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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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강진규 기자]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 4대 금융그룹의 올해 상반기 실적이 모두 공개됐다. 4대 금융그룹은 상반기에 높은 수익을 냈지만 불확실성에 대비해 충당금을 쌓으면서 전년 대비 소폭 상승에 그쳤다. 이는 금융그룹들이 올해 하반기 경제 상황을 어렵게 보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올해 상반기 4대 금융그룹은 9조182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8조8858억 대비 3.3% 소폭 상승한 것이다.

당초 금융그룹들의 실적이 더 좋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약 4조원에 육박하는 대손충당금을 쌓으면서 소폭 상승에 그쳤다.

KB금융그룹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조9967억원으로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의 고른 성장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12.2%(3262억원) 증가했다.

그런데 KB금융의 2023년 상반기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은 1조31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439억원이나 증가했다. 대손충당금은 회수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금액을 비용으로 처리하는 것이다.

KB금융은 금융시장 불확실성 지속과 신용리스크 확대 가능성에 대비한 대규모 추가 충당금을 적립했다고 밝혔다.

신한금융그룹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1%가 감소한 2조6262억원을 기록했다.

사실 신한금융의 상반기 누적 이자이익 5조26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했으며, 상반기 누적 비이자이익도 2조3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5%나 증가했다. 그럼에도 당기순이익이 소폭 감소한 것은 대손충당금 때문이다. 신한금융은 상반기 누적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1조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67.8%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사진: KB금융그룹, 신한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 종합]
[사진: KB금융그룹, 신한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 종합]

하나금융그룹은 2023년 2분기 9187억원을 포함한 상반기 당기순이익 2조209억원을 시현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6.6%(2,884억원) 증가한 수치로, 국내외 경기둔화와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리스크 증가에도 불구하고 유가증권 및 파생상품 트레이딩 실적 증대를 통한 매매평가익 증가, 우량 기업대출 중심의 양호한 자산 성장, 안정적 비용관리 등에 힘입은 결과다.

하나금융 역시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해 상반기 중 선제적 충당금 3104억원을 포함한 7774억원의 대규모 충당금을 적립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4.1%(3552억원) 증가한 수치다.

우리금융그룹도 실적발표를 통해 2023년 상반기 1조5,38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고 밝혔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을 합한 순영업수익은 5조2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했다. 우리금융 역시 상반기 대손충당금이 8178억원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4대 금융그룹이 쌓은 대손충당금은 3조9242억원에 달한다. 금융그룹들이 선제적이고 대규모로 대손충당금을 쌓은 것은 올해 하반기 경제 상황을 어렵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올해 하반기 금융권이 지난해 만큼의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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