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이재구 기자] 무겁고 투박한 방탄복 대신 일반 옷처럼 얇고 부드러운 초미세 섬유 방탄복이 나올 날도 멀지 않았다.  

사이언스지는 지난 달 28일(현지시간) 그래핀 소재가 이처럼 놀라운  첨단 방탄복 용으로 사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실험결과를 게재했다. 그래핀은 원자들이 모여 한겹의 벌집 그물망 구조를 형성하고 있는 나노미터(1나노=10억분의 1)두께의 탄소섬유다. 

미국 매사추세츠 앰허스트대 이재황 교수팀은 실리카(규소 산화물)로 만든 초소형 총알 발사 실험 결과 그래핀 섬유가 이를 막아냈다고 발표했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원자두께의 그래핀 섬유층이 철 보다 8~10배의 충격 흡수력을 가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들은 초미세 총탄으로 10겹~100겹짜리 그래핀 섬유층을 관통시키려는 시도를 했고 레이저로 이 과정을 관찰했다. 또 총탄이 그래핀종이를 뚫으려 할 때의 탄환 열에너지를 비교했다.

▲ 조만간 기존의 무겁고 투박한 방탄조끼 대신 그래핀 탄소섬유(오른쪽)를 사용한 얇고 유연하며 강도는 철보다 10배나 강한 제품이 나올 것 같다.( 사진=위키피디아/ 이재황)

전자현미경 관찰 결과 그래핀은 에너지를 고깔 형태로 분산시킨 후 다양한 방향으로 방출시키는 속성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핀 시트(graphene sheet)는 초소형 총알에 뚫리지는 않았지만 좀 더 크게 우그러진 구멍을 만들어 냈다. 이는 잠재적인 약점으로 지적됐다. 

연구진은 그래핀을 1~2개 재료와 섞어 합성재료를 만들면 그래핀섬유의 단점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탄소섬유인 그래핀은 얇고, 강하고, 유연하며 전기전도성이 뛰어나 기존방식에 비해 훨씬 얇고 성능이 뛰어난 디스플레이, 반도체, 센서, 연료전지를 만들어줄 꿈의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지난 2010년에는 영국 맨체스터대의 안드레 게임과 콘스탄친 노보셀로프가 그래핀 소재 발견 공로로 노벨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들은 2004년 사이언스지에 자신들의 발견 성과를 보고했다.

지난 주 또다른 과학잡지 네이처에는 그래핀 종이가 프로톤입자를 통과시킬 수 있다는 보고서 결과가 발표됐다. 이는 수소연료전지의 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는 성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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