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이호연 기자] KT 노동조합의 제 12대 위원장 선거에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KT노조는 KT그룹내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선거 결과에 따라 향후 황창규 KT회장의 경영정책 집행 방향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KT에게는 이번 노조위원장 선거 결과가 계열사 재편을 비롯한 연말 그룹 조직개편에 어떠한 방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여 관심이 한층 증폭되고 있다.

19일 KT는 중앙위원장 후보자 투표가 진행되고 있다. 각 지역본부 대표자 투표는 오는 21일이다. 각급 대표자 선출을 위한 공고를 마감한 결과 정윤모 현 노조위원장(1대 위원장, 기호 1번)과 민주동지회 소속 박철우 조합원(기호 2번)이 위원장 후보로 나왔다. 노조위원장의 임기는 3년이다.

▲ KT 광화문 사옥

현재로선 2만명이 넘는 조합원수를 확보한 현 노조위원장인 정윤모 위원장이 우세한 모양새다. 박철우 후보자는 민주노총 계열이다. KT새노조 측의 지지를 받고 있다. 다만 새노조측은 조합원 10여명으로 조합원 비율이 0.04%에 불과하다. 박 후보자는 KT노조 유덕상 위원장 시절 서울지방본부 부위원장직을 맡은 바 있다. KT의 통신 주권을 회복하고 KT노조를 민주화, 정상화를 강조하고 있다.

정 위원장의 경우 지난 3년 KT 노조를 이끌어온 경험이 있어 이번에도 재선에 성공하면 무난하게 노조를 진두지휘하지 않겠냐는 평이다. 특히, 지난 4월 명예퇴직 단행을 노사합의하에 원만하게 처리한 바 있다. 정 위원장이 당선되면 계열사 개편 등을 통해 내년 KT 재도약을 준비하는 황 회장의 행보에 든든한 지원군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KT노조는 지난해 1.8GHz 광대역 주파수 할당과 관련 정부 과천청사 앞에서 투쟁을 진행하며 사측에 힘을 실어준 바 있다.

그러나 내부에서는 지난 4월 명예퇴직과 관련, 현 노조 집행부에 대한 불만도 제기하고 있어 결과를 쉽게 점치기는 어려운 형편이다. 박 후보자는 사측게 대해 상대적 강경파로 분류된다. 또 선거과정에서 갖가지 잡음도 불거졌다.

앞서 조태욱 KT노동인권센터 집행위원장은 KT가 특정 조합원들의 출마를 방해하기 위해 출입을 막는 등의 행위를 벌였다며 현 노동조합 집행부를 상대로 선거중지 가처분 신청을 낸 바 있다. 이에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은 18일 ‘기각’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KT 노조원은 “정윤모 위원장은 KT  구조조정에 동의한 것이 약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하면서도 “박철후 후보의 경우 강성 투쟁 이미지가 너무 강해 내부에서도 누구를 찍을지 갈등하는 분위기다”고 전했다.

KT노조 위원장 선거 결과는 이날 저녁 8시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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