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효정 기자] 한 결혼정보회사에서 이상적인 신랑감, 신부감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금전적인 측면에서 이상적인 연소득(연봉)은 남성의 경우 4,927만원, 여성은 3,843만원으로 나타났다. 2014년 1인당 GDP(국내총생산)는 2만8,739만달러로 한화로는 약 3,150만원 수준이다. 남녀 모두 1인당 GDP를 훌쩍 넘는 연봉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 정도 연봉으로는 살아가기 힘들다는 의견이 온라인 게시판을 지배하고 있다.

30일 결혼정보회사 듀오는 '2014년 결혼리서치' 연구분석 결과를 토대로 이상적인 배우자상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이상적인 신랑감은 ▲여성 기준 3~4세 연상 ▲공무원/공사 ▲연소득 4,927만원 ▲자산 2억 6,588만원 ▲4년제 대졸 ▲신장 175.4cm으로 나타났다. 이상적적인 신부감은 ▲남성 기준 3~4세 연하 ▲공무원/공사 ▲연소득 3,843만원 ▲자산 1억 7,192만원 ▲학력무관 ▲신장 164.6cm인 것으로 나타났다.

▲ 이상적인 배우자의 조건 (자료=듀오)

이상적 배우자의 평균 연소득은 남성 4,927만원, 여성 3,843만원으로 지난해(남성 5,083만원, 여성 3,911만원) 비해 다소 감소했다. 우리나라 경제 상황이 어려워 지면서 눈높이가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배우자 선택시 우선 고려 사항 중 경제력은 지난해 14.9%에서 올해 9.9%로 5%p나 하락했다.

이는 실제 경제력의 중요도가 낮아진 것이 아니라, 직장 및 부동산 등의 요인으로 결혼 자체가 힘들어지다 보니 아예 후순위로 밀린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에서 결혼적령기는 남성 31.3세, 여성 30.5세로 생각했지만, 실제 결혼하길 계획하는 평균 연령은 남성이 34.8세, 여성이 33.7세로 나타난 것만 봐도 짐작해 볼 수 있다.

미혼자의 결혼계획 연령은 지난해 조사한 결과보다 남녀 약 1세 상승했다. 올해 통계청이 발표한 평균초혼연령(남 32.2세, 여 29.6세)보다는 남성 2.6세, 여성 4.1세가량 늦은 결과다.

박수경 듀오 대표는 "장기간 경기침체로 결혼 연령이 늦어지고, 출산율도 낮아지면서 이상적 배우자상 등 결혼관도 많이 변하고 있다"며 "결혼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고 결혼친화 환경을 조성하는 노력이 사회 각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남성, 신랑의 연봉에 대해 유명 온라인 게시판에 올라온 글들을 찾아봤다. 한 유명 육아 커뮤니티에는 남편 연봉이 어느 정도이며, 이 돈으로 생활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다양한 의견이 올라가 있다. 그러나 '먹고 살만하다'는 의견을 찾아 보기 힘들었다.

이 게시판에 글을 올린 한 회원은 "남편 나이가 36세이며 대기업에 다니는데, 세후 실수령액은 400만원, 성과급은 연 2,000만원 수준이지만 저축하기도 힘들다"는 의견을 남겼다. 대략 연봉이 8,000만원에 육박하지만 살기 힘들다는 것이다.

또다른 회원은 "남편이 세후 360만원에 성과급 1,500만원, 자신(여성)은 300만원에 성과급 400만원이지만 아이들 뒷바라지 하기 힘들다" 등 대부분 살기 힘들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물론 송파 세모녀 사건을 비롯해 최저임금도 못 받는 어려운 이웃이 주변에 많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의 지난달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시급 5,210원을 받지 못하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227만명으로 전체의 12.1%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서울시 여성가족재단의 조사 결과에는 아르바이트 평균시급이 5,126원으로 최저임금 보다 84원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이상적인 배우자의 경제력과 현실과의 괴리로 인한 결혼 연령 지연, 저소득층의 빈곤, 그리고 작지 않은 돈을 벌면서도 육아, 대출 등의 문제로 생활고를 토로하는 '경제활동 피로도'는 날이 갈 수록 심화되는 양상이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