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페이(대만)=김문기 기자] 3일부터 7일까지 대만 타이페이에서 아시아 최대 규모의 컴퓨터 전시회인 ‘컴퓨텍스(Computex)2014’가 열린다. 지속적인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PC시장에서의 활로와 그에 따른 전략 방향 제시, 새롭게 등장하는 각 제조업체의 라인업 등 예년처럼 볼거리는 충분할 것으로 예견된다.
지난해 컴퓨텍스2013에서는 13만 여명의 관람객이 대만 타이페이를 찾았다. 바이어 규모는 총 4만 명 수준이다. 180여 개국에서 컴퓨텍스를 보기 위해 이 곳을 찾았다. 업체 규모는 약 1700여개, 5000여 개 부스가 자리잡았다.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로 열릴 예정이다. 대만 컴퓨터 업체에 따르면 올해 컴퓨텍스2014는 1710여 개 업체와 5069개의 부스가 위치한다. 바이어도 3만8000여 명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텔 vs AMD, 그들이 바라보는 비욘드 전략
PC가 변화해야 한다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이가 없을 정도로 PC시장은 위기에 봉착해있다. 저마다 대응전략을 세우고 새로운 시장 창출에 매진하고 있다. 올해 컴퓨텍스2014에서도 각 업체가 어떤 방향을 제시할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우선적으로 PC시장의 양대산맥인 인텔과 AMD의 전략이 눈길을 끈다. PC생태계에서 두뇌 역할을 담당하는 프로세서를 양산하는 두 업체의 방향이 앞으로 전개될 위기 속 PC업계의 해답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인텔은 4세대 하스웰을 잇는 브로드웰 로드맵을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 해외주요IT전문매체를 통해 브로드웰의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브로드웰은 지난해 상반기 상용화될 예정이었으나 시기를 당겨, 올해 하반기 출시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미 보드업체들은 하스웰 리프레시뿐만 아니라 브로드웰에서도 유연하게 쓸 수 있는 인텔 Z97, H97 기반의 메인보드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5세대 브로드웰은 인텔의 틱-톡 전략에 따라 공정이 14나노미터로 바뀐다. 공정이 보다 미세해지면서 성능 향상과 전력효율이 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텔은 컴퓨팅 능력을 주변의 인프라와 연결해 활용할 수 있는 사물인터넷에도 속도를 더한다. 모든 사물을 스마트하게 만들고, 연결시키고, 통합함으로써 컴퓨팅 환경을 재발견하겠다는 포부다.
AMD도 고유의 프로세서인 가속처리장치(APU) 차세대 모델을 내놓을 공산이 크다. 컴퓨팅 능력뿐만 아니라 그래픽 성능까지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HSA 기반의 프로세서다.
AMD는 ARM과 x86 생태계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컴퓨팅 솔루션을 발전시킬 계획이다. 이를 통해 임베디드, 서버 및 클라이언트 시장에서 활로를 찾겠다는 전략이다.
공개된 AMD 앰비덱스트러스 컴퓨팅 로드맵 단계를 따른다. 프로젝트 스카이브릿지는 20나노미터 공정의 APU 및 SoC 제품군을 가리킨다. AMD 및 x86 핀 호환 프로세서다. 새로운 고성능 저전력 ARM코어인 K12도 설계한다. 최근에는 AMD 옵테론 A 시리즈 프로세서인 ‘시애틀’을 최초 공개 시연하고 시장 공략에 발 빠르게 대응할 전망이다.
변화 키워드, ‘모바일’에서 ‘웨어러블’로 전이
PC시장의 위기를 타계하기 위해 지난해 열린 컴퓨텍스2013에서 내놓은 해답은 ‘모바일’이었다. 올해는 모바일 전략은 기본적으로 가져가면서 새로운 시장인 ‘웨어러블’이라는 열쇠를 제시한다.
웨어러블은 보편적으로 ‘입는 컴퓨터’라고 부를 정도로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스마트워치가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삼성전자 갤럭시 기어와 핏, LG전자 스마트 밴드, 소니 스마트워치 및 밴드 등이 시장 선점을 위해 경쟁하고 있다.
전통적인 PC제조업체들은 웨어러블 시장에 뒤쳐지지 않도록 컴퓨텍스2014를 통해 웨어러블 신제품을 대거 내놓을 전망이다. 컴퓨텍스2014에 앞서 웨어러블 기기 출시를 예고한 업체는 에이수스와 에이서다.
에이서의 첫 번째 웨어러블 기기는 스마트워치 ‘리퀴드 립’이다. 스마트폰 브랜드인 ‘리퀴드’를 그대로 가져왔다. 갤럭시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갤럭시 기어와 마찬가지로 에이서의 최신형 모델인 리퀴드 제이드 등과 연결해 쓸 수 있다.
에이수스 스마트워치는 크게 알려진 바 없으나 구글의 웨어러블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웨어가 탑재될 것으로 예견된다.
두 업체 이외에도 구글과 인텔 등이 웨어러블 생태계를 확장하기 위해 다양한 제조업체와 협력관계를 맺어온 만큼 더 많은 스마트워치가 컴퓨텍스 2014에서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의 경우 HTC와 삼성전자, LG전자, 에이수스, 퀄컴, 인텔과 협력을 다짐하기도 했다.
PC의 변신, 그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PC가 변화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성능뿐만 아니라 외부적으로 폼팩터의 변화도 기대된다.
앞서 PC는 전통적인 데스크톱과 노트북을 넘어 울트라북, 투인원, 태블릿PC 등 새로운 카테고리를 창출하며 진화 중이다. 특히 올해는 투인원과 태블릿PC가 주류를 이룰 예정이다. 투인원PC는 디테처블, 스위블, 슬라이딩 방식 등 다양한 형태로 PC의 사용자 경험을 바꿔 놓고 있다. 태블릿PC는 모바일의 강점을 흡수, 언제 어디서나 컴퓨팅 환경을 구축하는 디바이스로 각광받고 있다.
휴대성을 강조한 노트북 계열의 다양한 모델과 마찬가지로 데스크톱도 변화하고 있다. 작은 픔팩터의 데스크톱, 미니PC가 화두로 제시되고 있다. 인텔 누크, 조텍 Z박스 등 제조업체들도 차츰 미니PC를 내놓는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컴퓨텍스2014에서는 이밖에도 다양한 형태의 차세대 PC를 목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