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너 보겔스 아마존 CTO.
버너 보겔스 아마존 CTO.

[라스베이거스(미국)=황치규 기자]세계 최대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아마존웹서비스(AWS)가 개최하는 연례 테크 컨퍼런스 리인벤트2023 3일차. 아마존 기술 전략을 이끄는 버너 보겔스 CTO가 기조 연설 무대에 섰다.

키워드는 기술일 줄 알았는데  비용이었다. 그는 기조 연설 내내 개발자들을 상대로 서비스를 처음 만들 때부터 비용을 고려한 기술 아키텍처를 그릴 것을 강조하고 또 강조했다. 비용 절감으로 이어지지 않는 기술과는 과감하게 결별할 것을 주문했다.

지난해 리인벤트에선 병렬 처리와 이벤트 드리븐 같은 접근을 화두로 삼았는데 올해는 메시지가 달랐다. 시작부터 비용 최적화를 전진배치했다. 

많은 개발자들에게 비용 절감은 체감하기 힘든 용어다. 개발자들이 비용을 고려해 서비스를 만드는 경우도 많지 않다. 하지만 보겔스 CTO는 "비용과 지속 가능성은 보안, 가용성, 확장성 등과 같은 무게를 지닌다. 개발자가 이를 고려해야 서비스와 비즈니스 지속 가능성이 좋아 진다"며 개발자도 비용 절감을 업무에 중요한 요소로 봐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를 위해 보겔스 CTO는 몇 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가시성을 확보하고 익숙한 개발 방식을 고집하지 않는 것 등을 강조했다.

가시성은 지금 어떤 상황에 있는지 입체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골자다. 보이는 만큼,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얘기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 AWS는 이번 리인벤트에서 '마이 애플리케이션'과 '클라우드워치 애플리케이션 시그널'을 발표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AWS 관리 콘솔에서 제공하는 마이 애플리케아션은 애플리케이션 성능 및 보안 상태와 함께 비용을 모니터링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시그널은 AWS 사용자이 성능, 사용 현황, 에러 상황을 따로 따로가 아니라 한꺼 번에 모아 볼 수 있게 해준다.

보겔스 CTO는 "시그널을 통해 개발자들은 애플리케이션 성능과 중요한 비즈니스 목표를 연결할 수 있다"면서 "비용과 지속 가능성을 인지할 수 있는 아키텍처를 만들려면 개발 단계부터 이와 관련한 지표를 추가하고 중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들을 그때 그때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비용 최적화는 점진적이고, 기술에 대한 유연한 자세를 필요로 한다는 점도 보겔스 CTO가 강조한 포인트다. 그러려면 앱을 구축할 때 사용하는 플랫폼이나 프로그래밍 언어가 적절한지 계속해서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그는 아마존 사례도 공유했다. 아마존은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인 S3 프로그래밍 언어를 러스트(Rust)로 바꿨는데, 이것 역시 비용과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 조치였다. 보겔스 CTO는 "파이썬은 C++이나 러스트보다 비싸다. 러스트는 에너지 소모가 적고 보안과 메모리 안정성도 우수하다. 여기에서 파이썬은 러스트보다 효율적이지 않다. 러스트를 안 쓸 이유가 없다"면서 "S3 비용을 낮출 수 있었던 것도 러스트로 바꾸는 것과 같은 조치를 계속 취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보겔스 CTO는 애플리케이션을 빌드(Build)하는 비용이 운영에 들어가는 것보다 많아서는 안된다는 점도 강조한다. 현실에선 운영보다 개발 비용이 높은 경우가 많은데, 개발자가 비용을 고려해 아키텍처를 짜면 바뀔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보겔스 CTO는 "자신이 가진 신념이 맞는지 계속 확인해야 한다. 지금까지 이렇게 해왔으니 앞으로도 이렇게 하겠다는 태도를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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