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활석 업스테이지 CTO.
이활석 업스테이지 CTO.

[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네이버에서 클로바AI를 개발한 이들 주도로 설립된 AI 소프트웨어 업체 업스테이지가 생성형 AI 시장 공략을 위해 과감한 카드를 뽑아들었다. 

창업과 함께 간판 사업으로 내세웠던  AI 기반 서제스트(Seargest: search+suggest , 검색과 추천을 결합한 개념) 개발은 중단하고 거대 언어 모델(LLM)에만 집중한다. LLM 시장 상황을 고려한 대담한 피벗(Pivot, 핵심 사업 모델을 바꾸는 것) 코스다.

이활석 업스테이지 CTO는 최근 아마존웹서비스(AWS)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한 테크 컨퍼런스 리인벤트2023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실 LLM은 내년부터 해야 하나 생각했는데, 기업들이 이렇게 빨리 받아들일 줄 몰랐다. LLM 사업을 하려면 많은 인프라와 인력이 필요하다. 지금보다 인력을 더 늘리기 보다는 추천AI 개발자들을 LLM쪽으로 전환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판단했다"며 "LLM,  LLM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OCR에 집중할 것이다"고 말했다.

업스테이지는 추천 AI와 OCR 개발에 주력하다 지난해말 챗GPT가 나오면서 LLM으로도 본격 영역을 확장했다. OCR과 챗GPT 기술을 결합한 카카오톡 기반 챗봇 서비스  아숙업(AskUp)을 선보였고 기업들이 LLM을 내부에 구축해 쓸 수 있는 오픈소스 LLM을 파인튜닝(미세조정)한 생성형 AI 플랫폼을 다양한 분야 기업들에 제공해왔다.

LLM에 집중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하면서 업스테이지는 오픈AI GPT-4 같은 파운데이션 모델(Foundation Model: 기반 모델)도 자체 개발해 곧 선보인다.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도 본격화한다.

글로벌 시장 진출 일환으로 AWS AI 모델 마켓플레이스인 점프스타트에 자체 FM을 올리고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방식으로도 제공한다. 그동안 업스테이지는 구축형 LLM을 기반으로 국내 기업 시장을 공략해왔다. 이활석 CTO는 "온프레미스(구축형)는 국내 시장, AWS와 협력은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라며 "LLM으로 피벗할 때 국내 사업만 해서는 안 된다고 봤다. 오픈소스 LLM 가져다 쓰지 않고 자체 FM을 개발하는 것도 글로벌에서 승부를 보기 위한 것이다"고 말했다.

업스테이지가 자체 개발한 LLM은 조만간 공개된다. 7B(매개변수 70억개), 10.7B 버전은 올해 안내로, 30B 모델은 내년 1분기 출시 예정이다. 업스테이지는 FM 그 자체로  오픈AI 등과 경쟁하는 건 우선순위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FM을 직접 내놓은 건 지금까지 해왔던 특화 LLM 사업을 더 잘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것이다.

이활석 CTO는 "FM은 도메인(Domain: 특정 사업 영역) 특화, 태스크(작업) 특화를 위한 기반이지 FM 자체를 갖고 승부를 거는 건 아니다"면서 "국내에서 몇몇 기업들에 특화된 LLM들을 제공하다 보니 한글이 보다 잘되는 LLM이 있어야 효율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업스테이지는 특화 LLM과 관련해  우선 의료, 이커머스, 수학 시장 공략에초점을 맞춘다. GPT-4보다 나은 결과를 제공할 수 있느냐, 또 수익성 측면에서 적절한가를 고려한 결정이다. 이활석 CTO는 "FM 개발을 위해 한국어와 영어 합쳐 1조개 토큰을 확보했고 합성 데이터도 많이 활용하고 있다"면서 "다른 언어로도 확장이 가능해 영어 외에 언어 지원도 준비하고 있다. 차별화 측면에선 여러 번에 걸쳐 대화를 할때 성능이 우수하다는 것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강조했다.

업스테이지는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 우선 일본을 주목하는 모습이다. 일본 사업과 관련해서도 AWS와 협력을 모색한다. 이활석 CTO는 "일본어 지원을 위해 데이터를 준비하고 있다. 일본에서 B2B 사업을 해봤던 경험도 있고, 일본은 직접 LLM을 개발한 현지 회사들이 많지 않아 해볼만한 승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스테이지는 2024년이 LLM 시장에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과감한 피벗을 감행한 것도 내년에 승부를 봐야 한다는 판단에서였다. 이활석 CTO는 "올해는 챗GPT 위주로 써봤다면 내년에는 기업들이 다양한 솔루션들을 쓰게 될 것이다. 하나라도 만족하는 고객 사례를 만드는 것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 검증된 사례가 있으면 시장을 빠르게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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