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UC 시장에서 MS와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는 시스코의 UC 방향성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시스코의 경우 MS에 비해 각 사업별 통합 작업이 미숙한 점이 가장 큰 약점으로 꼽히고 있다.

최근까지 UC 시장은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을 근간으로 하는 솔루션 업체와 기업용 통신수단으로 IP텔레포니를 외쳐왔던 네트워크 인프라단의 장비 업체로, 크게 두 진영으로 나눠왔다. 특히 각 분야에서 대표되는 MS와 시스코는 실질적으론 경쟁관계가 아니더라도 국내 상황에서는 태생적으로 너무나 다른 성격의 업체였기 때문에 경쟁관계로 연출될 수 밖에 없었다. 또 UC에 대한 접근 방법도 달랐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자연스레 우위를 비교하는 입장이 돼왔다.

하지만 최근 이들 업체의 저울질은 이뤄지지 않는 반면, UC의 무게중심이 MS쪽으로 기울어져 간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는 지난해부터 MS와 시스코가 비슷한 상황에서 UC를 주장해왔지만 MS의 경우는 모든 애플리케이션을 실시간 공유하자는 목표아래 여러 협력업체들과의 표준화 작업을 통한 통합 작업을 순차적으로 이뤄가고 있는 반면, 시스코의 경우 분야별로 각기 다른 기술 표준과 컨셉으로 진행해 가고 있어 UC에 대한 방향성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 가장 큰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MS는 자기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1차적으로 잘 구분하고 통합해 MS화하고 있는 반면, 시스코는 그 구분 자체가 모호하다"며, "다른 분야의 것을 서로 다른 기술과 컨셉으로 가져감에 따라 UC의 핵심인 통합과 유연함에 있어 거리가 멀어지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시스코의 솔루션을 살펴보면, 미팅 솔루션인 ’텔레프레즌스’는 H.323 계열의 표준 패킷 교환방식을 쓰지 않고 MPEG4 기술을 채택함에 따라 기존 제품들과 연동이 되지 않는다. 최근 인수한 SW 기반 웹 컨퍼런스 솔루션 업체인 웹엑스도 다른 제품들과 호환되지 않으며, 특히 시스코가 별도 개발한 스키니 프로토콜의 경우 국내 시장에 제대로 안착시키지 못해 화상회의 업체들에게 외면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UC의 큰 흐름에서 봤을 때 표준화하지 않고 호환성이 보장되지 않으면 더 이상의 진전은 힘들다. 제품을 각기 분리해서 봤을 때는 분명 비즈니스는 가능하지만, UC 전략아래 추진하기에는 어려움이 될 소지가 많다.

분명 UC는 단일 업체가 소화하기엔 덩치가 너무 크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업체들이 협력관계에 귀를 기울이고 M&A도 적극적으로 이뤄지는 것일 게다. 하지만 단순 UC 지원을 위한 살찌우기 전략은 시장 성장을 더디게 만들 수 있음을 각인할 필요가 있다.

성현희 기자 ssung@it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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