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이호연 기자] 황금주파수라 불리는 700MHz 대역을 놓고 지상파 방송사와 이동통신업계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양 업계가 해당 주파수에 눈독을 들이는 가운데, 정보통신기술협회(TTA)가 지상파의 UHD 방송 표준을 부결시키면서 갈등을 증폭시키는 상황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TTA는 지난 2일 열린 총회에서 34건의 기술 표준 후보안 중 지상파 UHD 표준안만 부결시켰다. TTA는 이통사, 가전사, 방송사 등이 참여하는 민간단체로 방송 •통신 기술 표준안을 허가해주는 역할을 맡고 있다.
UHD 방송 상용화가 불투명해진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사는 당혹스러워하며, 8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표준안 부결에 대해 항의하는 결의문을 발표했다. 방송업계는 “통신업계가 700MHz 주파수를 차지하기 위해 담합해 지상파 UHD표준을 부결시켰다”며 “자사 이익을 위해 지상파 UHD방송을 막아 시청자의 보편적 권리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상파와 이통사는 700MHz 주파수 대역(698~806MHz) 각각 UHD방송용과 통신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첨예하게 대립해왔다. 해당 대역의 108MHz폭 중 40MHz폭은 이미 방송통신위원회가 통신용으로 의결해 사용처가 확정됐으며, 남은 68MHz폭의 사용처를 두고 각 업계간 신경전이 전개되는 중이다.
특히, 700MHz는 저주파 대역으로 기지국 수가 적어도 전파 전달이 쉽다는 이점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지상파와 이통사는 물론 재난망 용도로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통사는 지상파 UHD와 700MHz는 별개의 문제라고 반박하고 있다. UHD 콘텐츠가 풍부하지 않은 점, 국내 UHD 방송의 대중화 속도를 고려하면 표준안 마련은 ‘시기상조’라는 설명이다.
다만, 이통3사가 매출액 기준에 따라 과반에 가까운 TTA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어 갈등은 쉽게 해결되지 않을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실제 지난 총회에서 SKT, KT, LGU+는 일제히 지상파 표준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지상파측은 곧바로 강력하게 대응할 것임을 시사했다. 내년 정기총회를 기다리는 대신 서면 총회를 열어 UHD방송 표준안 통과를 밀어붙일 방침이다.
실제 주파수 할당을 집행하는 미래부는 좀 더 추이를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700MHz 대역이 이통사, 지상파, 해양수산부, 안전행정부, 국토해양부 등에서 할당을 원하는 만큼 TF팀의 활용 용도가 결정되면 구체적 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SNS 기사보내기
관련기사
- 재난안전통신망 700MHz 할당 촉각
- 최문기 장관, "700Mhz 여유대역 지상파 UHD 활용 검토중"
- 황금주파수 700MHz, 학계 “통신용으로 쓰자”
- 황금주파수 700MHz, 지상파 "절박해"vs이통사 "고립돼"
- 700MHz 주파수 향방, 해빙기 위한 공동 사투 시작
- KBS 신임 사장후보에 조대현 전 KBS미디어 사장
- LGU+, U+HDTV 보고 LG G3도 받고
- 미래부, 재난 및 안전관리 혁신 방안수립
- "재난망 700MHz, LTE 자가망 혼합방식 구축"
- 이통사, 700MHz 주파수 재검토에 '반발'
- 미래부, 재난망 700MHz LTE방식으로 구축 확정
- 최양희 미래부 "700MHz, 파트너 방통위와 함께"
- 황금주파수 700MHz 뭐길래 시끌벅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