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사용자가 미국은 1억 7000만명에 달하는데 한국은 겨우 3000만명 밖에 안된다. 한국은 시장이 너무 작다. 우리의 비전은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는 것이다. 2달 이내에 완벽한 글로벌 지원 체계를 갖추어 유튜브를 뛰어넘을 것이다"

다소 엉뚱한 듯 들리지만, 김경익 판도사TV 사장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서 자신감이 넘치고 당당하다. 허황됐다는 생각이 들지 않고 믿음이 간다. 이미 유튜브를 뛰어넘을 아이디어도 있다고 한다.

이러한 그의 발언에 믿음이 가는 이유는 그의 화려한 경력 때문이다. 그가 인터넷 사업에 매진한지는 어느새 10년이 되어간다. 인터넷 시장이 부흥하던 1999년, 그는 ’레떼닷컴’이라는 플래시 기반의 인터넷 카드 서비스를 시장에 선보였다. 마케팅 비용 한 푼 없이 연매출 100억원을 올리며 업계 랭킹 20위까지 기록했다. 하지만 곧 시련과 한계가 찾아왔다. 벤처거품이 사라진 것이다. 이에 김 사장은 e카드 서비스의 한계를 뛰어넘을 아이템을 찾고자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판도라TV를 내놓았다.

"인터넷 시장에 새로운 기회가 있고 희망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웹2.0의 성공 가능성을 예견한 것이다. 대표적 UCC 사이트로 군림하고 있는 유튜브보다도 6개월 이상 빨랐다. 이 점이 오히려 업계에서는 아쉬움으로 남는다. 만약 판도라TV가 글로벌 서비스를 먼저 시작했다면 구글이 거액을 주고 인수한 기업이 유튜브가 아닌 판도라TV가 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아쉬워하지 않는다.

"대기업에 인수되는 것은 신경 쓰지 않는다. 제대로 된 서비스를 이용자들에게 제공하는 것만을 신경 쓸 뿐이다. 시스템 투자와 개발에 비용을 아끼지 않아 사용자들이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제공할 것이다"

지난해와 올해 두 차례에 걸쳐 외국 벤처캐피탈의 투자를 유치한 것도 그가 글로벌 시장에서 한 몫을 해낼 것이라는 믿음을 안겨주기에 충분하다. DCM으로부터 국내 인터넷 기업 중 가장 큰 해외투자 유치 금액인 1000만 달러를 받았다. 지난해에는 알토스벤처에서 600만 달러를 유치했다.

"해외에서 투자받은 금액은 모두 판도라TV의 원활한 서비스를 위해 기반 인프라에 투자된다. 하루 늘어나는 스토리지 용량만 1TB에 달한다. 용량이 이렇게 늘어나니 검색 능력의 향상도 반드시 필요하다. 디지털 문화가 진화할수록 검색만이 대안이다."

판도라TV는 9월 중 서버를 해외로 옮길 계획이다. 글로벌 공략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것이다. 장소는 일본. 사업자는 NTT로 선정했다. 국내망이 해외 이용자들의 접속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해외 접속자가 점차 늘어가는 상황과 글로벌 서비스 지원을 위해선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다. 플랫폼도 개방하기로 했다. 웹2.0의 개방을 실천하는 것이다. 오픈API를 공개함으로써 누구나 응용서비스를 개발,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전송방식도 플래시비디오 방식으로 전환한다. 컴퓨터 하드디스크 용량이 늘어나 컴퓨터 처리 속도가 느려진다는 이용자 불만을 적극 수용했기 때문이다.

"국내에만 머물러 있을 순 없다. 애초 공략하려 했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이제 시작한다. 도메인을 . tv로 한 것도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초석이었다. 유튜브를 뛰어넘는 무한한 저장 공간과 무한한 시간에 이제 무한한 연결성까지 갖출 수 있게 됐다. 이제 판도라가 유튜브를 뛰어넘을 수 없다는 생각은 버려라."

유진상 기자 jinsang@it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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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기사는 IT Today 8월호에 게재된 차세대 인터넷 3인방의 도전이란 코너에 나온 것임. 8월호 전문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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