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성상훈 기자] "복잡함은 철저히 배제하고 사용하기 쉬워야 한다"

생전의 스티브 잡스의 지론이다. 아이팟, 아이폰 시리즈 그리고 iOS는 잡스의 철학과 같은 발걸음을 걸어왔고 지난 10일 발표된 아이폰6와 애플워치에서 또 다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

iOS8과 아이폰6, 그리고 애플워치는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 볼때 아이폰5S 등 이전 버전과 비교하면 후속작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고 본다.

발표회가 열렸던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플린트 센터는 잡스가 지난 1984년 첫 매킨토시를 발표하고 1998년 아이맥을 발표한 곳이다. 애플에게 있어서 큰 전환점이 됐던 장소다. 아이폰6를 이곳에서 발표한 것도 '새로운 전환점'을 되새김질 하는 의미를 지닌다.

리치어빌리티, 쉬운 UX 핵심
키노트 시작 5분만에 전격적으로 발표한 아이폰6는 두개의 제품으로 그 모습을 드러냈다.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다.

아이폰6는 326ppi, 아이폰6플러스는 401ppi로 화소밀도도 더 촘촘해졌다. 스펙상으로도 고사양에 속한다. 디스플레이 크기가 커지고 화소 밀도가 촘촘해진 것만큼 기술도 발전했다는 뜻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쉬운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 UX)'이 적극 반영됐다는 점이다.

아이폰6 플러스 리치어빌리티 기능. 위에서 아래로 화면이 내려오면서 엄지손가락 만으로 화면 전체를 터치할 수 있게 된다
애플의 필립 쉴러 글로벌 마케팅 수석 부사장은 "듀얼 도메인 픽셀 등 최신 디스플레이 기술을 구현했으며 명암비, 시야각 확대 등 철저하게 사용하기 쉬워야 한다는 점을 극대화했다"고 아이폰6를 소개했다.

쉴러 부사장이 말하고자 하는 것을 '기능'으로 구현한 것이 리치어빌리티다.

5.5인치 까지 커진 아이폰6 플러스의 경우 가로 화면은 아이패드에 가까운 UI를 지녔고, 커진 화면만큼 한손 사용이 쉽지 않다. 사실 이 부분은 갤럭시노트 시리즈, 엑스페리아 Z3 등 기존 안드로이드  5.5인치 패블릿에게도 해당되는 사항이다.

리치어빌리티는 홈 버튼을 두번 누르면 화면 전체가 아래로 슬라이드 된다. 한손 엄지 손가락이 닿는 범위로 화면을 끌어내린다. 철저하게 한손 조작에 어울리도록 구현했다. 홈 화면 뿐만 아니라 아이폰에서 구동되는 앱도 같은 방식으로 화면을 끌어 내릴 수 있다.

스마트폰 상에서 화면 크기를 확대하고 줄이는 동작은 화면 가장자리까지 손가락이 닿지는 않는다. 리치어빌리티는 이점에 착안해 홈버튼을 더블탭하는 것만으로 화면 전체가 아래로 떨어지게끔 했다. 두 손이 필요했던 동작들을 홈버튼을 두번 누르는 것만으로 신속하게 처리하게끔 바꾼 것이다.

단순히 스마트폰 디스플레이만 커지는게 아니라 애플이 이에 따른 만반의 준비를 했다고 느껴지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속도보다 성능 유지 초점
또 다른 하나는 아이폰6에 새로 탑재된 A8 프로세서다.

칩 성능만 살펴보자. 64비트로 이뤄진 A8 프로세서는 20억개의 트랜지스터를 구현했으며 20 나노스케일이 적용됐다. 성능은 오르고 크기는 13% 더 작아졌다. A7 프로세서와 비교하면 배터리 성능은 50% 상승, CPU성능은 50배, 그래픽 성능은 84배 높아졌다고 한다.

주목할만한 점은 A8칩에 대한 쉴러 부사장의 첨언이다.

"스마트폰의 성능은 순발력있는 처리 속도가 아니라 높은 성능이 떨어지지 않게 유지하는것이 중요하다. A8 프로세서는 이 부분에서 다른 프로세서보다 낫다"

결국 옥타코어 수준까지 올라온 스마트폰의 성능 경쟁은 이제 의미가 없고, 사용자가 직접 사용하는데 있어서 장시간 높은 성능을 유지하는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아이폰6는 이같은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설계됐다.

NFC탑재, 사용의 질 향상
애플페이는 아이폰6에 도입되는 NFC를 활용한 결제 서비스다.

지금까지 등장했던 NFC 결제 서비스와 다른점은 결제시 등록한 신용카드 번호가 아닌, 일회성 결제 번호와 결제용 인증번호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당연히 신용카드 번호가 유출될 염려도 없다. 개인정보유출 피해를 당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했다.

애플페이
애플이 말하고자 하는 '사용하기 쉬운 UX'를 모바일 결제에 도입했다. 향후 새로운 결제 서비스로 보편화될 가능성도 점쳐지는 추세다.

애플페이는 북미지역에서 시작하지만, 향후 다른 나라에서도 서비스를 도입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One more Thing'
아이폰6 시리즈의 설명이 끝나고 스티브 잡스 때문에 전설이 된 문구 'One More Thing'이 이번에 또 등장했다. 바로 애플워치다.

팀 쿡 체제 이후 이 단어는 한번도 사용되지 않았다. 그만큼 애플에게 애플워치는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 실제로 애플워치를 개발하기까지 막대한 개발 예산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애플워치에서는 새로 개발된 '디지털 크라운'과 터치스크린을 결합한 새로운 인터페이스를 탑재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디지털 크라운을 회전시키면서 표시 화면을 변경하거나 스크롤하는 방식이다. 고전적인 시계에 사용되고 있는 용두를 애플의 UI 디자인과 기술력이 결합돼 새로운 인터페이스로 재탄생 시켰다.

아날로그 시계와 유사한 애플워치 디지털 크라운 인터페이스
손가락으로 화면에 간단한 그림을 그리는 형태로 회신을 보내거나,액정 부분에 두 손가락을 대고 홀드하면 자신의 심박수를 기록해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등의 기능은 분명 여느 웨어러블 디바이스과 차별화된다.

사용자 취향에 따라 200가지가 넘는 시계 디자인을 마음대로 고를 수 있다. 새로운 기능과 디자인이 합쳐져서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만들어냈다.

아이폰6와 애플워치가 스마트폰 생태계에 또다른 '혁신'을 가져올 수 있을지에 대한 결과는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다. 분명 또 하나의 지켜볼 거리가 생겼다는 점에서 눈이 즐거워진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