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이호연 기자] 애플이 예상과 달리 아이폰6 화면에 사파이어 글래스를 탑재하지 않아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부 언론에서는 공급 물량 난항을 이유로 들었지만 초고강도 유리 제품인 사파이어 글래스가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커버로 사용하기에는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16일 미국 타임지에 따르면 실리콘밸리의 기술 산업 분석 및 시장 정보 회사 ‘크리에이티브 전략사’의 대표 바자 린은 사파이어 글래스가 스마트폰 화면에 실제로 사용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사파이어 글래스는 경도(딱딱함)가 매우 강한 물질로 가격은 비싸나 흠집이 거의 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 가늠하는 모스경도를 살펴보면 다이아몬드가 10, 사파이어가 9를 나타낸다.

 

앞서, 다수의 외신은 애플이 5.5인치 아이폰6(아이폰6 플러스)에 사파이어 글래스를 탑재할 것이라고 일제히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실제 출시된 아이폰6 및 아이폰6 플러스에는 기존 유리보다 더 단단하게 처리된 강화유리가 채택됐다.

바자 린은 애플이 아이폰6에 사파이어 글래스를 탑재하지 않은 이유로 해당 물질의 단점을 꼽았다. 사파이어가 유리보다 30% 밀도가 높기 때문에 일단 무게가 증가할 수 밖에 없다는 이유다. 가공성도 유리에 비해 떨어져 특정한 모양으로만 잘라낼 수 있다.

비용도 많이 든다. 사파이어는 강화유리보다 생산 비용이 10배 이상 들고, 에너지도 100배 이상 소모된다는 설명이다. 또한 빛 투과율도 일반 유리보다 낮아 같은 밝기를 내기 위해서 더 밝은 디스플레이가 필요하고, 이는 결국 배터리 수명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지적이다.

사파이어의 튼튼함도 실제 충격 흡수에는 부적절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신에 따르면 사파이어는 긁힘에 강한 것은 사실이나 폰을 떨어뜨릴시 유리처럼 충격을 할 수 없어 더 잘 깨진다.

경도 자체는 사파이어가 강화 유리보다 훨씬 강하지만, 임계점을 넘는 충격을 받으면 사파이어는 깨지는 대신 강화유리는 원자구조를 변형해 충격을 견뎌낸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애플이 스마트폰 대신 애플 워치에 사파이어를 채택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편,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화웨이’는 조만간 출시할 신규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사파이어 글래스를 채택할 예정이다. 화웨이는 이를 위해 루비콘 등 사파이어 글래스 제조업체와 접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 중국 제조사 ‘비보’, ‘샤오미’, 대만 ‘HTC' 등도 스마트폰 화면에 사파이어 글래스 탑재를 검토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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