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게임 콘솔 시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가 철수하고 소니, 닌텐도 두 일본 회사 중심으로 판세가 재편될 것이란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사진: 셔터스톡]
비디오 게임 콘솔 시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가 철수하고 소니, 닌텐도 두 일본 회사 중심으로 판세가 재편될 것이란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사진: 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 마이크로소프트가 장기적으로 비디오 게임 콘솔 하드웨어 시장에서 발을 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콘솔 게임 시장이 소니와 닌텐도, 두 일본 회사가 이끄는 판세로 재편될 것이란 시나리오가 힘을 받는 모양새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게임 부문을 총괄하는 필 스펜서 부사장은 지난달 클라우드 게임에 집중하기 위한 일환으로 자사 X박스 콘솔에서만 제공해왔던 게임들을 경쟁 플랫폼들에서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FT) 최근 보도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여전히 차세대 게임 콘솔을 개발 중이라고 했지만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마이크로소프트가 당장은 아니더라도 게임 하드웨어 시장에서 철수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게임 컨설팅 업체 칸탄 게임스의 서칸 토토 대표는 "모든 신호는 하드웨어는 마이크로소프트에게 점점 덜 중요해지고 있다는 것을 가리키고 있다"면서 "콘솔들 중 선택할 수 있는 옵션들은 일본 회사들 제품인 1990년대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MST 파이낸셜의 데이비드 깁슨 애널리스트도 "클라우드 게임 기술이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만큼, 마이크로소프트가 당장 하드웨어를 포기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면서도 "소니와 닌텐도가 서로 다른 고유한 방식으로 각자 시장 일부를 지배하는 구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겉보기에 마이크로소프트가 콘솔 전쟁을 포기하고 소프트웨어에 집중하는 것은 일본 회사들의 승리로 해석될 수 있다. 하지만 좀더 파고들면 이같은 시나리오는 비즈니스 측면에서 콘솔 하드웨어가 한계에 이르렀다는 시그널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소니와 닌텐도 모두 콘솔 사업과 관련해 이런저런 딜레마에 직면해 있다. 소니는 최근 게임 사업 부문에서 900을 감원한다고 발표했다.

FT에 따르면 소니 게임 사업 부문은 지금은 회계사들이 이끄는 구도다. 크리에이티브 담당자들이 이끌던 시절 신형 PS는 처음엔 소니가 손해를 보고 팔다 부품 가격이 빠르게 하락하면 손익 분기점을 맞출 것이란 기대감 아래 출시됐다. 손익분기점을 맞추면 소니는 다시 할인을 제공하는 전술을 펼쳤지만 지금은 다른 모습이다.

PS4의 경우 출시 5년째 되는 해, 두차례에 걸쳐 100달러까지 가격을 할인했지만 나온지 4년이 넘은 PS5에선 한번도 없었다고 FT는 전했다. 

닌텐도는 타이밍 이슈에 직면해 있다는 지적이다. 스위치 콘솔은 2017년 출시됐다 보니 성능 측면에서 스마트폰에도 못미치는 상황이다. 닌텐도는 차세대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지만 언제 어떤 스펙으로 내놓을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닌텐도는 2012년 대박을 터뜨린 콘솔 위(Wii) 후속작을 어설프게 출시했다가 타격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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