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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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 구글 클라우드, 아마존웹서비스(AWS)에 이어 마이크로소프트가 애저 클라우드 고객들이 외부 클라우드나 자체 데이터센터로 데이터를 이전할 때 부과하는, 이른바  이그레스(egress) 비용을 없애기로 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클라우드 빅3가 모두 이그레스 비용을 제거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그동안 고객들이 매달 100GB 용량까지는 외부로 데이터를 무료로 전송할 수 있도록 해왔다. 그러다 이번에 전면 무료화로 전환했다. 앞서 구글 클라우드는 1월, AWS는 3월초 데이터 이그레스 수수료를 받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데이터 이그레스 비용은 기업들이 어떤 클라우드를 쓰다 다른 클라우드로 바꾸지 못하도록 막는 족쇄같은 역할을 한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AWS와 마이크로소프트 모두 100GB까지는 무료 전송을 하게 했지만 클라우드에서 대규모 데이터를 보유한 대형 고객들은 여인프라를 바꾸려면 상당한 비용을 지불해야 했고 이는 다른 클라우드로 바꾸도 싶어도 비용 때문에 그러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지적도 있다. 

이런 가운데 빅클라우드들이 올해들어 이그레스 비용을 없애면서, 사용자 입장에선 이전보다 쉽게 클라우드를 바꿀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셈이다.

빅클라우드들은 이그레스 수수료 무료화에 대해 고객들이 가려워 하는 것을 긁어주는 것을 명분으로 달았지만 다른 이유도 있어 보인다. 규제의 영향도 크다는 분석이다.

하반기 유럽연합(EU)에선 유럽 데이터 법(The European Data Act) 본격 시행된다. 1월 발표된 유럽 데이터 법은 한 클라우드에서 다른 클라우드로 옮기는 것을 쉽게 함으로써 공정한 경쟁을 촉진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3사 행보는 법 시행에 앞서 미리 대응 조치를 취한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3사 모두 데이터 이그레스 비용을 없앴지만 쓰는 사람 입장에서 뭔가 개운치 않다는 지적도 있다. 일각에선 고객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보여주기식 액션 아니냐는 얘기도 들린다.

구글의 경우 데이터 이그레스 수수료 무료화는 구글 클라우드 워크로드를 타사 클라우드 및 온프레미스로 이전하는 고객들에게만 적용된다. 부분적이거나 일시적인 데이터 전송의 경우에는 테라바이트당 평균 8~12센트 정도 데이터 이그레스 비용이 부과된다.

마이크로소프트도 구글과 마찬가지로 무료 혜택을 받으려면 조건이 많이 붙어 있다. 애저에서 다른 클라우드나 자체 데이터센터로 완전히 바꾸는 경우에만 무료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테크크런치 보도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 정책은 애저와 관계를 완전히 정리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고객이 데이터를 전송한 후 모든 애저 구독을 취소해야 송신 수수료 환급을 받을 수 있다.

애저를 포함해 멀티 또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방식을 채택하는 기업은 월별 허용량 100GB를 모두 사용하고 나면 이그레스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는 얘기다. 멀티 클라우드, 하이브리드가 점점 대세가 되어가고 있음을 감안하면 이그레스 수수료 무료화 혜택을 체감하기는 쉽지 않을 수도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무료 데이터 전송은 스토리지 데이터에만 적용됩니다. 애저 CDN 등 다른 애저 서비스들에서 데이터를 전송할 때는 여전히 표준 요금이 부과된다고 테크크런치는 전했다.

AWS의 경우 계정을 해지할 필요까지는 없지만 60일 내에 계정 내 모든 데이터와 워크로드를 완전히 제거하도록 하고 있다.

이그레스 수수료가 없어졌다는 것 만으로 기업들이 클라우드를 쉽게 바꿔가며 쓸 수 있게 됐다 보기도 무리가 있다.

포레스터 리서치에 따르면 네트워킹 비용을 제거한다고 해서 앱을 쉽게 옮길 수 있는 건 아니다. 데이터 자체는 비슷하거나 같은 데이터베이스로 쉽게 마이그레이션할 수 있고 표준 서버 및 스토리지에서 실행되는 간단한 애플리케이션들도 최소 변경으로 비교적 쉽게 옮길 수 있지만 네트워킹, 특화된 컴퓨팅, 개발자 및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아키텍처의 경우 클라우드 회사들마다 제각각이서 전환 시 만만치 않은 도전이 될 수 있다고 포레스터는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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