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문기 기자] 5일 개막한 IFA2014에서 한국과 중국, 일본이 올 하반기 스마트폰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대표적인 글로벌 기업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과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신예 중국, 옛 명성을 되찾길 원하는 일본까지 그들이 내세우고 있는 전략 스마트폰 속에는 그들만의 차별화된 경쟁 포인트가 내제돼 있다.

IFA2014를 통해 공개된 전략 스마트폰은 대표적으로 삼성전자 갤럭시노트4와 갤럭시노트 엣지, 화웨이 아센드 메이트7과 레노버 바이브X2, 소니 엑스페리아Z3를 꼽을 수 있다. 경쟁이 심화되면서 각각의 스마트폰의 개성을 잃어가고 있고, 심지어 콘셉트 복제까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지만 그들만이 할 수 있는 차별화된 경쟁 포인트는 분명 존재한다.

각각의 업체들이 내놓은 대표적인 스마트폰을 통해 그들의 차별화 전략이 무엇인지 3가지로 축약해 짚어보기로 한다.

▲ 갤럭시노트4

삼성 갤럭시노트4, 갤럭시노트 엣지 '엑시노스∙벤디드∙패블릿노트'
삼성전자가 선보인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4와 갤럭시노트 엣지를 통해 살펴볼 수 있는 경쟁 포인트는 자체 모바일AP인 엑시노스와 플렉서블 아몰레드 디스플레이, 대화면에 아날로그적인 펜의 감성을 살린 패블릿노트를 들 수 있다.

삼성의 모바일AP인 엑시노스는 스마트폰의 핵심 역할을 담당한다. 갤럭시노트4에도 장착된다. PC의 중앙처리장치 CPU처럼 스마트폰에서도 모바일AP가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 휴대할 수 있는 작은 크기로 제작돼야 하기 때문에 모바일AP에는 그래픽을 담당하는 GPU와 네트워크를 지원하는 통신모뎀 등이 결합된다. 이를 각자 두기도 하지만 하나의 칩에 모두 녹여 통합되기도 한다. 즉, 스마트폰의 성능은 모바일AP가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중요하다.

모바일AP의 중요성을 알기에 삼성전자도 전략 스마트폰에는 대부분 엑시노스를 채택했다. 갤럭시S부터 갤럭시S2, 갤럭시S3도, 갤럭시노트, 갤럭시노트2도 엑시노스가 장착됐다. 다만 네트워크 지원 여부가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교차 채택됐던 퀄컴 스냅드래곤의 비중이 점차 높아졌다. 글로벌 모바일AP 점유율은 자연스럽게 하락했다.

결국 모바일AP 경쟁력 상실은 실적으로 이어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어닝쇼크에 빠졌다. 계절적 비수기 영향과 스마트폰 태블릿 판매량 감소, 모바일AP 거래선에 따른 수요 약세가 지적됐다.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던 삼성전자는 지난해 하반기 모바일AP 엑시노스 라인업을 재정비해 올해부터 그에 따른 결과물을 내놓고 있다. 20나노미터 공정으로 성능과 전력효율을 높인 엑시노스5430과 엑시노스5433을 비롯해 LTE카테고리6를 지원하는 엑시노스 모뎀303을 상용화했다. 통합칩인 엑시노스 모드AP는 중저가 시장에서 빛을 내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갤럭시노트4에 차세대 엑시노스가 장착된다는 점은 삼성전자로써는 의미있는 행보다. 전략 스마트폰의 최적화된 성능을 이끌어낼 수 있음과 동시에 엑시노스 점유율을 더 높일 수 있다. 게다가 발목을 잡았던 차세대 네트워크 지원도 원활하다. 하향 최대 300Mbps의 속도를 낼 수 있는 다음 세대 LTE까지 거뜬하다.

갤럭시노트 엣지를 통해서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의 실현 가능성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 라운드는 단순한 커브드 형태의 슈퍼 아몰레드 디스플레이가 쓰였지만 갤럭시노트 엣지에는 한단계 진화한 벤디드 패널이 적용됐다. 우측끝이 살짝 구부러진 형태의 벤디드 패널은 소프트웨어의 지원으로 전면과 측면을 이분할해 서로 다른 기능을 구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관심을 끄는 대목은 그 다음이다. 삼성전자 전략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 패널을 담당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는 다양한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개발 양산해오고 있다. 지난해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윰'이라는 이름으로 브랜드화시킨 삼성디스플레이는 가변형 벤더블과 반으로 접을 수 있는 폴더블, 돌돌 말 수 있는 롤더블까지 다양한 미래상을 선보인 바 있다. 갤럭시노트 엣지를 통해 출발선을 넘어 한발짝 결승선에 더 다가간 셈이다.

디지털 디바이스에 아날로그적인 감성의 펜 기능을 더한 대화면 스마트폰, 패블릿노트는 삼성전자의 고유명사처럼 쓰이고 있다. 여타 제조업체에서도 펜 기능을 더한 제품에 '노트'라는 명칭을 붙이기도 할만큼 유명세를 치뤘다.

2011년 첫 선을 보인 이래 올해 갤럭시노트4까지 꾸준히 대화면의 강점을 살림과 동시에 S펜 기능을 보다 강화해나가고 있다. 외신들과 관련 업체들이 갤럭시노트4의 혁신을 말하진 않지만 보다 쓸 수 있는 기능들이 많아지고 접근성이 높아진 S펜 기능에는 찬사를 보내고 있다. 향후에도 대화면과 펜의 결합을 '노트'로 계속해서 전승될 것으로 기대된다.

▲ 엑스페리아Z3(좌)

소니 엑스페리아Z3 '카메라∙오디오∙게임' 
소니 엑스페리아Z3에서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기능을 찾다보면 카메라와 오디오, 콘솔게임 지원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소니가 집중하고 있는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는 모두 강화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마디로 '놀 줄 아는' 스마트폰을 소니가 엑스페리아 시리즈를 통해 선보이고 있다.

차세대 엑스페리아Z3를 기다린 소비자였다면 어느 정도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 올 상반기 출시됐던 엑스페리아Z2와 큰 차이가 없다. 화면도 두뇌도 디자인도 어느 것 하나 시원하게 바뀐 구석이 없다. 기존과 동일한 풀HD 해상도, 퀄컴 스냅드래곤801, 곡선형 알루미늄 프레임도 비슷하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꽤 많은 공을 들인 모델이 엑스페리아Z3다. 찬찬히 살펴보면 마치 지나친 하드웨어 경쟁보다는 자신의 생태계와 최적의 궁합을 보여줄 수 있는 아이폰을 뽑아내는 애플과 비슷하다. 소니의 엔터테인먼트적인 성향이 짙게 물든 제품이 엑스페리아Z3다.

그 전까지의 엑스페리아Z 시리즈는 곡선형 알루미튬 프레임과 강화유리 패널을 적용한 방수방진 디자인 설계와 소니의 기술이 집약된 카메라 성능에 집중돼 있었다면 이번에는 소니 HRA 오디오 워크맨의 DNA와 PS4의 게임 생태계에 접속할 수 있는 콘텐츠 소비 능력까지 더해졌다. 소니의 기술이 집약된 형태였다면 소니 생태계 전체에 엑스페리아가 접속할 수 있게 진화한 셈이다.

카메라는 모바일용 1/2.3인치 엑스모어 RS CMOS 이미지 센서, 모바일용 비온즈 프로세싱 엔진 및 새로운 25mm 광각 G-렌즈 등이 적용됐다. ISO 12800 고감도와 소니의 강화된 스테디샷 기술도 지원된다. 다양한 기능을 카메라에 추가할 수 있게 해 주는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 서비스 플레이 메모리스 카메라 애플리케이션에 사운드 포토와 라이트 트레일이 추가됐다.

오디오 기술로는 하이 레졸루션 오디오를 헤드폰 잭을 통해 직접 출력하고 소니의 DSEE HX 기술이 적용돼 MP3와 같은 저음질 음악 파일을 하이 레졸루션 오디어에 가까운 음질로 업스케일링해줄 수 있도록 변화했다. 노이즈 캔슬링 기술로 주변 노이즈를 약 98%까지 줄여준다.

또한 소니는 PS4 리모트 플레이를 확대해 엑스페리아 스마트폰 화면에서도 PS4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집안 어디서든 PS4 게임에 접속할 수 있도록 돕는다. 8인치로 작아진 ‘엑스페리아Z3 태블릿 콤팩트도 활용 가능하다.

향후 출시되는 소니 엑스페리아 시리즈 또한 소니의 카메라, 오디오, 게임 생태계에 접속할 수 있는 제품으로의 진화가 기대된다.

▲ 화웨이 어센드 메이트7

화웨이 어센드 메이트7 '기린∙지문∙가격'
화웨이는 중국을 대표하는 무서운 신예다. 삼성과 애플이 스마트폰 점유율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와중에도 화웨이는 계속해서 입지를 다져 3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 2분기 화웨이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6.9%를 차지했다. 25%의 삼성전자와 12%의 애플에 비해 갈 길이 멀다. 다만 전년동기 대비 삼성전자는 32%에서, 애플은 13%에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화웨이는 통신장비 공급업체다. 이 점이 강점으로 부각된다. 화웨이도 더 잘 터지는 스마트폰을 만들 수 있다고 자부하고 있다. 게다가 자체 모바일AP까지 설계하고 있다. ‘어센드 메이트7’에 장착된 ‘기린925’가 화웨이의 강점을 부각시켜 준다.

‘기린925’는 엑시노스5430과 마찬가지로 1.8GHz 클럭속도의 ARM A15 코어 4개와 1.3GHz 저전력 코어 A7 4개를 엮은 빅리틀 방식의 옥타코어 프로세서다. LTE캣6를 지원하는 통신모뎀과 결합해 하향 최대 300Mbps 속도를 낼 수 있는 차세대 네트워크를 지원한다. 국내의 경우 광대역LTE-A를 지원할 수 있다.

자체 모바일AP를 보유하고 있으면서 직접 제품까지 설계하는 기업은 흔치 않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그렇다. 두 기업 모두 글로벌 시장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화웨이도 왕좌로 올라설 수 있는 요건을 갖춘 셈이다.

‘어센드 메이트7’에서는 화웨이로써는 처음으로 지문인식이 적용됐다. 후면 버튼을 이용해 구현된다. 비밀번호 입력 없이도 바로 잠금을 해제할 수 있다. 게스트모드도 도입됐다. 최대 5쌍의 지문을 기록해 둘 수 있다. 개인 폴더와 결제 정보를 보다 안전하게 지킬 수 있게 됐다.

화웨이 자체 사용자경험(UX)인 이모션 UI도 눈길을 끈다. 화웨이는 소프트웨어 연구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소프트웨어 팀원만 2000여 명이 상주하고 있으며, 안드로이드 기반 UX를 직접 개발하고 있다. 매년 SW에 투자되는 비용이 늘고 있다.

높은 성능 대비 합리적인 가격도 화웨이의 주요 경쟁력이다. 플래그십 모델인 ‘어센드 메이트7’의 가격은 499유로다. 한화 약 66만 원 선이다. 국내 프리미엄 시장이 90만 원대로 형성돼 있는 점에 미뤄본다면 가격 경쟁력은 충분하다.

화웨이는 성능 대비 합리적인 가격을 앞세워 올해 스마트폰 목표량을 8000만 대로 상향했다. 화웨이가 향후에도 연구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탁월한 제품을 뽑아내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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