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이재구 기자] 아이폰, 아이패드 등 스마트폰과 컴퓨터의 대명사가 된 애플이 전자상거래 부문의 거인으로 변신하고 있다.

비즈니스인사이더 등은 29일(현지시간) 스마트폰과 맥컴퓨터 제조업체로 명성을 얻은 애플이 이젠 거대한 전자상거래 업체로 변신 중이라고 보도했다.

보도는 많은 사람들이 애플 주력제품을 아이폰6, 아이패드 같은 제품들로 인식하지만 "애플 기기는 고객들을 애플 전자상거래 생태계에 묶어들 물리적 플랫폼에 불과하다"는 애플 파트너의 분석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 결과 애플은 거대한 매출과 수익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 아이폰6에 내장된 애플페이를 이용해 결제하는 모습.(사진=애플)

실제로 애플은 파트너들을 거대한 자사의 전자상거래 생태계로 끌어들이기 위해 실로 다양한 시험과 행보를 하고 있다.

애플은 올들어 ▲인앱 모바일광고 플랫폼인 아이애드(iAD) 서비스 대상 70개국을 추가했고 ▲자체 모바일결제서비스인 애플페이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광고용 i비콘(iBeacon)을 유통점에 설치하고 있고 ▲아이튠스 신용카드 DB는 10억 계좌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애플페이로 이어지는 최근 행보는 애플이 얼마나 전자상거래 제국이 되려고 애쓰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애플은 뉴욕에서 아이애드 확장을 위한 관련 광고전문가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애플이 맥컴퓨터와 아이폰,아이패드 회사처럼 보이지만 이는 모두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하는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처럼 애플이 전자상거래 거인으로 나서는 것은 광고주와 앱개발자들에게 특히 환상적인 소식이라고 전했다.

■아이애드(iAd)

아이애드 서비스를 하는 회사는 이제 전세계 95개국에 이른다. 지난 2010년 스티브 잡스가 모바일광고 시장의 50%를 차지할 것으로 기대하면서 출범한 아이애드는 이제 전환점을 맞고 있다. IDC, e마케터 등에 따르면 아이애드는 지난해 미국 모바일 광고시장 매출의 2.5%를 차지하는데 그쳤다. 이는 구글(37.7%), 페이스북((17.9%)에 비해 엄청나게 뒤진다. 애플은 지난 2012년 아이애드매출은 1억2,500만달러에 그쳤다.

하지만 애플은 아이애드를 정비하고 있다. 아이애드는 애플이 진출하려고 하는 광고사업의 핵심인 이른바 크로스디바이스 리타겟팅(cross-device retargeting) 분야와 연계돼 있기에 매우 중요하다.

소비자들은 매일 단 하나가 아닌 여러 단말기들로 옮겨가며 사용하는 경향이 있고 광고주들은 이 크로스 디바이스 사용자들의 단말기 사용 경로를 추적해 특정 타깃고객에게 광고하고 싶어한다. 이른 바 '크로스 디바이스 광고'다.

애플은 유통점들에게 가장 이익을 많이 가져다 줄 이른 바 크로스디바이스 리타게팅(광고)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방식을 가장 반기는 것은 유통점들이다.

일례로 아이폰 고객이 아이패드 앱을 보면서 드레스를 고르는 데 약간의 시간을 보낸 후 사지 않기로 결정했다면 이 드레스 판매업체는 다음번에 이 고객이 아이폰을 사용할 때 볼 때 똑같은 드레스를 보여주면서 구매를 유도하는 광고를 할 수 있다.

물론 애플만이 유일한 크로스 디바이스 리타게팅 공간 운영자는 아니다. 경쟁자들도 크로스디바이스 리타게팅 솔루션을 만들려고 시도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최근 아틀라스라는 크로스디바이스 타게팅 출범을 발표했다. 구글은 단말기를 바꾸더라도 구글ID를 사용해 이를 인식하는 크로스디바이스 트래킹을 제공하고 있다. 아마존은 자체 단말기인 킨들, 파이어폰, 아마존스토어를 넘나드는 광고 생태계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애플 단말기 사용자들이 인기있는 애플앱 안에서 연결된 단말기로 보내는 시간이 87%에 이르기 때문에 애플이 경쟁사에 비해 유리하다. 이는 애플이 아이애드 광고를 할 수 있는 많은 기회를 제공하며 이는 모두 애플이 강점을 가진 데이터 타게팅을 통해 이뤄진다.

▲ 에디 큐 애플 부사장이 지난 9월 애플 행사에서 애플페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애플)

애플은 고객들의 습관 등에 대한 많은 것을 알고 있다. 고객들이 애플ID를 등록할 때 제공한 정보 덕분이다. 애플은 최근 단 3일만에 애플페이 등록 고객 100만명을 확보했다. 게다가 파트너 업체인 3대 신용카드회사(아메리칸익스프레스, 비자, 마스터카드)의 590만 회원이 잠재고객이다.

광고기술 전문가인 에릭 프랜치는 "최초의 데이터는 광고주들에게 최고다. 이는 고객들을 매우 정확하게 분류하고 타겟마케팅을 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애플의 크로스디바이스 광고 전략은 개발자들에게 iOS 앱을 가장 먼저 만들어야 할 이유를 제공해 줄 것이라고 말한다. 사용자들이 특정 앱을 사용하는 것은 물론 구매를 위해 한번 더 사용한다는 것은 앱개발자에게도 대단히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애플페이

애플페이는 아마도 애플이 거대 전자상거래 괴물을 향해 가고 있는 가장 분명한 사례로 꼽힌다.

팀 쿡 애플 CEO는 지난 9월 열린 애플 행사에서 "미국에서만 하루에 2억건의 거래가 이뤄지며 그 규모는 120억달러(12조6,000억원)에 이른다"고 소개하면서 전자결제시스템인 애플페이를 소개한 바 있다.

애플은 앞서 패스북을 가지고 아이폰 사용자들이 재빨리 디지털콘텐츠를 살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애플페이는 사람들이 자신의 아이폰(6/6플러스)과 내년에 나올 애플워치를 사용해 오프라인에서 물리적인 물건들을 살 수 있도록 해 준다.

팀 쿡은 "애플페이 출범후 100만 신용카드 가입자를 확보하는 데 단 3일 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로써 애플페이는 전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모바일결제시스템이 됐다.

현재 월마트, 라이트에이드, CVS 같은 유통점이 애플페이를 받아들이기를 거부하고 있지만 이들은 자신들의 커런트C 시스템과 애플페이를 함께 운영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보이기 시작했다. 애플은 애플페이를 통해 짧은 기간 동안에 거대한 모바일 결제 생태계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매일 미국 3대 신용카드회사(아메리칸익스프레스, 비자, 마스타카드) 고객 수백만명으로부터 애플페이 수수료 0.15%를 챙기게 됐다. 이로써 애플페이는 이전까지는 접근할 수 없었던 엄청나게 증가하는 캐시카우를 확보하게 됐다.

애플이 소비자들에게 애플페이를 사용하도록 만드는 능력에 의문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시장조사보고서 내용도 이미 나와 있다.

이 보고서는 "...게다가 마케터들을 위해 애플페이는 애플 패스북에 통합돼 있다. 이는 애플이 고객들의 주문을 전송해 줄 믿을 수 없을 만큼 강력한 플랫폼을 가졌음을 말해 준다. 애플페이는 휴대폰을 사용해 주문하고 이를 통해 바로 물건을 살 수 있기 때문에 강력하다. 휴대폰으로 주문하고 다른 방식으로 구매할 수 있다면 복잡해서 당신의 제품을 사지 않고 다른 상점으로 도망갈 것이다"라고 쓰고 있다.

▲ 팀 쿡 애플 CEO가 지난 9월 행사에서 애플 페이를 소개하고 있다.(사진=애플)

■아이비콘

상점 내부의 주제에 집중해 본다면 수백만개의 낮은 출력의 비콘들이 전세계의 소매유통점에 깔려 있다. 이는 마케터들이 타겟 고객들의 모바일기기를 통해 광고와 제안을 하도록 해주며, 몇미터 근처에 위치한 매장을 방문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런 비콘 모두 아이비콘과 호환성을 갖거나, 애플이 만든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아이폰 사용자들은 비콘 마케터들에겐 가장 중요한 고객이다. 플러스리서치는 지난 해 아이폰 사용자들이 모바일 상거래 구매액은 안드로이드폰 사용자의 거의 2배에 달한다는 조사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아이폰6에 모바일 결제시스템인 애플페이가 설치됨에 따라 이들은 몇 번의 접촉만으로 물건을 구매하게 됐다. 이들이 광고 보기를 생략할 가능성은 훨씬 더 높아졌다.

이런 가운데 아이비콘은 애플의 모바일 소매점 전략을 완성하는데 도움을 주게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애플은 이미 아이애드와 앱을 통해 온라인과 모바일 공간에서 믿을 수 없을 만큼 뛰어난 애플 브랜드를 구축했다.

아이비콘은 이같은 애플의 온라인 마술을 오프라인매장(브릭앤모탈)으로 가져와 확대하는데 도움을 주게 될 것이다.

▲ 애플 OS X 요세미티 상의 아이튠즈12. (사진=위키피디아)

■아이튠즈

애플은 다른 회사의 생태계에 기대지 않고서도 이미 자체적으로 거대한 전자상거래 사업을 하고 있다.

2014 회계년도(2013.10~2014.9)에 애플은 '아이튠즈/SW/서비스' 분야에서 전년대비 13% 성장한 46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 사업부는 애플의 사업부 가운데 아이폰(21%), 맥(18%)에 이어 3번째로 빠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애플은 연간 160억달러 이상의 디지털 전자상거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알리바바나 아마존, 이베이에는 못미치지만 지난 해 100억달러를 기록한 온라인 신발 쇼핑몰 재포스보다 큰 매출이다.

이 매출은 향후 수개월 내에 훨씬 더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이다. 특히 애플이 비츠뮤직을 아이튠스에 통합시키면서 더많은 사람들을 월단위 음악신청 가입자로 받도록 하게 돼 더욱 매출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