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문기 기자] “학교는 행복하지 않아요”

우리 아이들의 말이다. PISA2012 국제학업성취도 조사 결과 중 65개국 학생들에게 “학교생활이 행복한가”라는 질문에 한국은 가장 행복하지 않다며 65위, 꼴찌를 기록했다. 교과별 흥미도도 나락이다. 62위에서 64위를 왔다갔다 할 뿐이다.

27일 서울 광화문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사옥에서 만난 김혜정 중앙대학교 교수는 “창의적인 마인드가 국가를 이끄는데 지금의 방식으로는 안된다”며, “그렇다면 환경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 핵심은 리더쉽이다. 디지털 리더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학교문화와 분위기 자체를 변화시킬 수 있는 역할을 할 주요 핵심 인물로 교장을 지목했다. 미래에는 개별학교가 미래학교로 대변돼야 하는데 이때 무엇보다 교장의 리더쉽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국내 교육환경 문제 심각, 미래교육을 위한 디지털 리더쉽
구글 북스 엔그램 뷰어를 통해 ‘미래교육’을 검색해보면 예전부터 전세계 모든 국가가 ‘미래교육’에 큰 관심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미래교육에 대한 고민은 이미 꽤 오랜 전통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김혜정 교수는 미래교육을 그리기 전에 무엇을 고민해야 하는가에 대해 국내외 사회경제적 변화에 대해 살펴볼 것을 권했다.

김 교수는 현재 한국의 상황에 대해 저출산, 고령화와 학령인구 감소, 사회경제적인 불평등과 교육격차, 공교육 지평 변화와 학교교육의 한계에 대해 꼬집었다. 미래를 위해 개방형 평생학습 사회로 진입해야 하며, 새로운 가치대두와 생활양식의 변화를 파악하고 과학기술혁신과 네트워크 시대 속에서 세계화와 교육의 글로벌화를 이뤄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래교육이 국가경쟁력과 직결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월드뱅크에 따른 우리나라 국가경쟁력 지수는 25위다. 교육 질은 30위를 달리고 있다. 국가경쟁력 지수와 교육 질은 정비례 관계다. 즉, 교육의 질이 국가경쟁력에 대해 높은 예측력을 보여준다고 분석할 수 있다.

▲ (자료=월드 이코노믹 포럼 2014, 김혜정 재인용)

다만, ICT적인 관점에서 살펴보자면 국내 교육 문제점이 지적된다. 국가경쟁력과 교육질과의 관계와 마찬가지로 정보통신기술도 국가경쟁력과 정비례관계를 가지고 있다. 이미 여러국가들에 의해 입증됐다. 다만 한국은 특이한 사례로 꼽힌다. 정보통신기술력이 높은데 비해 지식을 활용해서 소득을 창출하는 지식집약직업 비율이 낮다.

26일 발표된 OECD 조사 결과 한국은 교육환경은 OECD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유럽과 호주 미국은 ICT를 결합한 새로운 교육들이 많이 설계되고 있지만 정작 국내는 인프라가 구축돼있지만 활용 비율은 낮다.

예를 들어 해외에서는 5년 전부터 코딩교육 바람이 불었다. 존 메이어 영국 교육부 컴퓨터 교육정책담당 과장은 “학생들이 커서 과학자가 되는 아니면 변호사, 혹은 금융전문가가 되든지 이제 컴퓨터를 모르면 제대로 일을 처리할 수 없는 시대가 왔다”며, “이를 위해 컴퓨터 코딩을 미리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는 뒤늦은 2년 전 코딩교육의 중요성이 부각된 바 있다.

미래교육을 위해 김 교수는 디지털 리더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리더쉽이란 미래인재를 교육하기 위한 학교 문화를 변화시키고 유지할 수 있고, ICT통합된 교육적 도전을 이끄는 것을 말한다.

▲ (자료=김혜정)

디지털 리더쉽은 의사소통과 대외관계, 브랜드, 전문성 계발, 학생참여와 학습, 학습환경과 공간, 기회 등 다양한 요소들이 충족되어야 한다. 특히 김 교수는 디지털 리더로써 교장이 역할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디지털 리더로써 교장은 비전을 공유하고 변화를 이끌거나 능동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역량과 5년내지 10년 앞으로 내다보는 정보들을 습득하고 국가 교육과정과 교육의 방향을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교사들이 동료교사와 배움을 함께할 수 있도록 하고 나아가 학교만의 독특한 경험과 기회의 장을 설계할 수 있어야 한다.
 

 

미래교육, 교장의 역할 핵심
“이론이 아닌 경험상으로 살펴봤을 때 21세기 학생 역량은 딱 두가지로 압축된다. 하나는 인성이과 또 하나는 실력이다”

송재흥 전주대정초등학교장은 미래학생들을 인성과 실력을 두루 갖춘 인재로 키워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공부를 위해 공부하는 게 아니라 행복을 위해서 꿈을 꾸고 공부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송 교장은 학생들을 21세기 인재로 키우기 위해 창의성이 중요하다고 지목했다. 이를 위해 전주대정초등학교에서는 1인1탐구와 독서토론, 논술평가 등을 실시하고 있다. 각각의 노트로 기술되며 1년 후에는 보고서로 만들어준다.

사실 여기까지는 전통적인 교육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그 내부를 살펴보면 무릎을 칠 수밖에 없다.

전주대정초등학교의 3가지 미션은 다양한 방식으로 수행된다. 대정초에는 미래 교육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윈도 태블릿과 애플 아이패드 등 다양한 태블릿을 교보재로 이용하고 있다. 무선 네트워크도 구축된 상태다. 선생님들은 따로 휴대용 라우터인 에그와 태블릿을 지급받았다. 손 안에 있으니 안 쓸수가 없다.

미션뿐만 아니라 윈도 태블릿 등으로는 지식구성 수업을 진행하기도 하고 키넥트 동작인식 센서를 통해 체육 수업도 진행한다.

동아리 활동도 열심이다. 스마트 태블릿을 활용해 UCC를 제작하는 영상미디어 동아리, 로봇 프로그래밍을 통해 식물도 기르고, 어르신도 도와주는 로봇 동아리 등 특출한 활동도 지원된다.

특히 ICT 역기능을 방지하고 순기능을 강조하기 위한 윤리교육도 진행되고 있다. 스마트 기기 중독 예방 캠페인이나 기술을 학습에 적용하는 방법, 사이버 상에서 서로 예절 지키는 방법까지 가르친다.

 

이러한 일련의 교육 진행은 송 교장의 보다 넓은 시각과 즉시적인 지원이 있기에 가능했다. 송 교장은 “교장으로써 선생님들과 학생, 학부모, 지역사회를 잘 이끌어간다는 것은 보통 여러운 일이 아니고 내 의지대로 안되는 일도 많다”며, “하지만 그렇기에 학교에서 교장의 역할이 중요하다.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학교가 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송 교장은 “독서토론, 탐구프리젠테이션, 동요동시대회 등 융합적 소양이 필요한 프로그램들을 진행하며, 항상 기술의 효과적 활용과 영상을 통한 공유와 소통에 힘써왔다”며, “아이들의 창의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 우리 학생들이 앞으로 창의력, 정보통신기술활용력, 기업가 정신을 골고루 갖춘 글로벌 인재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송 교장은 “우리 학교는 시대 변화에 따른 미래 교육을 고민하고 실제로 변화해가며 고민을 실천하는 학교”라고 자신한 뒤 “학교장에서부터 스마트 기기 활용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선생님들도 꾸준한 공부 자기연찬을 통해 기술의 발전과 사회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배움의 자세를 지니며, 학생들 또한 창의적이고 열린 마음으로 항상 새로움을 꿈꾼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