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효정 기자] 편지, 우체통, 집배원 등 정(情)과 아날로그의 상징이자, 국민과 가장 가까운 정부기관인 우체국이 온오프라인 자원의 대폭 개방을 통해 민간 및 공공 기관과의 대대적인 신규 협력사업 발굴에 나선다.

미래창조과학부 우정사업본부는 우체국의 플랫폼을 개방해 우정사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개척해 나가기 위해 30일 오전 10시 서울 중앙우체국 대회의실에서 우체국 투자설명회(IR)를 개최한다.

그간 우편·예금·보험에만 활용하던 우체국 자원을 민간의 창의성과 결합해 우체국 자원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우체국을 우리 경제사회의 핵심 인프라로 활용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성장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목적이다.

 
투자설명회를 통해 우정사업본부는 광고, 판매대행, 복지서비스, 노후 우체국의 재개발, 우체국 공간 및 창구 임대 등 여러 분야에서 제휴 사업을 발굴해 기업·국민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사업이 우체국을 통해 실현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우체국이 보유한 전국적 네트워크의 강점은 알뜰폰, 우체국쇼핑, 중고휴대폰 매입대행 서비스 등 기존 제휴사업들에서도 성과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2013년 9월 우체국이 알뜰폰 판매를 시작한 이후 18만 여명이 우체국을 통해 알뜰폰에 가입했고, 1996년 우체국쇼핑에 입점한 조미김 업체는 매출액이 1996년 2,000만원에서 2013년에는 92억원으로 460배나 증가했다. 또한 올해 1월 초에 시행한 중고 휴대폰 매입대행 서비스는 15일 만에 스마트폰 3,000여대, 폐폴더폰 3만4,000여 대를 매입하는 실적을 거두면서 중고폰 거래시장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이고 자원도 재활용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우체국 DB, 부동산 등 활용한 각종 사업 아이템 넘쳐

우체국에 대한 관심은 투자설명회에 앞서 우체국과의 제휴사업에 대한 공공기관 및 민간의 수요를 파악하기 위해 실시한 사전 수요조사에서도 확인됐다.

우체국과 문구, 전자제품, 웨딩 및 여행상품, 휴대폰 액세서리 등의 판매제휴를 하거나, 우체국 고객 DB를 활용한 상품판매 마케팅, 물류망 공동활용, 스마트우표 제작, 무인물류 시스템 구축 등 다양한 의견이 들어왔다. 

또한 노후화된 우체국을 호텔, 업무시설 등 수익형 부동산, 외국관광객 체험․휴게 공간 등으로 개발하거나, 주요 우체국 공간 일부를 커피전문점, 지역 우수제품 판매 공간으로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통계청, 고용부, 복지부 등 공공기관에서는 인구주택 총조사, 출입국 관리업무, 노무 관련 민원서비스, 복지서비스 전달체계 개선 등에 우체국의 전국 네트워크를 활용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우정사업본부는 특히 이번 투자설명회를 계기로 우체국 공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하여 창구 여유 공간을 확보하고 이를 민간에 개방하는 한편, 노후 우체국사 개발을 통해 국유 재산인 우체국 건물의 활용도를 높여 나갈 계획이다. 

우선적으로 전국 168개 우체국의 창구 공간을 축소하거나 금융창구 재배치를 통해 여유 공간을 민간시설로 개방해 신규 수익을 창출할 계획이다. 아울러, 여의도, 마포, 영동우체국을 임대국사로 자체 개발하고, 도심지 주요 노후국사 5개국(용산․성남․양천․해운대해수욕장 우체국, 안양집중국)을 대상으로 민간개발 방식의 사업도 추진한다.

향후 이러한 제안들이 구체화되면, 우체국이 개인․기업에게는 창업 및 성장의 기회를, 국민에게는 보다 나은 공공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우리 경제사회의 핵심인프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위기의 우체국, 투자설명회로 미래 먹거리 찾는다

1884년에 설립된 우체국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랜 전통을 가진 물류·금융·통신 정부기업이다. 전국 3,500여개 우체국, 4만 4,000여 명의 숙련된 인력, 29개 물류센터, 3,028만개의 전국 주소DB, 2,100만 명의 고객 기반, 1,000여개 우체국쇼핑 공급업체 등을 보유한 우체국은 단일 기업으로는 국내 최고․최대의 네트워크를 토대로 국가신경망 역할을 고 있다.

전 세계 143개 국가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으며, 한국산업고객만족도조사(KCSI)에서 16년 연속 1위를 하는 등 대한민국 대표 공공기관으로 성장해왔다.

하지만 최근 이메일 등 대체서비스 확산으로 2002년 55억통이었던 우편물량이 2014년 말에는 43억 여통으로 22% 감소하였고,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예금, 보험의 자금운용 수익률이 하락하는 등 우편 및 금융사업을 둘러싼 환경이 변화하고 있어 우체국도 우편‧예금‧보험을 넘어서는 새로운 사업을 발굴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30일 10시에 서울 중앙우체국 대회의실에서 개최되는 투자설명회는 ▲Why Korea Post? ▲Grow with Korea Post ▲현장상담 등 3개의 세션으로 진행된다. 대한항공, 삼성전자, 대우산업개발, JTN미디어, 퍼니플럭스, 글로벌익스프레스 등 다양한 기업에서 18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1세션에서는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해외 우정기관들의 경영혁신 동향을 소개하고, 우정사업본부는 우체국 제휴‧협력사업 추진방향을 제시하며, 말미에는 보건복지부와 소외계층에 대한 복지서비스 전달체계 구축 관련 업무협약을, 삼성전자와는 취약지역‧계층 대상 IT기기 보급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다.

2세션에서는 기존에 우체국과 민간기업간 제휴사업 성공사례를 공유한다. (주)올리바는 우체국 창구를 활용한 중고휴대폰 매입대행 서비스 제공 사례를, 현대수산은 우체국 쇼핑과의 제휴를 통한 기업성장 사례를 소개한다.

본 행사 이후 3세션에서는 우체국과 제휴를 희망하는 기업들과 현장 상담회를 진행한다.

김준호 우정사업본부장은 “이번 투자설명회는 우체국이 국정의 핵심 가치인 창조경제의 핵심 플랫폼으로 변화하고자 내딛는 첫 걸음으로, 제휴의사를 나타낸 기업 및 공공기관들과 사업 내용을 구체화하는 절차를 거쳐 새로운 사업들을 선보일 계획이며, 앞으로도 우체국과 제휴를 원하는 개인 및 기업들로부터 다양한 아이디어를 수렴하여 제휴·협력 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공공서비스 혁신도 지원함으로써 창조경제와 정부3.0 실현에 기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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