을 품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한 대표는 스테이션3 직원들에겐 야근을 시키지 않고 이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이다.
 
▲ 스테이션3가 새롭게 이사한 사무실은 세련되고 깔끔하게 꾸며져 있었다
 
10시 출근 7시 퇴근이라는 출퇴근 시간도 칼 같이 지켜지고 있다. 한유순 대표는 “나 자신도 9시 출근이 어렵기 때문에 10시 출근으로 정했다”며 “인원이 부족해 자신이 밤을 샐 때가 있더라도 직원들은 절대 밤을 새지 않게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스테이션3는 게다가 직원들의 간식, 점심, 저녁식사까지 챙겨주고 있었다. 한유순 대표는 직원들이 굶거나 식사비용 때문에 곤란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직원의 밥을 꼭 회사가 먹여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그 외 직원들의 생일축하는 물론이고 개인개발에 대한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예로 디자이너가 그림을 배우고 싶다거나 개발자가 영어를 공부하고 싶다고 했을 때 교재비나 학원비 등을 지원해주고 있었다. 한 대표는 “이런 것은 스타트업에서 당연한 것 같고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할 수 있지만 가능한 한도 내에서는 최대한 잘해주려고 하고 있다”며 “내 월급은 못 가져가도 직원들 밥은 준다는 생각으로 챙겨주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런 열과성 덕분인지 스테이션3는 창업 이래 아직까지 퇴사한 사람이 없다.
 
사실 스테이션3는 미디어윌의 투자를 받기 전에 투자 유치가 안 돼 힘든 시절도 있었다. 창업진 월급을 주지 못할 때도 많았지만 그럼에도 지원들에겐 꼬박꼬박 월급을 줬다. 한 대표는 오히려 경영진의 입장에서 그럴 때 행복함을 느꼈다고 밝혔다.
 
■ 공격적 마케팅도 중요하지만... 세상을 바꾸는 것은 기술
 
올해 스테이션3는 30억 투자금을 기반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다음 달부터는 공중파 방송사에 광고도 내보낸다. 한유순 대표는 “여태껏 스테이션3는 다방 서비스를 광고하는 데 큰 비용을 지출한 적이 없었다”라며 “하지만 안될 것 같은 서비스임에도 마케팅으로 성공하거나 정말 좋은 기술인데 아무도 모르는 등 국내는 마케팅의 영향력이 무척 큰 것 같아 마음을 바꿨다”는 입장이다. 좋은 아이디어를 발굴해 마케팅 비용의 일부를 이용자들에게 돌려줄 수 있는 방향도 고려하고 있었다.
 
하지만 한 대표는 여전히 마케팅보다 기술력이 중요함을 인지하고 있었다. 한 대표는 다방내 새로운 기능들을 더 많이 추가해 방을 구하는 사람들이 더 정확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기술구축을 해나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예를 들어 지하철 5분 거리, 10분 거리의 방을 구할 때 단순히 지도 반경거리 내의 가까운 매물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버스, 지하철 노선, 고도, 도로 등을 고려해 알려주는 것이다. 공인중개사 회원들도 고객관리, 매물관리 등 가능하게 할 예정이다.
 
▲ 다방은 위치기반정보를 기반으로 이용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며 향후 기술 구축을 통해 제공 정보의 질을 높일 예정이다
 
한유순 대표는 “일단 최대한 우물을 깊게 팔려고 하고 있다”며 “빅데이터를 이용해 예를 들자면 동네 범죄율이나 남녀 성비율을 이용해 여자 성비율이 높은 오피스텔에 솔로 남자 분이 입주할 수 있도록 알려주는 등 기발한 아이디어를 하나하나 구현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유순 대표는 자신의 완벽주의자적 성향에 맞춘 서비스를 통해 타사와 경쟁하겠다고 덧붙였다. 한 대표는 “우리가 만들어서 정말 자신 있고 프라이드가 생길 수 있는 최고의 제품을 만드는데 힘쓰고 싶다”며 “제가 텍스트 하나, 문단, 색깔 하나하나 신경 쓰고 맞춰가는 꼼꼼한 스타일인데 고생하더라도 이용자들이 썼을 때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심미적인 부분과 기능등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즐겁고 재밌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경쟁사와의 신경전도 나중에 이길 때의 성취감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한유순 대표는 “처음부터 끝까지 최대한 완벽한 서비스를 만들어 정당하게 성공하고 싶다”며 “다방을 통해 사람들이 지닌 공인중개사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바꾸고 낙후된 부동산 시장 상태를 개선해나가는 긍정적 개혁을 이뤄내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고 싶다”고 희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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