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성상훈 기자]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안티바이러스) 시대가 끝났다'는 이론은 지난 5월 시만텍이 통합형 APT 솔루션을 발표한 뒤로 지속적으로 불거지고 있다. 브라이언 다이 시만텍 수석 부회장도 "백신은 더이상 수익이 나오지 않는다"며 못을 박았다.

불과 4개월이 채 안되어 백신 무용론은 점점 기정 사실화되고 있다. 최근 바이러스 검사 사이트인 바이러스 토탈(Virus Total)에 따르면 1개의 제로데이(Zero-Day) 취약점을 통해 100개에서 200여개의 변종 악성코드가 유포되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백신'의 악성코드 탐지율은 불과 50%에 그치고 있다.

국내에서도 사용자 정보를 탈취하는 파밍 및 키로깅 악성코드가 제로데이 취약점을 통해 유포되는 과정이 속속 포착되고 있다. 예를 들어 어도브 플래시, PDF, 한글문서, MS워드 문서 등의 취약점을 통해 교묘하게 악성코드를 삽입해 타깃에게 유포시킨다. 이를 방어하려면 일일이 취약점에 대해 파악하고 꼼꼼하게 패치를 받아야 한다.

보안 취약점이 발견될때마다 보안기업들은 업데이트를 권고하지만 매번 꼼꼼하게 업데이트를 하는 경우도 많지 않다. 중요한 점은 보안 취약점이 발견됐다는 것은 이미 어느정도 공격과 침투가 일어난 뒤라는 것을 의미한다는 점이다.

위와 같은 경우 '시그니처' 방식을 기반으로 하는 백신으로는 탐지가 거의 불가능하다. 최근에는 '백오프'로 명명된 신종 POS 악성코드도 발견됐다. 이는 현존하는 모든 백신으로도 탐지하기 힘들다.

주요 안티익스플로잇 솔루션 비교

기업명

제품명

분류

특징

주요기능

구성

맬웨어바이트(미국)

안티맬웨어
안티익스플로잇
시큐어백업 

안티익스플로잇

백신호환
DB업데이트불필요
시그니처
화이트리스팅
샌드박싱

 

포괄적 맬웨어 방어
표적형 이메일 보호연속 맬웨어 공격 추적

클라이언트 + 매니지먼트 콘솔

 

FFRI(일본)

 

FFR YARAI

표적공격보호 소프트웨어

ZDP, 정적분석, 샌드박스, HIPS, 기계 학습 등 5개 행위탐지엔진 장착

 

포괄적 맬웨어 방어

표적형 이메일 보호

연속 맬웨어 공격 추적

클라이언트 + 매니지먼트 콘솔

 

이글루시큐리티(한국)

IS-키모

안티익스플로잇

실시간 방어SIEM용 이벤트 로그 제공듀얼엔진 장착공격정보제공

문서형 악성코드 탐지 차단제로데이공격 실시간 방어암호화통신 은닉공격 차단액티브X 취약점 방어

클라이언트 + 매니지먼트 콘솔

 


안티 익스플로잇, 백신 약점 보완

이 때문에 등장한 것이 '안티 익스플로잇'이다. 백신도 약점보완을 위해 시그니처 기반이 아닌 행위 기반 탐색 기능인 '휴리스틱' 시스템을 도입해 백신에 적용시켜 왔다. 하지만 공격을 감지->방어->분석->치료 프로세스는 바뀌지 않았다. 즉, 이미 침투한 악성코드가 있을때 이를 감지하게 된다.

안티 익스플로잇은 공격에 대한 방어를 먼저 기본으로 하고 실시간으로 이를 분석하고 대응한다. 침투하기 전에 선제적인 방어를 기본 원칙으로 한다. 그러나 치료 프로세스는 없다. 이론적으로 보면 두가지가 합쳐질때 이상적인 방어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미국의 맬웨어바이트, 일본의 FFRI 등을 비롯해 안티 익스플로잇 솔루션이 보편화 되어 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맬웨어바이트 안티익스플로잇의 비주얼라이제이션 화면
맬웨어바이트는 안티맬웨어, 안티익스플로잇, 시큐어 백업 등의 제품을 발표한 미국 엔드포인트 보안회사다. 지난 7월 벤처캐피탈로부터 3,000만달러를 투자받기도 했다.

맬웨어바이트 제품은 지금까지 전세계에서 3억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했을 정도로 이미 활성화 되어 있다.

제품 기능을 살펴보면 기본적으로 인터넷 브라우저와 그 구성요소를 보호하거나 드라이브 바이 다운로드에 대한 공격 방어 기능을 갖고 있다.

오피스, PDF 등 애플리케이션 취약점에 대한 방어 기능은 물론 가상머신 사용없이 실시간 차단 기능이 적용됐다. 맬웨어바이트 제품은 DB 업데이트가 필요없고 용량도 3MB로 가벼운 것이 장점이다. 특히 대부분의 백신과도 호환이 되기 때문에 인기가 높다.

FFRI YARAI 인터페이스 화면
FFRI는 주로 보안 컨설팅, 보안 교육, 네트워크 시스템 연구를 진행해온 일본의 보안기업이다. FFRI 가 내놓은 야라이(YARAI)는 자체적으로는 '표적 공격 보호 소프트웨어'로 부른다.

제품 기능만 보면 맬웨어바이트의 안티익스플로잇과 거의 유사하다.

차별적인 특징으로는 ZDP 엔진을 통해 알려지지 않은 취약점에 대한 공격을 보호하고 정적 분석 엔진을 통해 맬웨어를 분석한다. 샌드박스 엔진도 함께 들어가 있어 가상 CPU, 가상 메모리 등 가상환경에서 프로그램이 실행된다. HIPS 엔진을 통한 모니터링, 기계학습엔진을 통해 빅데이터 기반으로 실행중인 프로그램까지 모니터링할 수 있다.

국내 시장 아직 걸음마 단계
국내에서는 이글루시큐리티가 최근 발표한 IS-키모를 꼽는다. 보안관제사업에 주력했던 이글루가 내놓은 키모는 설계부터 안티 익스플로잇에 집중해 개발됐다. 문서형 악성코드에 대한 탐지와 차단 기능, HTTPS나 SSL 등 암호화 통신을 통한 은닉공격 차단 기능도 갖췄다. 액티브 X, 자바 등 애플리케이션 취약점 방어 기능도 갖추고 있다.

이글루시큐리티 IS 키모 의 악성코드 분석 화면
하우리와 이스트소프트에서도 각각 유사기능을 갖춘 바이로봇 APT 쉴드, 알약 익스플로잇 쉴드를 내놓긴 했지만 결론적으로 안티 익스플로잇 제품은 아니다.

하우리 APT쉴드 는 제로데이 공격 차단, 애플리케이션 취약점 방어 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백신과 호환이 된다는 점에서 안티 익스플로잇 솔루션과 유사하다.

하우리 바이로봇 APT쉴드(왼쪽)와 이스트소프틍 알약 익스플로잇 쉴드
리소스가 매우 적고 설치가 쉽게 사용할 수 있지만 문서 프로그램에 대한 방어 솔루션은 따로 존재하는 등 기본적인 탐지면에서 다른 안티 익스플로잇 솔루션보다 열세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스트소프트의 알약 익스플로잇 쉴드 역시 악성 스크립트를 이용한 취약점 공격을 방어하는 솔루션이라는 점에서 기능은 유사하지만 관리자 화면은 제공하지 않는다.

일부 전문가들은 안티 익스플로잇의 필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지만 국내는 아직 시장 형성도 되어 있지 않다는 점에서 국내 보안기업들이 시장에 뛰어들어야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정보보안 시장 카테고리에도 안티 익스플로잇은 아직 들어가 있지 않다.

국내 보안업체 한 관계자는 "'보안'이라는 부분은 특성상 '공격'보다 한템포 늦을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 변화하고 교묘해지고 있다"며 "기존 백신은 이미 10~20년전 방식을 사용하고 있어 변화무쌍해지는 공격에 대응하는 것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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