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것과 새로운 것은 언제나 공존한다. 따라서 호환성을 어느 정도 맞추어 가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런 이유로 ‘호환성’은 엔터프라이즈 컴퓨팅 영역에서는 아주 중요한 키워드 중 하나로 쓰여왔다. 하드웨어건 소프트웨어건 제품 소개 자료 어느 한 켠에는 이 단어가 꼭 있다.

최근에는 호환성이 소비자 시장에서도 화두다. 새로운 제품들이 갖춘 성능, 속도, 사용자경험(UX) 등을 100%로 다 쓰지 못하는 경우가 일상다반사가 되었다. 예를 들어 최신 노트북을 사서 기존에 쓰던 모니터를 연결하면 그래픽 칩이 지원하는 해상도가 너무 높아 모니터가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 대부분의 경우 도저히 볼 수 없을 정도의 화면을 보여줘 사용자를 당혹스럽게 한다.

■ 소비자들이 겪는 호환성 이슈 ...그래픽칩, 와이파이, 4K, 기가 인터넷

▲ 박창선 IT칼럼니스트
대략 어느 정도의 차이가날까? 인텔 4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장착한 노트북의 경우 인텔 아이리스 그래픽 칩이 달려 있는데 이 칩은 초고해상도인 4K(4080X2160)에 대응한다. 사양이 높은 15인치형 노트북의 경우 3K(2880X1620) 정도를 지원한다.

하지만 대부분 집이나 사무실에서 쓰는 모니터는 대부분 1K(1080p)를 지원하는 HD급이다. 얼마 전에 산 최신 모니터 정도가 되야 2K(2048X1080)를 지원한다. 즉, 사양이 높은 최신 노트북이나 2in1 기기에 모니터를 연결해 쓰려면 적어도 2K를 지원하는 풀HD 이상의 모니터를 또 사야 한다.

다른 예로 와이파이가 있다. 최신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은 802.11ac 표준을 지원하는데 집이나 사무실에서 쓰는 무선 공유기는 한 세대 전 주류였던 802.11n을 지원한다면? 최신 기기를 써도 와이파이가 느린 것은 똑같다. 그렇다고 802.11ac 지원하는 기기 하나 들였다고 고가의 최신 무선 공유기를 살 수는 없다.

무선 공유기 업체게 이런 소비자의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꺼내든 카드가 ‘듀얼 밴드’ 제품이다. 802.11ac 뿐 아니라 802.11bgn을 모두 지원해 구형부터 신형까지 각자 사양에 맞게 쓰면 된다는 답을 소비자에게 제시한 것이다.

이런 예는 거실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최근 통신사들이 4K 유선 방송과 홈기가와이파이 경쟁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무료 업그레이드다 뭐다 해서 혜택도 많다. 막상 이를 신청해 4K 방송과 기가급 인터넷의 혜택을 누리려면 TV, 와이파이 공유기를 바꿔야 한다.

■ 연결된 세상이라 더 복잡해진 호환성 문제

가정에서 일어나는 호환성 이슈의 본질은 ‘연결’이다. 다른 것과 연결되지 않는다면 걱정할 이유가 없다. 개인용 디지털 기기, 소비자 가전 등의 연결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 될 것이다. 그만큼 소비자가 느끼는 호환성 이슈도 커질 것이다.

그렇다고 금융권 차세대 프로젝트 하듯이 몇 년 주기로 싹 바꾸어 표준화를 시킬 수도 없다. 최신 사양만 홍보할 것이 아니라 구형과 신형 간 연결을 좀 합리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도 이제 업계가 제시해야 할 때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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