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정일주 기자] 자유로운 오디오 소셜플랫폼 레코드팜(공동대표 김준익, 신해용)은 작년 서비스를 시작하자마자 두각을 나타내며 고려대학교 창업경진대회 대상을 수상한 스타트업이다. 레코드팜은 작년에 마련한 기반을 바탕으로 올해는 투자를 유치하고 대대적인 마케팅과 서비스 추가로 이용자를 확충하겠다는 입장이다. 이후 레코드팜은 아시아의 대표적인 오디오 소셜플랫폼으로 자리 잡겠다는 장기계획도 내비쳤다.

지난 26일 서울시 성북구 안암동에 위치한 고려대학교를 찾았다. 고려대학교 산학관 3층 복도 끝에는 스타트업 레코드팜이 일하고 있는 사무실이 위치하고 있었다. 그곳에서 신해용 레코드팜 창립자겸 기술총괄(CTO)을 만날 수 있었다. 신 CTO는 “직원들이 밤 없이 일하다가 잠시 식사하러 갔다”며 “원래 저희가 굉장히 열심히 일하는데 보여드릴 수가 없어 아쉽다”고 멋쩍게 웃었다. 실제 다른 스타트업들과 함께 쓰는 사무실은 텅 비어있었다.
 
▲ 신해용 CTO가 레코드팜 사이트를 보여주며 설명하고 있다
 
홀로 사무실에 남아있던 신해용 CTO는 레코드팜의 서비스를 컴퓨터 모니터로 보여주며 소개하기 시작했다. 신 CTO는 “저희는 레코드팜이라는 이름 그대로 모든 오디오를 녹음해서 올리고 공유해 같이 듣는 소셜플랫폼이다”라며 “단순히 아마추어 가수들의 노래뿐만 아니라 라디오/팟캐스트도 직접 진행할 수 있고 성우들의 연습 등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의 말대로 레코드팜은 인디밴드, 아마추어 가수들의 노래는 물론 피아노 연주곡, 팟캐스트 등 다양한 장르의 오디오가 올라오고 있었다.
 
■ 레코드팜, 노래하고픈 사람들의 무대를 만들어주고파 시작
 
레코드팜의 이용자는 크게 두부류로 나뉜다. 오디오 콘텐츠를 올리는 이용자(제공자)들과 해당 콘텐츠를 듣는 이용자(소비자)들이다. 제공자들은 자신의 콘텐츠를 레코드팜이라는 플랫폼에 공개함으로써 활동할 수 있는 무대를 갖게 된다. 이용자마다 개인페이지가 제공돼 등록한 오디오 수와 앨범, ‘좋아요’를 누른 콘텐츠, 팬 수를 알 수 있다.
 
소비자들은 올라온 오디오 콘텐츠를 듣고 해당 곡에 댓글을 달거나 좋아요를 누르며 제공자와 소통한다. 소비자는 제공자의 팬이 되거나 자신의 앨범에 해당 콘텐츠를 담을 수도 있다. 이처럼 레코드팜은 오디오가 주라는 점을 제외하면 여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하는 것과 크게 다를 바 없다.
 
신해용 CTO가 이런 레코드팜을 구상하게 된 것은 소셜마케팅 페이지를 운영하며 쌓은 경험 덕분이다. 신 CTO는 “창업 전부터 ‘라이브가 좋아요’라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했다”며 “소셜마케팅 시장이 유망하다고 생각했고 음악을 좋아해 가수들의 라이브 영상을 주로 올렸다”고 말했다.
 
2013년 6월 시작한 해당 페이지는 17만 명이 넘는 페이스북 이용자로부터 좋아요를 받으며 영향력을 키웠다. 결국 신 CTO에게 자신들의 음악을 올려달라는 인디밴드들의 요청이 쇄도하게 됐다. 심지어는 수수료를 줄 테니 영상을 게재해 달라는 사람도 나타났다.
 
▲ 신해용 CTO가 운영했던 페이스북 페이지 라이브가 좋아요
 
이런 상황에 김준익 레코드팜 공동대표가 신해용 CTO에게 제안을 했다. 바로 인디밴드나 아마추어 가수들처럼 노래하고픈 사람들의 욕구를 풀어줄 수 있는 무대인 오디오 플랫폼, 레코드팜을 만들자는 것이었다. 둘은 레코드팜이라는 플랫폼이 충분히 시장 가능성이 있고 수익다각화가 가능한 모델이라 판단했다. 그렇게 작년 3월에 기획된 레코드팜은 서비스 개발, 서버 개발을 빠르게 완료하고 같은 해 6월 베타서비스에 돌입했다.
 
그로부터 한 달 뒤 레코드팜은 SK플래닛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2014 SK플래닛 인사이더’에 참가했고 최종기업에 선정됐다. 작년 8월에는 서울산업진흥원이 주관한 청년창업 지원 프로그램 ‘2014 서울시 챌린지 1000’에 출전해 또 최종기업까지 남아 두각을 나타냈다. 이어 9월에는 ‘2014 고려대학교 창업경진대회’에 출전했고 창립 3개월 만에 대상을 수상하면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레코드팜은 고려대학교 기술지주회사의 투자를 받으며 자회사로 속하게 됐다.
 
신해용 CTO는 레코드팜이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를 탄탄한 구성원들 덕분이라고 말했다. 신 CTO는 “경영을 총괄하고 있는 김준익 CEO의 경우 플랫폼을 공부한 박사 학위자이고 삼성전자 전략기획팀에서 일한 경력까지 있다”며 “그 외 타 스타트업과 달리 경영자, 기획자, 개발자, 디자이너, 마케터 등 다양한 직군이 레코드팜에 균형 있게 속해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답했다.
 
신해용 CTO는 레코드팜의 성과는 무엇보다 운이 좋았던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 CTO는 “작년에 고려대학원에 입학하지 못했다면 레코드팜을 만들 생각도 못했을 것이고 고려대 창업경진대회도 물론 못나갔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전히 고려대학원에서 연구원으로 근무 중이다.
 
■ 올해 투자 유치 통해 대대적 마케팅 및 신규 기능 추가
 
레코드팜은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최근 월 이용자수(MAU) 15만 명을 달성했다. 누적재생수도 지난 몇 달간 12만, 20만, 32만을 넘기며 이달에는 50만회 돌파의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다. 특히 작년 12월 안드로이드 및 iOS용 모바일 앱을 출시한 뒤로 레코드팜의 성장세는 더욱 가속화됐다.
 
신해용 CTO는 “이런 성장세를 몰아 올 상반기에 투자유치를 받고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레코드팜에 투자 하고 싶다는 문의가 종종 오고 있다고 신 CTO는 덧붙였다.
 
▲ 레코드팜 온라인 사이트 첫 화면엔 인기 오디오 10개가 나타난다
 
신해용 CTO는 “마케팅을 통해 이용자를 확보함과 동시에 서비스적인 부문도 함께 강화해서 속빈강정이 되지 않도록 노력할 계획”이라며 “레코드팜의 롤모델은 싸이월드의 미니홈피와 유튜브를 합쳐놓은 것으로 해당 플랫폼이 되기 위해서 지속적으로 기능을 추가하고 이용자 편의를 향상시켜 나갈 것이다”고 설명했다. 레코드팜 사이트의 메인 화면은 27일 기준 추천 10곡을 보여주는 게 전부다.
 
신 CTO는 “이를 멜론이나 벅스같은 음원 사이트처럼 인기 100차트나 페이스북의 뉴스피드처럼 새로운 소식을 바로바로 확인할 수 있는 기능으로 대체할 계획이다"라며 "페이스북처럼 뉴스피드에 광고를 집어넣거나 올라온 콘텐츠에 오디오 광고를 추가해 수익 다각화도 실현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레코드팜은 하반기에 오디오뿐만 아니라 라이브 영상도 올릴 수 있게 서비스를 확장한다. 신해용 CTO는 “레코드팜 이용자분들이 노래 부르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많이 촬영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 이런 라이브 영상도 다른 이용자들과 볼 수 있도록 동영상 서비스도 시작할 것”이라며 “실시간 라디오 방송도 기획중인데 이를 위해선 자체서버 운영의 필요성이 있어 하반기도 투자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레코드팜은 일본에 위치한 아마존 서버를 클라우드 형태로 대여해 사용 중이다.
 
레코드팜은 최근 별도의 마케팅을 하지 않았음에도 북남미, 동남아 등 해외 트래픽이 늘고 있었다. 이에 레코드팜은 올해 하반기에는 중국어, 태국어, 인도네시아어, 베트남어 등 아시아 국가의 언어를 지원해 해외 이용자들을 끌어들일 방침이다. 신해용 CTO는 “미국이나 유럽 등에는 스포티파이같은 스트리밍 플랫폼이 활성화 됐지만 국내 및 아시아에는 대표적 서비스가 없다”며 “레코드팜을 아시아 시장의 대표 오디오 소셜플랫폼으로 키워 인디밴드나 가수를 지원하는 레이블 역할도 해내겠다”고 소망을 전했다.
▲ 레코드팜이 속한 고려대학교 산학관 내 사무실 전경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