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왓슨은 한때 헬스케어 AI 분야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지금은 테크 역사에서 기대에 못미친 성적표를 받아든 AI 프로젝트들 중 하나로 꼽힌다.  

2015년 IBM은 왓슨 헬스 부서를 설립했고 헬스 데이터 및 분석 업체들을 잇따라 인수했다. 애플, 존슨앤존슨, 메드트로닉 같은 병원 및 대기업들과 제휴도 맺었다.

하지만 몇년 후부터 IBM 헬스케어 전략은 삐그덕 거리기 시작했다는 시그널이 감지됐다. 프로토콜 보도를 보면 트루벤, 의료 의미지 업체 머지, 환자 관리 업체 파이텔 등 IBM이 인수한 헬스케어 업체들 중심으로 돌아가는 부서에서 해고가 시작됐다는 보도들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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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는 무엇일까? 구글차이나 대표를 지낸 리카이푸가 쓴 책 AI2041을 보니 접근 방법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

"그렇다면 IBM의 인공지능 컴퓨터 왓슨의 함치료 프로그램과 같은 초기의 의료 분야 인공지능 프로젝트들은 어째서 성공하지 못했을까? IBM은 MD엔더슨 센터나 슬로언케터링 암센터와 같은 유명 의료 기관들과 손잡으면서 그들이 보유한 의학 전문 지식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인공지능을 학습시키고자 했다." 

"고품질의 의학 교육 데이터는 최고 전문가들에 의해 공들여 축적된 지식 데이터로서 새료운 개념을 익혀야 하는 의대생들을 가르치기에는 완벽했다. 하지만 개념이 아닌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학습하는 인공지능에는 데이터베이스 규모가 터무니없이 부족했다."

"IBM의 왓슨은 교과서와 연구 논문과 같은 수많은 의학 문헌으로 지식을 보강하려 했다. 하지만 이러한 문헌은 인간을 위해 작성된 것이었다. 인공지능은 환자-치료-결과에 관한 실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할 때 가장 잘 학습할 수 있다. 암치료는 보건 의료 분야에서도 가장 까다로운 영역 중 하나로 초기 인공지능을 적용하기 적합하지 않다. 보건 의료 분야에서 인공지능의 적용은 충분한 규모의 데이터 베이스가 확보된 일반적인 치료 영역에서 시작해야 한다."

그럼에도 저자는 헬스케어 분야에서 AI의 잠재력에 대해 긍정적이다.

"나는 인공지능과 의료계가 왓슨의 사례에서 교훈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현재 양쪽 모두 신약과 백신 개발, 웨어러블 기기, DNA 염기서열, 임상 의학, 병리학, 정밀의학 등 인공지능에 확실히 더 적합한 영역에 집중하고 있다. 또 우리는 좀더 실용적인 접근법을 취해야 한다.즉 보건 의료 산업에 이미 존재하는 영역이나 과제에서 의사와 과학자를 보완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완전히 새로운 영역을 개발하거나 의사와 과학자를 대체하려고 해서는 안된다. 데이터 중심적이고 실용적인 접근법을 채택하면 보건 의료 분야에서의 인공지능은 향후 20년 동안 커다란 진보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

"나는 진단용 인공지능이 향후 20년 안에 몇몇 최고의 의사를 제외한 모두를 능가하게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러한 추세는 영상의학과 같은 분야에서 먼저 나타날 것이다. 이미 특정 종류의 MRI와 CT의 스캔에서 컴퓨터 비전 알고리즘이 훌륭한 방사선 전문의들보다 더 정밀하게 분석하고 진단을 내리고 있다."

"인공지능은 영상의학과 함께 병리학과 인과학의 진단에서도 우세를 보일 것이다.일반의들을 위한 진단용 인공지능은 그보다 나중에 출현할 텐데, 한번에 한가지 질병을 진단하다가 점진적으로 모든 진단을 맡게 될 것이다. 인간의 소중한 생명을 다루는 일이니 만큼, 인공지능은 처음에는 의사의 통제 범위 내에서 도구로만 사용되거나 의사가 있을 수 없는 상황에만 배치될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더 많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훈련되면 인공지능의 수행 능력이 뛰어나게 개선되면서 대부분의 의사는 인공지능이 내린 진단을 확인하거나 환자와 소통하는 역할이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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