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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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 각종 반독점 소송과 규제로 애플과 구글이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앱스토어 사업을 하기가 힘들어졌다. 모바일 플랫폼판에 실질적인 변화로 이이질지 관심이 쏠린다.

11일(현지시간) 법원 배심원들은 모바일앱 마켓플레이스인 구글 플레이 스토어가 시장 지배력을 남용했다는 이유로 에픽게임즈가 구글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만장일치로 에픽게임즈 손을 들어줬다. 애플과 구글 앱스토어 비즈니스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더욱 커진 것이다.

2021년 별도로 진행된 에픽게임즈와 애플 간 소송에서 연방 판사는 애플을 상대로 외부 소프트웨어 회사들이 자체 앱에 외부 결제 링크나 버튼을 허용할 것을 명령했다. 이후 유럽, 아시아, 미국에 걸쳐 규제 당국들이 앱스토어 플랫폼 정책을 흔들 수 있는 법안들을 통과시키면서 애플과 구글은 예전처럼 통제권을 행사하기가 힘든 상황이다. 앱스토어 시장에서 애플과 구글이 가진 지위가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다는 징후는 없지만 흐름 자체는 그런 쪽으로 가는 모양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애플의 경우 유럽연합(EU)이 제정한 법에 따라 내년 3월부터 자체 앱스토어가 아닌 곳에서도 모바일 앱 다운로드를 허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은 타사 앱스토어와 다른 인앱 결제 서비스를 허용하도록 한 EU 디지털 시장법에 따라 내년 초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타사 앱스토어들에도 문호를 개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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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한국 정부는 2021년 구글과 애플을 상대로 인앱 결제에 외부 결제 시스템도 허용할 것을 명령했고 미국 법무부와 주 정부들은 구글이 아이폰 사파리 브라우저에서 기본 검색 자리를 얻기 위해 애플에 연간 200억달러를 지불하는 계약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유럽연합(EU)에선 이와 별도로 애플 앱스토어 운영 정책에 대한 제재 조치가 발표될 것이란 소식도 있다.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인 스포티파이가 애플을 상대로 제기한 반독점 소송과 관련해 유렵연합집행위원회(EC)는 내년 초 결론을 낼 예정으로 애플에 연간 매출의 최대 10%를 벌금으로 부과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내부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EC는 애플이 다른 음악 서비스들이 사용자들을 상대로 애플이 아닌 다른 결제 옵션으로 유도하는 것도 막지 못하도록 할 예정이다. 스포티파이는 EC에 제출한 소장에서 인앱 결제시 애플이 30% 수수료를 가져가면서 공정한 경쟁이 불가능해졌고, 애플은 외부 결제 옵션에 연결할 수 있는 권한도 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흐름만 놓고 보면 애플과 구글이 껄끄러워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모바일 데이터 및 분석 업체 데이터에이아이에 따르면 지난해 앱스토어에서 이뤄진 결제 금액은 1670억달달러, 모바일 광고 비용은 3360억달러 규모에 달했다. 모두 합쳐 5000억달러 규모 경제다.

2023년 회계연도 애플은 구글 검색 결제, 음악, TV 스트리밍 서비스, 앱스토어를 포함하는 서비스 사업을 통해 850억달러 규모 매출을 거둬들였다. 전체 매출에서 22% 규모다. 하지만 서비스 성장률은 예전 같지 않다. 하지만 지난해 애플 서비스 사업 성장률은 절반 정도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앱스토어를 향해 쏟아지는 견제구들은 서비스를 키우려는 입장에서 상당한 도전일 수 있다.

 애플 서비스 사업에서 핵심은 10억명 이상에 달하는 아이폰 사용자 기반에 다가갈 수 있는 경로를 파는 것이 골자다. 앱스토어에서 올라와 있는 앱들에서 결제가 일어날 때 수수료를 가져가거나 돈을 받고 구글을 아이폰 기본 웹검색으로 해준 것도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번스타인 리서치에 따르면 앱스토어 수수료와 구글로부터 받는 금액은 애플 서비스 매출에서 절반 이상, 총이익에선 3분의 2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추정된다.

구글도 상황은 만찬가지다. 구글 플레이 스토어는 검색을 제외하면 구글에서 가장 수익성이 좋은 사업들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에픽 게임즈와 소송에서 지면서 구글은 구글 플레이 운영 정책을 바꿔야할 수도 있다.

이번 소송에서 에픽 게임즈는 금전적인 피해를 보상 받거나 자사에 우대 조치를 취해 달라고 하는 대신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보다 개방적이고 경쟁적인 환경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런 만큼, 이번 판결로 구글은 다른 회사들이  구글 플레이와 경쟁하는 앱 마켓을 제공하도록 하고 개발자들이 인앱 구매 수수료를 쉽게 우회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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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규제와 소송 압박 속에도 애플과 구글이 가진 앱스토어 수익 모델이  크게 위협 받을지에 대해서는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서도 전망이 엇갈린다.

규제로 인한 변화는 몇 년에 걸쳐 진행되는 데다 애플과 구글은 매출에 큰 타격을 받지 않으면서도 법적인 규제를 따르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실제로 한국 정부가 구글과 애플을 상대로 인앱 결제 강제를 못하도록 한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시장에서 실질적인 변화는 없다는 평가가 많다.

WSJ에 따르면 애플과 구글이 규제에 따라 보다 개방적인 스타일로 앱스토어를 운영한다고 해서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거란 관측도 적지 않다. 많은 사용자들은 이미 양사 환경에 익숙해져 있어 외부 앱스토어를 허용한다고 해도 경쟁 서비스들이 탄력을 받기는 쉽지 않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앱스토어에서 구글과 애플이 가진 지위를 흔들어 볼만한 영역으로는 모바일 비디오 게임이 꼽힌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구독료를 내고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X박스 게임 패스 서비스를 애플 앱 스토어에 선보이려 했지만 개별 게임을 일일이 검토할 수 없다는 이유로 애플은 이를 불허했다. 그런 만큼, 실탄이 충분한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회사들은 애플과 구글을 겨냥한 견제구들을 기회로 활용할 수도 있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는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도 마무리한 상황이라, 게임으로 이것저것 해볼 만한 '거리'들이 늘어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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