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뒷걸음 치고 있을 때 애플이 홀로 치고 나갈 수 있었던 것은 아이폰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아이폰은 2007년부터 지금까지 1700만대가 팔린 글로벌 히트폰이다. 애플이 두 번째로 내놓은 3G 아이폰의 경우 출시 3일만에 100만대를 판매하는 기염을 토했다.

과연 아이폰의 어떤 점이 세계인들을 열광시키는 것일까.

◇아이팟에서 아이폰으로 이어지는 친숙함

아이폰은 아이팟과 마찬가지로 공통된 디자인과 쉬운 조작성 등 여러 가지 장점이 조합돼 있다. 이미 애플은 아이팟을 통해 휴대용 음악재생기 시장에서 위력을 널리 알린 바 있다.

단순히 음악을 듣는 것이 아니라 아이팟 액세서리 시장이 하나의 산업군이 될 정도로 큰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아이팟은 다른 MP3플레이어와 달리 액세서리 업체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게 설계됐다.

아이팟 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비슷한 디자인을 갖고 있다. 그 때문에 액세서리를 제조하기가 쉽다. 또 아이팟은 핵심기능만 제공하고 나머지 부가기능은 액세서리로 대체하기 때문에, 액세서리 업체들이 파고들 시장이 다른 MP3플레이어 비해 상대적으로 크다.

아이폰도 마찬가지다. 출시 국가에 상관없이 이어폰 잭, 버튼 등 규격과 위치를 같게 만들었다. 그 때문에 액세서리를 공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휴대전화 업체들은 매년 새로운 모델의 휴대전화를 수 없이 쏟아내고 있지만 제품마다 모양, 크기, 이어폰의 잭과 위치, 그리고 유저인터페이스까지 모두 다른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같은 이유로 인해 아이팟의 매력에 빠졌던 사용자라면 설명서 없이도 사용할 수 있는 아이폰에 이끌리기 마련이다.

또 아이폰의 가장 큰 특징은 멀티미디어 기능으로, 음악과 영상의 재생 능력이 뛰어나다는 점이다. 다른 폰들이 휴대폰이라는 베이스위에 다른 기능들을 더했다면 아이폰은 멀티미디어 기능을 갖춘 기기에다 전화기능을 더한 것. 이미 인정받은 아이팟에 전화기능을 합쳐 아이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는 얘기다.

◇’애플’이라는 이름

아이폰은 ’스마트폰’이 아닌 ’아이폰’이라고들 말한다.

제품을 구입할 때 소비자들은 블라인드 면접관처럼 그 제품의 배경을 제외하고 제품 자체에 대한 비교만을 통해 제품을 구입하지 않는다.

이성적인 부분만이 아니라 무의식중에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를 ’캐치’하는 감성적인 부분이 구매의 결정적 요소로 작용하는 경우도 많다는 얘기다.

아이폰은 그런 의미에서 충분히 20, 30대의 젊은 소비자들을 끌어당기고 있다.

매킨토시, 아이팟, 맥북에어 등을 만든 애플이라는 기업이 갖고 있는 젊음과 자유의 이미지가 아이폰 속에도 녹아든 것이다.

아이폰에 탑재된 OS도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애플PC에 사용되던 맥을 휴대폰에 맞게 변형시킨 맥 OS X다. 애플 PC와 같이 사용편의성과 화려한 화면 이동 등이 돋보인다.

◇아이튠즈와 앱스토어

아이팟의 성공에는 아이튠즈(인터넷 음악 판매 웹사이트)도 한몫했다.

아이폰도 마찬가지로 아이튠즈를 완벽하게 지원한다. 사용자는 자신이 원하는 음악과 동영상 등 모든 콘텐츠를 PC나 맥을 이용해 아이튠즈에서 구입한 뒤 아이폰과 연동시켜 사용할 수 있다.

아이튠즈에서 판매되고 있는 동영상은 TV 쇼 350여편, 영화 250여편, 뮤직비디오 5000여편에 달한다. 또 일종의 라디오 기능인 팟캐스트(Podcast) 기능으로 미국, 유럽, 일부 아시아 지역의 다양한 라디오 프로그램을 청취할 수 있다.

아이튠즈 뿐 아니라 아이폰은 앱스토어라는 천군만마를 통해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앱스토어는 ’휴대폰용 아이튠즈’라고 표현할 수 있다.

사용자들은 앱스토어를 통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자신의 아이폰에 내려 받을 수 있다. 앱스토어에서는 아이폰의 멀티터치 인터페이스와 3D 그래픽, GPS 등을 활용한 1만5000개 이상의 소프트웨어가 거래되고 있다.

이 소프트웨어들은 무료 또는 저렴한 가격에 유통되고 있어 이용자들이 부담없이 다운로드할 수 있다. 앱스토어는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사이트 개설 42일만에 2억건, 6개월만에 5억건이 다운로드되는 기록을 세웠다.

이같은 앱스토어의 성과는 아이튠스가 2년이 넘어서야 5억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한 것과 비교되며 크게 주목받고 있다.

애플은 이처럼 ’스마트’한 앱스토어 전략 덕분에 지금까지 단 2대의 모델만 출시했지만 스마트폰 시장에서 위치를 확고히 할 수 있었다.

송영록 기자 syr@it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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