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건설 여객사업부를 총괄하던 이봉 부사장이 지난달 6일 동부CNI 대표이사 부사장(58세, 사진)으로 결정돼 IT업계의 관심을 끌었다.

동부그룹은 삼성식 시스템경영을 도입하기 위해 삼성 출신을 대거 영입하기로 유명하다. 현재 동부CNI 조영철 대표이사 사장도 삼성 출신이다. 하지만 이 신임 대표이사 부사장은 삼성 출신도 아니다. 그가 IT업계에서 관심의 대상이 되는 이유는 삼성SDS, LG CNS, SK C&C 사장들과 같이 급으로 동부CNI의 IT부문을 총괄하게 됐기 때문이다. 이 부사장 선임으로 조 사장은 동부CNI의 전신인 동부정보기술이 지난 5월 (주)동부로부터 인수한 컨설팅부문만 총괄하게 됐다.

IT서비스 회사들은 2~3년 주기로 사장을 바꾼다. 한 주기를 사이클로 회사의 외연을 넓히는 역할과 넓힌 외연의 내실을 다지는 역할에 적임자가 사장에 발탁된다. 하지만 동부CNI의 이 부사장 선임은 외연과 내실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아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부사장은 IT부문의 외연을 넓혀야 하고 조 사장은 이 부사장이 넓히는 외연을 내실 있게 다져야 한다.

그럼 이 부사장이 동부CNI의 IT부문 외연을 넓힐 수 있는 능력을 갖췄을까?

그는 지난 2003년 9월까지 6년 정도 동부CNI의 전신인 동부DIS의 대표이사를 지냈다. 이어 2003년 10월 동부DIS, 동부정보, 동부FIS 등 동부그룹 IT계열 3개사 통합작업 후 탄생한 동부정보기술의 대표이사도 2004년 3월까지 맡았다. 당시 이봉 사장은 IT아웃소싱 위주의 대외사업 강화론을 폈다. 또 IT서비스 회사에 강력한 의지도 보였다. 특히 업무 프로세스의 허례 허식과 각종 보고서의 화려한 포장을 아주 싫어하는 합리주의자로도 평가받고 있다.

그는 미국 뉴욕대 컴퓨터공학과 석사, 컬럼비아대 MBA 과정을 거쳤고 체이스 맨해튼은행 부사장도 역임한 해외파 IT전문가이다. 또 경기고, 서울대를 졸업한 일명 KS 출신에다 외국어대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도 받은 준비된 경영인이다.

이 부사장은 동부CNI에 출근하자마자 회사 상황 파악에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벌써 각종 보고서의 화려한 포장과 업무 프로세스의 허래 허식을 없앴다. 회사 인트라넷에는 ‘경영자에게 전하는 한마디’ 코너도 만들어 의견 수렴에 나섰다. 취임 후 간부급 직원들과 청계산에 3번이나 올랐다. 적어도 한달에 두 번은 직원들과 함께 청계산에 오를 계획이다. 동부CNI에서 이봉 대표이사 부사장의 행보를 지켜봐야할 만한 대목이다.

윤성규 기자 sky@it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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