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이호연 기자]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이후 이동통신 3사의 결합 상품 전략이 한층 강화됐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사는 연초부터 신규 가족 결합상품을 내놓는 등 결합 상품 경쟁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이에 따른 부작용도 우려된다.

이통3사가 결합상품에 주력하는 이유는 소비자 할인 혜택을 내세우며 가입자 이탈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과 KT는 집토끼 사수에, 점유율이 가장 적은 LG유플러스는 파격적인 할인 혜택으로 경쟁사 가입자 모셔오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통사가 결합 상품을 미끼로 인터넷, IPTV 등 유선 상품을 헐값에 내놓는 것을 두고 유선 서비스 시장의 왜곡을 우려하고 있다.

▲ 사진제공 = LGU+

■ 이통사, 너도나도 결합상품

SK텔레콤은 지난 9일부터 가족고객을 대상으로 유무선 결합혜택을 강화했다. 초고속 인터넷을 신규 결합하는 ‘TB끼리 온가족무료’ 할인 혜택 단계 장벽을 낮춰 할인 혜택을 쉽게 받을 수 있게 했다. 해당 상품은 유무선 결합상품으로 2G, 3G, LTE 등 서비스 및 요금제 종류에 상관없이 결합 가능하다.

기존에는 2회선 결합시 기본 1만원을 할인받고, 1회선 75요금제(월정액 7만5000원) 이상인 경우 2만원을 할인 받았다. 그러나 결합 혜택 강화 이후 2회선 결합시 1만2500원, 2만원 할인 조건이 75요금제에서 62요금제(월정액 6만2000원)이하로 내려갔다. 여기에 기존 인터넷보다 10배 빠른 기가인터넷도 3회선 이상 결합시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했다.

KT는 지난해 말 선보인 ‘올레 패밀리박스’ 앱을 통해 가입자 사수에 나섰다. 올레 패밀리박스는 가족 간 데이터와 멤버십 포인트를 공유할 수 있고, 매월 보너스 혜택을 제공하는 결합상품이다. 단말기를 구매할 경우 적립된 포인트를 사용하면 단말기 할부원금 15%를 할인 받는다.

앞서 이 회사는 모바일 휴대폰만 결합해도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우리가족 무선할인’을 선보인 바 있다. 특히 이동전화 1회선만 결합해도 초고속 인터넷을 1만원에 제공해 눈길을 끌었다. KT측은 향후에도 추가 결합 혜택 강화 상품을 출시할 방침이다.

LG유플러스는 가족 포인트로 단말 할부원금과 요금제를 반 값에 이용할 수 있는 가족 결합상품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가족무한사랑클럽’은 지난 주말 2~5명의 가족이 할인 혜택을 볼 수 있는 상품이다.

3위 사업자 LG유플러스는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해 경쟁사보다 월등히 많은 포인트 제공과 단말기 선구매 등으로 차별화를 뒀다. 가족무한사랑클럽의 경우 통신사 중 가장 많은 포인트 제공한다. 가족 2명 결합시 경쟁사보다 2000 포인트를 더 준다.

또한 가족 대표가 LG유플러스의 LTE무한대80(월정액 8만원) 요금제에 가입돼 있으면 결합된 가족 구성원(최대 4명)은 무한대LTE80 요금제 기본료의 절반인 4만원에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이 회사는 지난 7월에는 가족 및 지인에게 자사 가입을 추천하면 매월 최대 2만원 요금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가족친구할인’을 출시한 바 있다.

■ “뭉치면 할인, 부작용은 알고가야...”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통사의 결합상품 강화 행보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나오고 있다. 방송업계에서는 결합상품으로 인터넷 TV등을 끼워파는 행태에 대해 시장이 왜곡될 소지가 있다며 염려하고 있다.

케이블 업계 관계자는 “이통사에서 결합상품 가입시 IPTV 무료 시청이나 40만원이 넘는 현금 지급 등으로 소비자를 현혹하고 있다”며 “이는 자칫하면 방송이 결합서비스의 미끼 상품이라는 인식을 낳게 돼, 전체 유료 방송 생태계를 악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초고속 인터넷의 경우도 회선 결합시 월 2만원 할인인데, 사실상 무료로 인터넷을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약정 해지에 따른 소비자 피해도 언급되고 있다. 이통사 관계자는 “약정 기간이 서로 다른 상품이나 가족 여려명이 결합상품에 묶여 있는 경우 단일 상품보다 해지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특히 결합상품은 해지가 까다롭기 때문에 고객은 이를 충분히 숙지하고 선택해야 한다”고 밝혔다.

과도한 결합 할인에 따른 시장 고착화 문제도 제기됐다. 업계 관계자는 “이통사들이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지 않고, 가입자 지키기에만 몰두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며 “신규 서비스 경쟁으로 할인 경쟁이 활발해지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LG유플러스의 ‘가족사랑무한클럽’은 포인트 단말 구매 결제가 ‘우회 지원금(보조금)’으로 간주될 소지가 있어 현재 보류 상태이다.

LG유플러스가 포인트를 적립하지 않아도 미리 단말 구매 결제시 이용할 수 있게 했는데, 이 부분이 불법 지원금과 유사하다는 정부의 주장이다. 이르면 내일 LG유플러스는 대안책을 마련해 소비자에게 공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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