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명 성균관대 교수

2009년 2월4일 자본시장통합법이 발효되고 증권시장과 자산운용사의 통합 서비스가 시작되었다. 비록 은행과 보험의 통합은 함께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금융시장의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실제로 자본시장의 통합은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고 소비자들의 편리한 금융 생활을 위해서 필요한 작업이었고 이제 남은 일은 원활한 통합과정을 통해서 국민의 금융 생활을 윤택하게 하고 자본시장의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는 일이다.

사실상 자본시장 업무의 통합, 포괄주의 실현에 의한 파생상품의 다양화, 기능 중심의 일관된 규제로의 전환 등을 골자로 한 금융시장의 통합에 기여한 IT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컴퓨팅 기술과 통신 인프라가 없이는 CMA(Cash Management Account)의 실현은 거의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며, 기업 간 혹은 서비스간의 정보 교류와 업무 협조는 비효율성으로 인해 적절하지 않은 사업으로 치부되었을 것이 자명하다.

그러나 거대한 용량의 자료 저장, 신속한 자료의 검색, 또한 복잡한 계산을 통한 결과의 빠른 전송을 가능케 하는 IT 서비스는 소비자의 부담을 최소화하고 이러한 통합의 업무를 실현했다. 앞으로 IT의 신기술이 지속적으로 개발되면, 더욱 다양하고 풍부한 서비스와 함께 자본 시장의 통합은 그 진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다양한 파생상품의 출현이나 혹은 이러한 파생상품을 엮어내는 결합상품까지도 예측할 수 있는 이유는 복잡하고 어려운 계산처리 등을 IT가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IT의 혜택은 항상 우려의 그림자를 동반하고 나타난다. 정보의 범람에 의한 혼란과 개인정보 침해에 의한 피해가 그 것이다. 자본시장 통합에 의한 긍정적인 효과와 함께 드러나는 이러한 역기능을 충분히 예방하지 않으면 예기치 못한 어려움에 봉착하고 심하게는 시장 존폐의 위기에 까지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통합된 자본시장은 다양한 자료, 비즈니스 프로세스, 평가 자료 와 같은 지식정보가 기반이 되어 발전할 것임에 틀림이 없다. 더욱이 이러한 지식정보가 인터넷을 통해 유통되고 불특정 다수에게 전달되면서 지식정보의 정확성과 진실성이 시장의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따라서 인터넷에 등장하는 정보들은 정확하고 진실해야만 그 진가가 발휘된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적지 않다. 사실처럼 조작된 루머가 사회를 어지럽히기도 하고, 때로는 대다수의 사람이 진실로 받아들인 자료가 거짓으로 판명되어 우리를 허탈하게 한다. 

이러한 거짓된 정보는 금융시장에 피해를 가져오기도 하지만 더욱 엄청난 피해는 시장에서의 정보를 믿을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미래의 금융시장의 질적인 가치를 평가하는 지표가 될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기업과 소비자의 협력적인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신뢰의 인터넷을 구축하는 데 필요한 두 축 가운데 하나는 개인정보의 보호라 할 수 있다. 수많은 데이터가 전송되고 저장되는 환경에서 개인의 신상정보나 금융정보가 유출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실수로 인해서 혹은 해킹의 피해로 개인의 정보가 유출되면 개인이 입는 피해도 크지만 해당 기업이 입는 피해는 지대하다. 작년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유수한 기업들이 존폐의 기로에서 휘청거리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개인으로 볼 때는 작아 보일 수도 있는 개인정보는 집단으로 유출되었을 때 더욱 큰 피해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인의 피해도 무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소비자 개인 역시 자신의 정보 유출에 의한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경험할 수도 있다. 이러한 개인정보의 침해는 더 나아가서는 사회 질서를 문란하게 하고 인터넷의 신뢰성을 심각하게 손상시킨다. 

따라서 자본시장통합이 긍정적으로 실현되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철저하게 개인의 정보를 보호하는 환경과 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먼저 자리를 잡고 안전을 꾀한다는 변명은 어쩌면 시작도 하기 전에 몰락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자본시장의 통합은 국제시장에서의 생존을 위해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동시에 자본시장이 통합되는 현상은 우리에게 커다란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것 역시 틀림없는 사실이다. 

이러한 기회가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 인터넷의 진실과 개인정보의 보호를 위해 신뢰가 형성되고, 그 신뢰의 바탕위에 칭송받는 자본시장이 구축되어야 할 것이다. 자본 시장의 통합을 기회로 기축년의 경제 문제를 말끔히 떨쳐버리고 국민 모두가 함께 웃는 2009년을 기대한다.

tmchung@ece.skk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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